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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김홍균의 도서비평] 먹는 자와 먹히는 자를 중개하다 - 이빨의 진화에 관한 모든 것
도서비평┃이빨
2019년 10월 11일 () 05:59:53 김홍균 mjmedi@mjmedi.com

지구를 이루는 생물체 중에 모든 동물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있어왔지만, 생존의 최전선에 있으면서 직접적인 영향을 갖는 이빨에 관해 인류는 너무 홀대해 온 편이었던 것 같다. 각종 동식물의 진화적인 관점을 고고학적 발견과 연구를 통해 꽤나 오랫동안 연구해온 바 있지만, 이제야 이 책을 통해 동물의 이빨에 관해서 살피게 되었다는 것은 아주 늦은 감이 있다. 그러나 피터 S. 엉거는 비록 독자적이기는 하나 그동안의 고고학적 연구 성과에서 침착하게 분석하고 꽤나 상세하게 계통을 잡아나갔다는 것을 이 책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피터 S. 엉거는 이빨에 관해 고고학적 측면에서 그 진화적인 체계를 잘 설명하고 있다. 그의 이와 같은 연구결과는 아마도 최초이기도 하면서, 차분하게 설명해나가는 교과서와 다름없다.

   

피터 S. 엉거 지음, 노승영 옮김,

도서출판 교유서가 출간

이 책의 구성은 제 1장에서 이빨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제 2장에서 이빨의 유형과 부위를 언급하면서 해부학적 지식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제 3장은 이빨의 역할에 관해 대략적인 설명이 이어지고, 제 4장부터는 이빨의 진화적인 측면에서 발전단계를 이어가고 있는데, 포유류 이전 단계에서부터 현생포유류까지의 진화과정을 제 6장까지 언급하며, 제 7장에서는 인류의 이빨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이어나가고, 제 8장을 끝으로 그 형태적 발전이 어떻게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구성으로 맺음을 하고 있다. 그 다양함이 엄청나기 때문에 모든 생명체에 대해 다 언급할 수는 없지만, 인류가 생존을 위해 어떻게 종의 분화를 거치면서 식생활의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얘기하기 위해 그 진화의 과정을 상세히 풀어주고 있다.

겨우 200여 쪽에 불과한 핸드북 규모지만 베테랑 번역가인 노승영의 이해력 높은 필력과 생소한 단어의 ‘한글(한자, 영문)’의 적절한 구성과 깔끔한 해석이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도 접근하기 쉽게 되어 있다. 아니, 치의학 전문가라 해도 필독해야 하는 서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전문가든 비전문가든 이빨의 진화에 대해 이만큼 상세히 설명된 것은 더 없을 것이기에 추천될 만한 책이라는 확신이 선다. 또한 교유서가의 출판기획된 다른 서적도 궁금할 정도로 지루하지 않은 단락구분과 적절한 삽화와 그림 및 도표가 잘 배열되어 있다. 디자인도 깔끔하지만, 제책 또한 튼튼하여 책을 제쳤을 때 곧잘 그 가운데가 갈라지는 결함이 없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마치 과거 문고판 서적의 부활을 보는 듯하여 반갑기도 하다.

이 책을 읽고 이제 우리의 위치를 생각해 본다. 치과분야에 대해 우리는 그동안 너무 소홀한 감이 있다. 물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기본이기는 하겠지만, 치의학 분야에 있어서도 한의학이 접근할 수 있는 여지를 우리는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 우리 한의학 서적에서는 옛날부터 치과질환에 대해 언급해 왔다. 개인적인 임상경험으로도 치아 고형물에 대해서는 치과의 도움이 필수적이겠지만, 각종 치통과 치주질환에 대해 신속하고 효과 좋은 한약이 환자의 고통을 줄여준다. 우리의 역량을 좀 더 넓게 활용한다면 우리의 침술과 한약은 치과질환에 적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본다. 조상이 마련해준 우리의 역량이 지금은 거의 퇴화되다시피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 교과서에도 그에 따른 상세한 안내가 되어주어야 할 것 같다. 치의학 분야의 성과가 국시와 교과서에 실릴 날을 기대해 본다.

 

김홍균 金洪均 / 서울시 광진구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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