聖과 俗
상태바
聖과 俗
  • 승인 2003.03.17 1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엘리아데著 이은봉譯 한길그레이트북스刊

문화인류학자가 보는 '종교적 인간'

이야기 하나: 오스트레일리아 토착 원주민들의 창조신화에 의하면 그들의 신이 세계를 만든 후에 기둥 위에서 하늘로 사라졌다. 그들은 기둥을 세계의 축으로 생각하고 유목 생활로 옮겨다닐 때도 항상 기둥을 갖고 다니면서 그것이 기울어지는 방향에 따라 옮겨 다녔다. 그들은 끊임없이 장소를 이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그들의 세계'에 거하고 동시에 신이 사라져 간 하늘과 교류할 수가 있다. 기둥이 부러지는 것은 파멸을 뜻한다. 말하자면 '세계의 종말' 카오스로의 복귀를 뜻한다.

종교학을 대중화시키고 금세기 최고의 지성중의 하나로 인정받는 엘리아데는 인간을 종교적 인간(Homo Religiosus)으로 파악했다. 그는 이 책에서 공간과 시간과 그리고 자연과의 관계 속에서 인간은 어떻게 신과 함께 하려 했는가에 대하여 다양한 문화인류학적인 예를 들어가면서 이야기를 한다.

그는 인체가 소우주라는 우리와 익숙한 개념들에 대한 예를 비롯하여 태양과 달과 물과 하늘과 땅과 나무 등에 대한 상징과 개념들에 대하여 그리고 이것이 신성과 어떻게 결부되어있는가에 대하여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면서 이야기를 해준다.

이야기 둘: 세속적인 인간은 종교적인 인간의 후예이며, 그는 자신의 역사를 지워버릴 수 없다. 즉 오늘날의 그를 있게 한 종교적인 선조들의 행동을 지워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그의 실존의 큰 부분이 그의 존재의 깊은 곳, 무의식이라 불리는 영역에서 발하는 충동으로 키워진다고 생각한다면 이점은 더욱더 확실해 진다. 순수하게 이성적 인간이란 하나의 추상일 뿐 현실생활에서는 결코 그런 인간을 발견할 수 없다. 모든 인간은 의식적인 활동과 비합리적인 체험으로 구성된다.

엘리아데에게 있어서 인간은 종교적인 인간으로 성장해 온 이상 그리고 그것을 통하여 사회적, 혹은 현대의 인간으로 성장한 이상 종교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원죄를 타고 난 것이다.

이야기 셋: 가장 원초적인 종교까지도 결국 하나의 존재론이다. 말을 바꾸면, 무의식이 무수한 실존적 체험의 결과인 한 그것은 다양한 종교적 우주를 닮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종교란 모든 실존적 위기의 모범적 해결이기 때문이다. 이 해결이 모범적인 이유는 그것이 무한히 반복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선험적인 기원을 가진, 따라서 어떤 다른 초인간적 세계로부터의 계시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종교적 해결은 위기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생존을 더 이상 우연이나 특수한 것에 맡기지 않는, 따라서 개인적 상황을 초월하게 만드는 가치를 향하여 마음을 열게 만든다. 그렇게 하여 결국 영(靈)의 세계로의 접근을 가능하게 만든다.

권태식(서울 구로한의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