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정유옹의 도서비평] 우리의 역사 海東盛國 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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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정유옹의 도서비평] 우리의 역사 海東盛國 발해
  • 정유옹
  • 승인 2019.11.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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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한국과 중국의 북방사 인식

얼마 전 하얼빈에서 열렸던 조선민족의병원(哈尔滨朝鲜民族医医院)과 북수중의원(北秀中醫院)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의학연구원이 주관한 한중 전통 양생 식치요법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하얼빈에 다녀왔다. 광활하지만 춥고 척박한 만주벌판을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며 우리 조상들이 얼마나 고생하면서 독립운동을 했는지 새삼 느꼈다. 하얼빈역의 안중근 기념관에서 안중근 의사의 흔적과 기록을 보면서 인간 안중근의 고뇌와 시련을 잠시나마 성찰할 수 있었다. ‘나도 그 당시로 돌아간다면 나라를 위해 가족을 버리면서 목숨을 바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숙연해지는 시간이었다.

김정배 지음, 세창출판사 출간

세미나를 마치고 비행기 출발 시각이 남아 숙소 근처 헤이룽장성 박물관을 찾았다. 박물관에는 골침(骨鍼), 배를 따뜻하게 치료하던 울두(熨斗) 등 의학 관련 유물도 있어서 우연히 들어간 것 치고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헤이룽장성 박물관에서는 만주 지역의 역사를 태초부터 오늘날까지 조망할 수 있었다. 주로 부여, 숙신, 말갈, 여진, 금나라 등과 같이 중국 북방민족의 역사 유물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우리 발해의 유물도 전시되고 있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중국에서 우리의 발해 유물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뻤다. 인동초 문양의 벽돌, 연꽃 모양의 막새기와 등 신라의 문양과도 비슷한 모양의 유물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중국의 화려하고 웅장한 것과는 분명히 다른 것이었다.

그러나 자세히 유물의 설명을 보니 발해의 앞에 唐(당)이란 글자를 붙여 당발해 유물로 서술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발해는 지금까지 고구려 유민 대조영이 세운 나라로 알고 있었는데 말갈족이 세운 당나라 부속 국가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이러한 중국과 한국의 역사 인식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이 해답을 찾기 위해 고려대학교 사학과 김정배 교수의 『한국과 중국의 북방사 인식』이라는 책을 읽어보았다. 저자는 중국과 러시아의 개혁개방 이후에 직접 러시아에서 발해 유적을 발굴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의 고대사에 대한 인식의 문제점과 그 원인에 관해 책을 저술하였다.

이 책에 따르면 중국은 개혁개방 이전부터 발해를 중국의 역사로 편입했다고 한다. 발해를 말갈족이 세운 국가로 보고, 중국의 역사로 둔갑해버린 것이다. 진작에 역사학자들은 중국의 이러한 행태를 알고 있었지만, 수교 이전이어서 언급도 못 했다고 한다. 그리고 개혁개방 이후에는 중국 내 소수민족인 조선족의 통합을 위해 고구려도 중국의 역사로 편입하는 작업이 이미 끝났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1840년 가장 왕성했던 시기의 청나라 영토에서 존재했던 역사를 모두 중국의 역사로 보기로 했다고 한다. 중국은 다민족 국가이기 때문에 인민의 통합과 통제를 위해서 조선족과 같은 소수민족의 역사를 동북공정이란 이름으로 자신들의 역사로 왜곡하고 편입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의 역사는 백제, 신라 이국 시대에서 통일 신라, 고려, 조선의 역사로 이어지는 한반도의 역사만을 가지고 논할 수밖에 없는 시기가 올지도 모른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역사는 유물과 유적에 의해 검증된 것을 근거로 서술되어야 한다. 중국에서 억지로 고구려, 발해를 자기네 역사라고 서술하고 있지만 분명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라도 국제적이고 공개적인 학술교류를 통해 검증하고 검증받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 역사학계에서도 고조선, 발해와 고구려 등의 고대사에 관한 연구를 지속해야 한다. 건축, 의복, 음식, 의료 등의 문화에 있어서 지금의 우리 생활 문화에 있어 토대가 되는 고대사 연구가 나와야 한다.

의사학 분야에서는 발해의 의학이 고구려 의학을 계승하고 당과 신라와 교류를 통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였고, 이러한 발해 의학은 후대에 고려가 계승하였다고 이미 연구된 바 있다. (李正錄, 『渤海醫學에 對한 硏究』, 경희대학교 대학원, 2007년, 54쪽) 이러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중국을 비롯한 이웃 나라와의 역사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또한, 역사는 강자의 기록이므로 나라의 힘을 키워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지난 2017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과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라고 시진핑 주석에게 들었다고 하였다. 중국의 지도층의 역사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우리의 역사를 외국에 빼앗길지도 모르고, 지금의 독도처럼 영토 분쟁까지 이어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앞으로 전 국민의 고대사에 관한 관심과 우리 역사학계의 분발을 기대한다!

 

정유옹 / 사암한방의료봉사단, 한국전통의학史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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