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리메이크와 표절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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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리메이크와 표절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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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1.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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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퍼펙트맨

세상에 새로운 이야기는 없다는 말이 있듯이 전 세계에서 제작되는 영화들은 언젠가는 한 번쯤 본 듯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로인해 오히려 완전 낯선 이야기보다는 익숙한 이야기 속에서 그 영화만의 특성을 살린 영화들이 더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리메이크임을 표방했다면 관객들은 원본과의 차이점을 찾으면서 영화를 즐길 수 있지만 분명히 비슷한 영화가 있는데 아무런 얘기가 없을 경우 아마 득보다는 실이 더 클 수 있다. 실례로 2012년에 개봉해 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해주었던 <언터처블 : 1%의 우정>의 경우 최근에 미국에서 리메이크 된 <업사이드>가 개봉되기도 했는데 이와 비슷한 설정의 우리 영화 <퍼펙트맨>은 과연 리메이크인지 표절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하며 흥행면에서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출연 : 설경구, 조진웅, 진선규, 허준호

퍼펙트한 인생을 위해 한탕을 꿈꾸는 건달 영기(조진웅)은 조직 보스(허준호)의 돈 7억을 빼돌려 주식에 투자하지만, 사기꾼에게 속아 주식은 휴지조각이 되고 만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어떻게든 7억을 구해야 하는 영기 앞에 까칠한 로펌 대표 장수(설경구)가 나타난다.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장수는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도와주는 조건으로 영기에게 자신의 사망보험금을 내건 빅딜을 제안한다.

<퍼펙트맨>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기존 영화와 비슷한 설정이라는 것은 반박불가이지만 막상 영화를 보면 캐릭터의 상황만 비슷할 뿐 전반적인 이야기의 흐름은 전형적인 한국영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흔히 많이 봐왔던 이야기로 진행되고 있어 별다른 거부감 없이 관람할 수 있다. 특히 이 영화는 설경구와 조진웅이라는 걸출한 연기파 배우들이 동시에 출연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정도로 이 둘의 케미는 적절하게 영화 전반에 어우러져 있다. 거기에 허준호와 진선규의 연기가 더해지며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영화의 배경인 부산이  또 하나의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화 전반에 부산 사투리와 해운대 야경 등 각 명소들이 즐비하게 보여지며 충분한 볼거리를 전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는 두 배우의 연기에 기대어 있을 뿐 내용적인 면에서는 이 영화만의 특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생계형 조폭의 등장은 식상함을 넘어 고리타분하다는 느낌까지 들게한다. 좀 더 신선한 발상의 이야기가 첨가 되었다면 비록 비슷한 설정의 있더라도 배우들의 힘으로 새롭게 재해석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열린 결말로 끝을 내며 관객들에게 <퍼펙트맨>의 의미를 곱씹게 한 것이 다행이라고 본다. 이것저것 따지지말고 조진웅의 연기만을 즐긴다면 나름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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