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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중익기탕 – 면역기능부활자!①
일본 CPG 속 한방약 엿보기(8)
2019년 10월 18일 () 06:00:33 권승원 mjmedi@mjmedi.com
   

권승원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조교수

<전형증례>

83세 여성.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인두통으로 본원에 자주 내원한다.

이번 여름에도 평소처럼 인두통으로 내원했다. 이번에는 반팔을 입어서인지 팔이 드러났는데, 피부가 건조하며 붉었다. 궁금해서 물어보니 평상시에는 가려워 동네 피부과에서 바셀린과 항히스타민제를 처방 받아 복용하고 있지만, 잘 낫지 않고 하얀 껍질이 술술 벗겨질 정도로 건조함이 심했다. “혹시 이것도 치료할 수 있나요?”라고 물어, “한번 해보죠”라는 말과 함께 치료를 진행했다.

키 140cm, 체중 36kg. 매우 말랐으며 항상 식욕이 없고 피로감을 잘 느낀다고 했다. 이에, A 엑기스제를 처방한 뒤, 2주간 복용해보기로 했다. 2주 후 “덕분에 피부에 윤기가 생겼어요. 가렵지도 않아요”. 일단 치료에 만족하여 60일간 A를 유지하기로 했다. 60일 뒤, 피부상태는 더욱 개선되어 건조함과 발적경향도 사라졌다. 식욕과 피로감도 개선된다며 지속을 희망하여 A를 현재도 복용 중이다.

오늘의 주인공 A는 바로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이다. 보중익기탕은 사군자탕 같은 기본 보기약(補氣藥)과는 달리 소화흡수기능 개선은 물론, 전신 기력증강효과가 강화되어 있으며, 이를 토대로 소염, 해열, 해독작용도 보일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이는 이 처방이 처음 설계되던 시기의 시대상을 반영한 결과이다. 중국 원대(元代)에는 전란이 격심했고, 사람들은 가혹한 노동과 빈곤 때문에 주로 “내상병(內傷病)”에 빠졌다. 전신 기력저하, 그 자체로 인한 증상과 함께 항병능력 저하에 따른 각종 감염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이에 당시, 이동원(李東垣)은 기존 유장의학류(劉張醫學流)의 “몸을 과격하게 손상시키는 치료법”은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비위(脾胃)의 작용을 보충하여 높여주는 것의 중요성을 주장하게 되었다. 그 의론(醫論)의 핵심이 바로 보중익기탕이다.

 

보중익기탕 개요

구성약물: 황기 인삼 백출 당귀 진피 감초 시호 승마 생강 대조

효능효과: 소화기능이 쇠약해져, 사지권태감이 심한 허약체질자의 다음증상-여름탐, 병후 체력증강, 결핵, 식욕부진, 위하수, 감기, 치질, 탈항, 자궁하수, 음위(陰萎), 반신불수, 다한증

주요 약리작용: 면역억제 상태 개선작용, NK세포 활성화 증강작용, 면역기능 회복에 따른 항종양효과, 산화스트레스 감소작용, 항염증작용.

 

보중익기탕 활용의 발전사

보중익기탕은 앞서 언급한 이동원의 『내외상변혹론(內外傷辨惑論)』에 처음 등장한다. 전란시대에 극심한 영양불량, 체력결핍, 비위생적인 환경에 놓여있던 사람들이 감염병에 걸렸을 때, 기존의 땀을 내거나, 사하시키는 방식의 치료로는 치료가 되지 않음에 착안하여 창방되었다. 이에 대한 설명으로 “오직 마땅히 감온제 (甘溫劑)로서 그 속을 보하고, 그 양 (陽)을 올리며, 감한 (甘寒)으로 그 화 (火)를 사할 때에야 비로소 낫는다…” 또 다른 이동원의 저작인 『비위론(脾胃論)』에는 “경 (經)에서 이르길, 노자온지 (勞者溫之), 손자익지 (損者益之)”라 기록되어 있다. 이와 같은 설명과 함께, 비위의 내상에 의한 대열(大熱)에는 온제(溫劑)가 좋기 때문에 보중익기탕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의학입문(醫學入門)』 상한용약부(傷寒用藥賦)에는 외감 육경병에 맞춰 보중익기탕을 가감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는데, 이는 내상감염병에 대한 보중익기탕의 첫 가감법 제시에 해당하며, 면역력 저하로 인한 감염증을 치료하기 위해 세팅된 처방의 의도를 보다 확대 전개한 것이다. 『의방고(醫方考)』 설사문(泄瀉門)에서는 ‘보중익기탕거당귀방’을 제시하여, 당귀가 설사를 유발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이는 보중익기탕 용약의 주의사항을 제시했다는 의의가 있겠다.

청대(淸代) 『외과정종(外科正宗)』에는 보중익기탕의 활용범위를 보다 넓히는 기록이 등장한다. 바로 궤양치료효과이다. 보중익기탕합생맥산을 허증 궤양치료 처방으로 제시하였는데, 상처유합효과로 응용한 기록으로는 최초이다. 현대 들어서도 보중익기탕 또는 보중익기탕에 황기 용량을 증량한 처방을 활용한 궤양치료 증례가 종종 보고되고 있다.

이후, 허증 감염증상에 활용할 수 있다는 기본 적응증은 유지하며, 임상에 팁이 될 수 있는 조문들이 지속적으로 제시되었다. 『계적집(啓迪集)』에서는 노인제증대저(老人諸證大抵)에 소개되었으며, 노인질환 상용처방으로 제시되었다. 동시에 상기(上氣) 경향을 보이는 사람에게는 부적합하다는 금기증도 제시해두었다. 『요치경험필기(療治經驗筆記)』에는 유명한 보중익기탕 적응 8구결이 소개되었다(수족권태, 언어경미, 안세무력, 구중백말, 음식무미, 호열탕, 제동계, 맥산대무력). 또한 보중익기탕가부자를 제시하여 효과 부족 시 그 효과를 증강하는 방법도 제시하였다.

『제춘원방함구결(濟春園方函口訣)』에서는 원 처방의도가 내상에 외감이 겸해진 경우에 사용하는 처방임을 재강조했다. 『물오약실방함구결(勿誤藥室方函口訣)』은 의왕탕(醫王湯)이라는 별명을 제시하며, 항염증효과를 보이는 대표 처방인 소시호탕증에 허후(虛候)를 보이는 경우 사용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동의잡록(東醫雜錄)』으로 유명한 야마모토 이와오 역시 영양실조에 따른 체력저하에 역병에 감염된 상태에 사용한 처방으로 생각했다. 모두 허약해진 사람의 감염상태에 활용 가능한 처방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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