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회 사단법인 추진 전격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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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회 사단법인 추진 전격 결의
  • 승인 2003.03.1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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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고시 실행기관 계기 법적 독립 적기 판단

한의협 관계자 "복잡한 문제 너무 쉽게 판단"지적

대한한의학회가 지난달 29일 사단법인 추진을 전격 결의함으로써 법적 독립의 첫발을 내딛었다.

대한한의학회는 한의협 회의실에서 제6회 (긴급)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사들의 의견을 수렴한 끝에 참석 20명 중 17명의 찬성으로 사단법인 추진을 결의한 것이다.

김영석 학회장은 “8월초 복지부에서 전문의고시 시행을 맡아줄 수 없느냐는 의사를 학회에 타진해옴으로써 논의가 촉발됐다”면서 “처음에는 일단 거절했으나 학회가 법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해서 긴급히 이사회를 소집하게 됐다”고 그간의 배경을 설명했다. 김 회장은 법적 독립은 국가로부터 시험주관을 위임받을 수 있는 전제조건이라는 사실도 밝혔다.

이사들은 대체로 원칙적으로 학회 독립에 이견이 없었다. 최대의 걸림돌로 거론되는 재정문제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몇몇 이사들은 재정 자립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우려를 나타냈다. 협회에서 지원하는 7천여 만원의 지원금을 학회 자체적으로 충당할 수 있겠냐는 게 신중론 내지 시기상조론의 핵심이었다. 결국 이 문제의 해법을 둘러싸고 이사들간에 허심탄회한 의견이 오간 끝에 독립하면 회원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정부 용역사업의 수주도 용이하여 생각만큼 재정이 어렵지 않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또한 이사회에서는 한의협과의 관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독립하면 관계가 더 좋아진다는 견해가 제기되자 이내 수긍하는 분위기였으며 실기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회의장을 압도했다. 다만 일선 회원들을 떨치고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후속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회의가 끝나자 김영석 회장은 “법인화를 곧바로 추진하겠다”고 선언하고 참석이사들로부터 발기인 서명을 받고 ‘사단법인 대한한의학회 발기인대회’를 즉석에서 개최하여 준비위원장에 김영석 현 학회장을 선출하고 준비위원은 위원장에 위임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다.

한의학회 관계자는 향후 일정에 대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면서 “창립일정은 11월 1차 전문의시험을 감안해서 결정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학회 독립이 결의되자 최환영 한의협 회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학회 독립은 학회가 알아서 할 문제”라면서도 “독립 결의의 계기가 된 전문의시험은 표방금지를 주내용으로 하는 의료법 개정 이후에 협회가 주도적으로 한다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나타내 묘한 여운을 남겼다.

다른 한의협 인사는 학회 독립에 우려를 나타내고 “복잡한 문제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며 “여러 파문이 예상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이번 학회 독립 결의가 △전문의시험을 전제로 한 만큼 의료법 개정 이전에 전문의시험을 반대한 한의협 입장을 무력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학회가 협회를 탈퇴하지 않고 독립을 결의한 것은 협회 정관을 위배한 처사이며 △대의원총회에서 회원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건너뛴 사실도 간과할 수 없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그는 이번 사건의 배경에 의료법을 개정하지 않고 전문의시험을 밀어부치려는 복지부의 의도가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여 이후의 사태는 학회와 한의협 간의 갈등을 넘어 한의계와 복지부간의 갈등으로 확산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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