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김홍균의 도서비평] 신화에서 발견한 36가지 생물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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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김홍균의 도서비평] 신화에서 발견한 36가지 생물학 이야기
  • 김홍균
  • 승인 2019.12.06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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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

하리하라(hari-hara)는 저자 이은희의 별명(아이디 Id)이다. 그녀가 생물학 카페를 열었다. 그것도 신화에서 모티브를 삼아 생물학 이야기를 하는 카페다. 엄밀히 얘기하자면 생물학이라고 볼 수 없는 인간의 생노병사를 신화와 함께 다루기 때문에, 넓은 의미의 생물 전반에 대해 이야기한다기 보다는 그저 인간종에 관한 얘기를 생물학적 견해로 펴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복잡하고 골치아플 것 같지만, 아주 소박하고 단순한 의학적 얘기를 신화와 엮어 놓았기 때문에 동화처럼 재미있다. 이 ‘동화처럼 재미있는’ 하리하라의 이야기는 우선 재미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며, 동시에 잘 모르던 신화를 색다른 시선에서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즉 신화와 의학의 간결한 해석집이기도 하다.

이은희 지음, 도서출판 궁리 출판

모두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각 장마다 다시 6개의 주제를 가지고 신화와 더불어 생물학을 얘기하고 있다. 제 1장에서 생명의 탄생과 노화를 언급하고, 제 2장에서 유전자의 진화를 설명하며 관련지식들을 쉽게 전하고 있다. 제 3장은 성과 남녀의 진화에 관해 설명이 이어지며 새로운 포괄적인 성의 인식을 유도하고, 제 4장에서는 호르몬에 대하여 언급하며 인간호르몬의 작용과 환경호르몬의 폐해까지 경계심을 갖도록 하고 있다. 제 5장에서는 질병과 면역계를 언급하여 얼마나 면역이 중요하며 면역계의 인식오류가 생겼을 때의 폐해까지 인류의 폭넓은 시각을 요구하며, 마지막 제 6장에서는 바이오테크놀로지를 언급하며 미래의 생명공학이 어디까지 왔는지 보여주고 있다.

불과 6가지 주제로 엮었지만, 신화에서 얻는 교훈을 통해 인류가 그동안 쌓아온 질병에 대한 노력과 부단한 의학적 발전에 관한 거의 모든 것들을 망라하고 있어, 생물학자로서의 폭넓은 시각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다양한 사진과 그림은 이해도를 높여주며 곳곳에 적절한 블록을 설치한 주석은 이제까지 보기 어렵게 만들어진 그 어떤 주석보다도 설명이 잘 되어 있어 보기 좋다. 튼튼한 제책(製冊)과 종이의 미색지 선택도 눈의 피로도를 고려한 출판사의 배려도 돋보인다. 좋은 작가의 섭외와 출판사의 의지는 훌륭한 독자층을 형성할 수 있는 기본인 만큼 앞으로의 작품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다만 표지디자인이 너무 단순하여 조금 무성의하게 보이는 것이 이 책의 흠이라면 흠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에 대한 품평을 하고 보니, 우리 설화를 통한 한의학의 접근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때로 신화학에서는 역사적 접근을 시도하기도 한다. 물론 그것은 우리 설화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러한 인식도 접근도 없다. 여태까지 한국의학사에서는 겨우 단군신화만이 의학적 접근을 시도해왔을 뿐이다. 몇 해 전에 한의학연구원에서 전국 각지의 읍·면·군지를 중심으로 조사한 적이 있었는데, 이후의 관심과 후속 연구가 부족해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던 것으로 안다. 아름다운 설화와 전설을 통해 의학적 지식의 접근성이 어떻게 이루어져 왔는지 살피게 된다면 우리 의학의 이야기는 보다 풍부해지지 않을까? 필자 또한 과거 양예수(楊禮壽)에 대한 연구를 하다가 그의 이야기가 전설로 전해진 바가 있어 발굴보고한 적이 있기에 이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크다.

 

김홍균(金洪均) / 서울시 광진구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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