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약감초탕 – 만능 통증해결사!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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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약감초탕 – 만능 통증해결사!①
  • 승인 2019.12.06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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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원

권승원

mjmedi@mjmedi.com


일본 CPG 속 한방약 엿보기 (10)
순환신경내과 조교수

<전형증례>

62세 여성. 매일 밤 장딴지에 쥐가 난다며 내원했다.

5년전 요추간판탈출증으로 수술한 적이 있다. 이 외 특별한 질환은 없으나, 한 주 전, 돌이 갓 지난 손자를 봐준 뒤로 밤마다 장딴지 쥐가 나 자다가 깨게 된다고 했다. 소화력에는 큰 이상은 없다. 오로지 장딴지 쥐나는 현상이 너무 힘들다.

이에, A 엑기스제를 취침 전 2포씩 복용하도록 처방한 뒤, 2주간 복용해보기로 했다. 주의사항으로 부종이나 혈압상승, 기침 같은 호흡기증상이 갑자기 생기지 않는지 살펴보라고 지도했다.

2주 후 “그 후 한번도 쥐가 나지 않아요, 아이 보느라 다리가 무거웠는데 다리도 가벼워진 것 같아요. 괜찮으면 더 복용하고 싶어요”라고 했다. 하지만, 목표로 했던 증상개선을 달성했으므로 약은 중단했다. 혹시 또 다시 증상이 있다면 다시 내원하도록 했다.

 

오늘의 주인공 A는 바로 작약감초탕(芍藥甘草湯)이다. 중국 후한시대에 편찬된 『상한잡병론(傷寒雜病論)』에 처음 등장한 작약감초탕은 ‘작약’과 ‘감초’ 단 2가지 약재로 구성된 매우 심플한 처방이다. “거장탕(去杖湯)”이라고도 불리는데, 이 별명은 작약감초탕을 복용하면 지팡이를 짚고 다니던 사람이 순식간에 지팡이 없이 걸을 수 있게 된다는 의미로, 뛰어난 진통작용을 빗댄 것이다. 별명의 연원처럼 주로 장딴지 경련성 통증(비복근경련) 같은 골격근 경련성 통증을 치료하는 약으로 활용되어 왔으나, 평활근 경련성 통증에도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급성위염, 요로결석, 담석으로 인한 통증에도 빈번히 활용되고 있다. 작약감초탕의 효능효과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급격히 발생한 경련성통증”이라 할 수 있겠다.

 

작약감초탕 개요

구성약물: 작약 감초

효능효과: 급격하게 일어나는 근육의 경련을 동반한 통증

주요 약리작용: 근이완작용(신경근 시냅스 차단작용, 소화관 평활근 이완작용), 항침해수용(진통)작용, 근피로억제작용

 

작약감초탕 활용의 발전사

작약감초탕은 앞서 언급한 『상한잡병론』에서 처음 그 모습을 보였다. 감염성 질환에 대한 이전 치료가 잘못되어 발생한 궐역(厥逆), 그리고 거기에 동반된 장딴지 경련을 동반한 통증을 조절하기 위한 처방으로 등장한다. 이러한 하지 통증 개선효과를 이어받아, 송대 『전신적용방 (傳信適用方)』, 『위씨가장방 (魏氏家蔵方)』, 『유편주씨집험의방 (類編朱氏集驗醫方)』에서는 발적, 번열, 부종을 동반한 열습각기(熱濕脚氣)를 치료하는 처방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후, 『비전외과방(秘傳外科方)』에서 소갈(消渴)에 대한 처방으로, 『유림복전방(有林福田方)』에서 두진(痘疹) 치료를 위한 처방의 일환으로 소개된 것을 제외하고는 하지 통증을 개선하기 위한 약으로 계속 활용되어 왔다.

『복증기람(腹證奇覽)』에 이르러 처음으로 복진 상 ‘구련(拘攣)과 급박(急迫)’이 확인되는 다양한 질환에 이 처방을 활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제안되어, 하지 뿐 아니라 다양한 부위의 경련성 통증에 활용할 수 있는 처방임이 시사되었다. 급기야 『고방괄요(古方括要)』에 이르러 작약감초탕의 다양한 용도가 직접적으로 제안되기에 이른다. 『고방괄요』에 제시된 작약감초탕의 적응증은 다음과 같다. 파상풍이나 광견병에 의한 근강직(강경(剛痙)), 허로(虛勞), 한증(汗症, 소건중탕을 투여해도 듣지 않는 경우), 허로로 인한 백말(白沫)과 한(汗)을 동반한 기침, 중초(中焦)의 음식이갈(飮食二渴), 천식, 복통, 소변혼탁 등. 한증이나 기침, 천식, 소갈, 소변혼탁에 대한 처방으로 활용된 것은 다소 생소하다.

또 한번의 전환점이 찾아온다. 『오죽루방함구결(梧竹樓方函口訣)』에서 요관결석의 처방으로 제안한 것이다. 림증(淋症)에 대한 처방 중 하나로 작약감초탕을 제안하였는데, 내용을 살펴보면 사림(沙淋) 또는 석림(石淋)에 해당하는 내용이므로 현재의 요관결석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방괄요』에서도 복통에 사용함을 언급하긴 했으나, 요관결석으로 인한 하복부의 방산통을 묘사해두어 평활근 경련성 통증에 작약감초탕을 활용할 수 있음을 본격적으로 제안한 첫 기록은 이 서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이후, 현대에 이르러 『일본동양의학회지 제3권 1호 작약감초탕의 연구(제1보)』에서는 다음과 같이 작약감초탕의 효능기전을 설명했다. 이 설명은 지금도 작약감초탕의 진통효과를 설명하는데 가장 흔히 활용되는 문구이다.

“골격근 혹은 평활근 같은 근육의 종류에 관계없이 신체근육의 경련이 일으키는 증상이 나타난 경우, 그것이 중추성이든 말초성이든 관계없이 모두 진정적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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