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침 유해반응 드물거나 경미한 수준…R&D 투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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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침 유해반응 드물거나 경미한 수준…R&D 투자 필요”
  • 승인 2019.10.23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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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국립중앙의료원, 한의약 안전성 연구 심포지엄 개최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한약으로 인한 간손상은 드문 수준이며 침의 유해반응 또한 그 정도가 경미하다는 연구결과가 소개됐다. 또한 이러한 안전성을 바탕으로 한약과 양약 병용 연구 등을 적극 투자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지난 16일 의료원 대강당에서 ‘한의약 안전성 연구, 현재와 미래’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한약은 양약에 비해 간손상 확률이 낮지만 한약의 특성상 이를 확인하는 것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임정태 동신한방병원 교육연구부장은 ‘한약 안전성에 대한 연구동향’ 발표에서 “한약의 경우에는 예측이 어려운 개체특이적인 약인성 간손상이 많은 편”이라며 “대부분의 연구에서 한약은 양약에 비해 약인성 간손상이 적게 발생한다. 그러나 양약과의 병용, 한의사마다 다른 처방 등의 요인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한약을 먹는 사람이 한약 때문에 간손상이 입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6월 중국 308개 병원의 약 2만 5000명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된 약인성 후향적 차트 리뷰가 발표됐는데 한약으로 인한 간손상이 전체의 2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해 논란이 있었다”며 “한약은 처방 등과 상관없이 모두 한약으로 뭉뚱그려놓은 반면 양약의 경우 항생제, 종양제 등으로 세분화했기 때문에 사실상 한약을 제외한 나머지 74%가 양약으로 인한 간손상이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생한방병원이 원내 근골격계질환 한약복용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병원에서 한약 치료를 받고 퇴원한 환자들 중 약인성간손상 수치가 상승한 경우는 전체의 0.6%였다”며 “이후 언론에서 반발이 심하자 기준을 더 엄격히 적용해 연구를 진행했는데, 연구대상이 줄어들었고, 약인성 간손상은 없었다”고 소개했다.

침으로 인한 이상반응은 대부분 국소부위 출혈이나 통증 등으로 경미하거나 일시적인 증상이 대부분이라는 연구결과도 소개됐다.

김태훈 경희대 교수는 ‘침 안전성에 대한 연구동향’ 발표에서 “침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는 침의 부작용이나 이상작용에 대한 정의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 유해가 과장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상반응이란 어떠한 의료행위를 한 뒤 의도치 않게 나타난 바람직하지 않은 증상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상반응은 정도가 다양하다”고 밝혔다.

그는 “침과 관련된 이상반응은 출혈이나 자침부위 통증 등의 경미한 이상반응부터 기흉이나 말초신경손상 등의 외상도 있다”며 “이러한 외상은 침에 기인한 사망사고의 대다수 원인이지만 90%가량은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09년 약 23만 명을 대상으로 영국, 노르웨이, 독일, 아일랜드 등에서 수행된 전향적 조사결과에 따르면 경미하고 일시적인 침과 관련된 이상반응의 발생률은 대략 6.71%에서 15%였다”며 “반면 심각한 이상반응의 발생률은 0.024%로 매우 드물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향숙 경희대 교수는 ‘진료기반 국내 침구치료 안전성’을 주제로 한 대규모 전향적 조사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지난 2016년 7월부터 16개월간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진행되었으며, 총 222명의 한의사들이 3만 7500건 가량의 침 치료와 관련된 이상반응을 보고했다.

이 교수는 “전체의 12.7%가량이 침으로 인한 이상반응을 경험했다”며 “가장 많은 경우는 출혈(1969건)이었고, 그 다음이 자침부위의 통증(1423건), 멍(951건) 등 대부분 경미한 증상이었다. 이 세 가지 요인이 전체의 70%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침으로 인한 이상반응은 적지 않지만 대부분 경미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한의약 R&D 확장을 통해 한약과 양약의 약물상호작용 연구 등이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선영 루아한의원장은 ‘한약-양약 약물상호작용에 관한 연구’를 발표하며 “임상에서 약물간상호작용(DDI)과 관련해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당뇨병 환자가 와파린과 오적산을 복용할 경우”라며 “와파린은 민감한 약물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상호작용연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연구에 따르면 와파린과 상호작용이 가능한 한약처방으로는 가미황기탕, 청심연자탕, 독활지황탕 등이 있다. 그러나 당뇨에 병용되는 메트포민은 한약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더욱 확장된 한의약 R&D 투자를 통해 지침개발과 약물의 한‧양방협진, 나아가 통합 치료제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준성 국립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한의약 안전성에 대한 최신연구를 통해 한약 및 침구치료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발전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며 “한약은 개체특이적인 경우가 많고 양약과의 상호작용 등이 맞물려있어 예측이 어려운 경향이 있다. 특히, 다수의 약물을 장기간 사용하는 만성질환자들이 늘면서 한의약 진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한약과 양약 병용시 안전한 용법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오늘 이 자리가 한의약 인식개선에 있어 중요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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