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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의 나라, 핀란드, 스웨덴 그리고 노르웨이
세계의 약용식물 여행스케치(46)
2019년 10월 04일 () 06:00:21 박종철 mjmedi@mjmedi.com
   

박종철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북유럽은 유럽의 북부 지역을 이르는 말로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아이슬란드 등을 일컫는다. 노르웨이와 스웨덴은 스칸디나비아반도를 서쪽과 동쪽으로 나누어 가지며 바다 건너 러시아 옆에는 핀란드가 있다. 핀란드는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속하지 않는다. 이들 나라들은 이웃해 있다보니 서로 공격하고 침략을 받기도 했다. 덴마크와 스웨덴은 노르웨이를 공격하고 핀란드는 스웨덴, 러시아 두 강국에 끼여 지배를 받았다. 같은 북유럽이지만 나라의 지형도 다르다. 스웨덴, 핀란드 국토는 주로 평탄하지만 제일 왼편의 노르웨이는 스칸디나비아 산맥으로 산악지대가 많은 편이다. 그렇지만 이들 나라에 자작나무 숲이 많음은 닮았다. 러시아 상트페테부르크에서 서쪽으로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로 4개국을 횡단하다 보면 자작나무 숲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그러다 노르웨이에 다다르면 이 나무는 조금씩 사라진다.

자작나무는 나무껍질로 유명하다. 하얗고 윤이 나며 종이처럼 얇게 벗겨진다. 흔히 혼인을 ‘화촉(樺燭)을 밝힌다’고 한다. 이때 화(樺)는 자작나무를 뜻하며 이 나무껍질을 화피(樺皮)라 부른다. 자작나무를 잘게 깎아 불을 붙여 촛불이 없었던 옛날에 촛불로 대용했기 때문에 이런 말이 생겼다. 자작나무 목재는 단단하고 치밀하고 결이 고와서 가구도 만들고 조각도 한다. 그래서 팔만대장경 경판의 일부도 자작나무가 재료다. 북유럽에서는 잎이 달린 자작나무 가지를 다발로 묶어서 사우나 할 때 온몸을 두드려 혈액 순환을 좋게 하기도 하는 고마운 나무다.

자작나무의 껍질인 화피는 약초로 사용한다. 우리나라 의약품 공정서인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과 <동의보감>에도 수록되어 있는 한약이다. 자작나무의 나무껍질은 청열이습(淸熱利濕), 거담지해(祛痰止咳), 해독의 한방효능이 있다.

북유럽 나라에서 자작나무가 대표적인 산림을 이루고 있는 핀란드는 이 나무를 이용하여 자일리톨을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자작나무에 함유된 자일란(xylan)은 자일로스로 분해되고 다시 환원시키면 자일리톨이 된다. 자이란은 단당류인 자일로스가 여러 개 결합한 다당체다. 핀란드 과학자는 이 자일리톨이 충치균을 약화시키고 충치의 원인을 제거한다고 발표했다. 자일리톨은 국내서도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인정되었지만 플라그 감소, 산 생성 억제, 충치균 성장을 저해시켜 충치 발생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기능성에서 최근에 충치 발생의 위험 감소에 도움을 준다는 내용으로 변경되었다. 하지만 미국 언론은 자일리톨의 충치 예방 효과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자일리톨의 충치 및 치아 부식 예방 효과에 관한 강조표시를 뒷받침하는 근거들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북유럽을 횡단하면서 창가에 비치는 자작나무의 향연을 눈으로 즐겼지만 차 안에 있다보니 필요한 사진은 얻을 수가 없었다. 마침 주차했던 러시아 서부지역, 핀란드 헬싱키, 스웨덴 칼스타드 인근과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주변에서 편안히 자작나무를 촬영할 수 있어 그 사진을 소개한다.

러시아 상트페트르부르크에서 핀란드 헬싱키로 들어가기 전에 국경 지대 근처의 휴게소에 섰다. 주위는 온통 자작나무로 둘러싸였다. 나무껍질에 햇빛이 반사해 눈이 부실 지경이다. 핀란드에서 태어난 세계적인 작곡가인 장 시벨리우스를 기리는 시벨리우스공원은 핀란드의 헬싱키 올림픽 스타디움 앞 바닷가에 있다. 강철로 만든 파이프 오르간 모양의 기념비와 시벨리우스 동상이 세계의 관광객들을 이곳으로 모으고 있다. 공원의 자작나무는 하늘로 치솟아 높이 자라고 있다.

핀란드 투르쿠에서 밤새 배를 타고 이웃나라 스웨덴의 스톡홀름으로 넘어간다. 투르쿠는 수도를 헬싱키로 이전하기 전까지 핀란드의 중심 도시였다. 스톡홀름에서 다시 4시간 서쪽으로 횡단하여 노르웨이에 가까운 칼스타드를 통과한다. 노르웨이와 스웨덴의 마지막 전투가 1814년 이곳서 치러졌고 근처 국경지대에는 두 나라 간의 평화를 상징하는 모로쿨리엔 평화공원이 건설되어 있다. 운전기사의 법적 휴식을 위해 주차한 모로쿨리엔 안내소의 정원에는 침엽수림 사이에서 자작나무가 잘 자라고 있다. 북쪽으로 올라가면 동계 올림픽을 치뤘던 노르웨이 릴레함메르가 나오고 서쪽으로 더 들어가면 그림 같은 Hundorp 펜션이 나온다. 옛 시대의 지배자였던 Dale-Gudbrand이 살았던 Dale-Gudbrand 농장의 이 펜션은 오플란 주의 천년된 지역이다. 나무로 지은 펜션 사이로 자작나무가 서 있고 길쭉한 열매가 주렁 주렁 달려 있다. 그래서 북유럽은 자작나무로 뒤덮힌 ‘자작나무 나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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