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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한의지원시스템, 인권과 치유의 문제”
여한의사회 성폭력 피해자 한의지원시스템 구축 심포지엄 준비위원 대담
2019년 11월 07일 () 07:34:41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성폭력 한의의료지원기관 1개소 불과…성 인지 감수성 조사 바탕 매뉴얼 필요

   
◇(왼쪽부터)조선영 위원장, 김재원 박사, 김영선 회장, 최유경 이사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여한의사회는 오는 14일 한의협 중회의실에서 성폭력피해자들을 위한 한의의료지원매뉴얼 등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한 사전연구 역시 진행된 상태. 이에 이번 심포지엄 준비위원들을 지난달 24일 여의도 열빈에서 만나 한의계가 성폭력피해자들에게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날 인터뷰에 참여한 사람들은 조선영 대한여한의사회 젠더위원장, 김영선 대한여한의사회장, 최유경 대한여한의사회 학술이사, 김재원 서울대 보건정책관리학 박사였다. 조선영 위원장은 이번 심포지엄의 총괄 기획을 맡았으며, 최유경 학술이사는 한의사 성인지감수성 관련 사전연구를 진행했다. 김재원 박사는 이 연구의 연구원으로 참여해 실무를 담당했다.

김영선 회장은 “26대 집행부 당시 인권진흥원과 진행했던 성폭력 트라우마 한의치료 간담회 때 연구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그것이 작은 씨앗이 됐고, 조선영 젠더위원장과 함께 이번 심포지엄을 기획하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준비위원들은 한의사들이 성폭력피해자를 지원하고자 해도 한의계 내의 시스템이 부족해 이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선영 위원장은 “성폭력피해자를 위한 의료지원기관이 있는데 한의사는 시스템에서 제외되어 있다. 한의사들 이에 관심이 있어도 특수상황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성인지감수성이 부족한 의료인에 의한 2차 가해를 받는 경우가 있어 의료인 교육이 과제로 제시된 논문도 있다. 우리의 매뉴얼에도 이런 내용이 담겨져야 한다”고 밝혔다.

최유경 학술이사는 “현재 한의계의 성폭력피해자 의료지원기관은 1개소에 불과하다. 간단한 신청서만 내면 되는데도 단 1개소 밖에 없다는 것은 한의사들의 관심이나 제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다. 그래서 이와 관련한 인식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도 “사실은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신청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고, 특화된 전문가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러한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한의계 내의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시스템 구축을 위해 최유경 학술이사와 김재원 박사는 지난 9월 한의사와 한의대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는 성폭력 관련 제도에 대한 인식조사, 한의진료를 위해 필요한 교육이나 매뉴얼에 필요한 내용, 한의사 성인식감수성 조사 결과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이들은 이 연구결과를 토대로 자료를 분석한 다음, 심포지엄에서 언급되는 내용을 포함해 최종 보고서를 작성할 예정이다.

최유경 이사는 “여한의사회가 전면에 나선 사업이어서인지 일부 한의사는 연구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지도 않고 이를 젠더갈등으로 해석해 불편해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그러나 이는 인권과 치유, 제도의 문제라는 인식을 함께 공유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한의사들이 성폭력피해자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이들은 “정신적 문제와 이로 인한 신체적인 증상을 통합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밝혔다.

김영선 회장은 “흔히 성폭력피해자를 위한 치료라면 몸의 외상을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외상치료 다음의 트라우마가 문제되는 경우가 많다”며 “한의학은 신체 뿐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까지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학문이기에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로 주변의 권유로 인해 한의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며 “2년 전 인권진흥센터와의 성폭력트라우마 간담회 당시에도 성폭력 피해자들을 돕는 해바라기센터 직원들과 이에 관해 공감을 형성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유경 학술이사는 “사전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의사들은 주로 성폭력피해자들의 트라우마 치료에 관심을 보였다”며 “한의사가 성폭력피해자 진료 영역에 들어갈 경우 트라우마 관련 분야에 강점을 가진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조선영 위원장은 “이번 심포지엄에서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치료영역에서 한의사의 역할과 관련해 자세한 내용이 언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강형원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장이 한의치료의 트라우마 치료적 측면에 대해 이야기하며, 부인과적 측면은 김동일 대한한방부인과학회장이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진하윤 경희한의대 성평등위원장은 예비한의사의 입장에서 학교에서 어떠한 교육이 필요할지에 대해 발표한다.

그는 “여태까지는 막연하게 하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만 중구난방하게 있었던 것이 현실”이라며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앞으로 구체적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지원이 필요할지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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