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요대론 2부 육기사천(六氣司天)의 병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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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요대론 2부 육기사천(六氣司天)의 병증
  • 승인 2019.09.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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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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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기병증과 사상인 질병분류(30)

동의(東醫)의 독특한 병명체계, 명병(命病)

명(命)이란 운명(運命)이다. 운(運)이란 “만물자시, 오운종천(萬物資始, 五運終天)”의 오운(五運)이다. 천지지간(天地之間)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은 오운(五運) 가운데 한 운(運)을 타고 탄생한다는 뜻이다. 모든 사람이 일장부족(一臟不足)의 장부(臟腑), 즉 명장(命臟)을 선천적으로 타고나게 되는 이유는 오운(五運) 가운데 한 천운(天運)을 품부(稟賦) 받기 때문인 것이다. 명병(命病)이란 태소음양인의 체질(體質)-명장(命臟)-명기(命氣)-표리(表裏)의 사위일체(四位一體)의 병명(病名)이다. 명병(命病)-시스템은 태소음양의 체질, 사기가 간범(干犯)한 장부(臟腑), 사기의 심미허실(甚微虛實), 표리(表裏)의 소재지위(所在之位)를 단 한 번에 볼 수 있는 최상의 시스템인 것이다.

아쉬운 것은 《황제내경》에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상세하게 소개된 개념이지만 운기편(運氣篇)의 병증을 분류하는데 활용된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는 오형인(五形人)의 체질 분류, 심미허실(甚微虛實)의 사기의 분석, 그리고 사기의 소재지위(所在之位)를 철저하게 분석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명병(命病)이란 분명 낯선 개념, 어려운 개념이다. 동의(東醫)에게는 잊혀진 개념이요, 서의(西醫)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하지만 명병(命病)-시스템이야말로 동서의학을 막론하고 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시스템인 것이다.

목운소생지물(木運所生之物)인 태양인의 명장(命臟)은 간장(肝臟)-담부(膽腑)이며, 화운소생지물(火運所生之物)인 음양인의 명장(命臟)은 심장(心臟)-소장부(小腸腑)이며, 토운소생지물(土運所生之物)인 소음인(少陰人)의 명장(命臟)은 비장(脾臟)-위부(胃腑)이며, 금운소생지물(金運所生之物)인 태음인의 명장(命臟)은 폐장(肺臟)-대장부(大腸腑)이며, 수운소생지물(水運所生之物)인 소양인의 명장(命臟)은 신장(腎臟)-방광부(膀胱腑)다.

 

지진요대론 2장의 명병(命病)

●帝曰, 願聞其道也。 岐伯曰, 厥陰司天, 其化以風. 少陰司天, 其化以熱. 太陰司天, 其化以濕. 少陽司天, 其化以火. 陽明司天, 其化以燥. 太陽司天, 其化以寒. 以所臨臟位, 命其病者也。

“이소임장위(以所臨臟位)”는 사천지기(司天之氣)가 장위(臟位)에 임(臨)한다는 뜻이다. 풍사(風邪)는 좌측의 비장(脾臟)에 임(臨)하며, 열사(熱邪)는 위쪽의 폐장(肺臟)에 임(臨)하며, 습사(濕邪)는 아래의 신장(腎臟)에 임(臨)하며, 화사(火邪)는 위쪽의 폐장(肺臟)에 임(臨)하며, 조사(燥邪)는 우측의 간장(肝臟)에 임(臨)하며, 한사(寒邪)는 중앙의 심장(心臟)에 임(臨)한다는 뜻이다. 여섯 개의 불빛이 돌아가면서 정해진 장기(臟器)를 비추게 되는 것이다.

“명기병자야(命其病者也)”는 명병(命病)을 정한다는 뜻이다. 사천지기(司天之氣)와 오장(五臟)의 공명법칙(共鳴法則)에 따라 명병(命病)을 정하기만 하면 된다는 뜻이다. “궐음사천, 기화이풍(厥陰司天, 其化以風)”은 궐음(厥陰)이 사천(司天)하게 되면 풍(風)으로 만물을 변화시킨다는 뜻이다. 이는 궐음사천(厥陰司天)에는 풍사(風邪)가 발생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궐음사천(厥陰司天)의 승풍(勝風) 역시 허풍(虛風)-실풍(實風)으로 나뉘며, 각각 심미허실(甚微虛實)로 구분된다. 《지진요대론(소.74)》 21장의 기록은 허사(虛邪)의 기록이다. 따라서 사명(邪名)은 승허미사(勝虛微邪)-승허심사(勝虛甚邪)가 된다.

 

육기사천 육음소승(六氣司天 六陰所勝)의 사기 분석

① 사기의 허실(虛實)은, 육음소승(六淫所勝)의 음(淫)은 실사(實邪)가 아닌 허사(虛邪)를 의미한다.

② 사기의 심미허실(甚微虛實)은,《오상정대론(소.70)》 11장에 천지지기(天地之氣)의 실사(實邪)의 미(微)-심(甚)의 병증을 제시하고 있으며, 《지진요대론(소.74)》 21장은 사천지기(司天之氣)의 허사(虛邪)의 미(微)-심(甚)의 병증을 제시하고 있다.

③ 사기를 감수하는 장기는, 《오상정대론(소.70)》 10장에 “천기제지, 기유소종야(天氣制之, 氣有所從也)”라고 기록하고 있다. 사천지기(司天之氣)에는 장기(臟氣)가, 재천지기(在泉之氣)에는 부기(腑氣)가 상종(相從)한다는 뜻이다. 사천지기(司天之氣)의 승기(勝氣)는 심미허실(甚微虛實)을 막론하고 오장(五臟)이 감수하게 된다.

④ 사기의 소재지위는, 사천지기(司天之氣)의 실사(實邪)는 미(微)-심(甚)을 막론하고 리기(裏氣)를 손상시키는 반면, 허사(虛邪)는 미(微)-심(甚)으로 나뉘어 소재지위(所在之位)가 달라진다. 승허미사(勝虛微邪)의 소재지위(所在之位)는 내장(內臟)의 리(裏)이며, 승허심사(勝虛甚邪)의 소재지위(所在之位)는 구형(軀形)의 표(表)다. 재천지기(在泉之氣), 사천지기(司天之氣)를 막론하고 승허심사(勝虛甚邪)의 소재지위는 맥외(脈外)다. 재천지기승허심사(在泉之氣勝虛甚邪)의 소재지위는 부맥(腑脈)의 맥외(脈外)요, 사천지기승허심사(司天之氣勝虛甚邪)의 소재지위는 장맥(臟脈)의 맥외(脈外)다.

⑤ 사천지기(司天之氣)의 승허심사(勝虛甚邪)가 침범하는 곳은 경맥(經脈)의 맥외(脈外)이다. 경맥병(經脈病)은 시동병(是動病)-소생병(所生病)으로 구성된다. 시동병(是動病)은 사기가 맥외(脈外)로 침범한 맥외병(脈外病)의 기병(氣病)이며, 소생병(所生病)은 사기가 맥중(脈中)으로 침입한 맥중병(脈中病)의 혈병(血病)이다. 오장맥시동병(五臟脈是動病)의 주범은 사천지기(司天之氣)의 승허심사(勝虛甚邪)인 것이다.

 

궐음사천, 승허풍론(厥陰司天, 勝虛風論)

궐음사천(厥陰司天)의 승풍(勝風) 역시 허풍(虛風)-실풍(實風)으로 나뉘며, 각각 미풍(微風)-심풍(甚風)으로 구분된다. 승실미풍(勝實微風)-승실심풍(勝實甚風)의 병기에 대해서는 이미 《오상정대론(소.70)》에서 다룬 바 있다. 《오상정대론(소.70)》 11장의 “궐음사천-소양재천론(厥陰司天-少陽在泉論)”은 궐음사천(厥陰司天)의 승실풍(勝實風)은 미풍(微風)-심풍(甚風)을 막론하고 표기(表氣)를 손상시키며, 소양재천(少陽在泉)의 승실화(勝實火)는 미화(微火)-심화(甚火)를 막론하고 리기(裏氣)를 손상시킨다고 기록하고 있다.

《지진요대론(소.70)》 21장 1절은 미풍(微風)은 리기(裏氣)를 손상시키고, 심풍(甚風)은 표기(表氣)를 손상시킨다고 기록하고 있다. 궐음사천승허미풍(厥陰司天勝虛微風)은 위부(胃腑)를 간범하여 리기(裏氣)를 손상시키고, 궐음사천승허심풍(厥陰司天勝虛甚風)은 비장(脾臟)이 감수하여 표기(表氣)를 손상시킨다고 기록하고 있다.

명병(命病)은 『소음인 위수궐음사천승허미풍 리궐음사천승허미풍병(少陰人 胃受厥陰司天勝虛微風 裏厥陰司天勝虛微風病)』-『소음인 비수궐음사천승허심풍 표궐음사천승허심풍병(少陰人 脾受厥陰司天勝虛甚風 表厥陰司天勝虛甚風病)』이다. 승허심풍(勝虛甚風)의 “설본강, 식즉구, 냉설복창(舌本强, 食則嘔, 冷泄腹脹)”은 비맥시동병(脾脈是動病)이며, “당설, 가, 수폐(溏泄, 瘕, 水閉)”는 비맥소생병(脾脈所生病)이다. 궐음사천승허심풍(厥陰司天勝虛甚風)은 비맥중(脾脈中), 비맥외(脾脈外)를 동시에 침범하는 매우 독특한 사기인 것이다.

아래는 세궐음사천(歲厥陰司天)의 승허미풍(勝虛微風)-승허심풍(勝虛甚風)의 리표병증(裏表病證)을 논하고 있는 《지진요대론(소.74)》 21장 1절이다.

●帝曰, 善. 天氣之變, 何如? 岐伯曰, 厥陰司天, 風淫所勝, 則太虛埃昏, 雲物以擾, 寒生春氣, 流水不冰。民病胃脘當心而痛, 上支兩脇, 膈咽不通, 飮食不下。〔少陰人 胃受厥陰司天勝虛微風 裏厥陰司天勝虛微風病〕〔甚則〕舌本强, 食則嘔, 冷泄腹脹。〔少陰人 脾受厥陰司天勝虛甚風 表厥陰司天勝虛微風病-脾脈是動病〕溏泄, 瘕, 水閉。〔少陰人 脾受厥陰司天勝虛甚風 表厥陰司天勝虛甚風病-脾脈所生病〕蟄蟲不去。病本於脾, 「衝陽」絶, 死不治。※ 궐음사천의 승기(勝氣)는 미(微)-심(甚)으로 나뉜다. 심즉(甚則)은 생략된 것으로 보고 원서의 저자께서 삽입했다.

 

〈참고문헌〉

1. 脾病者, 身重善肌肉痿, 足不收, 行善瘈脚下痛. 虛則腹滿腸鳴, 飱泄食不化. 取其經, 太陰陽明少陰血者. -《장기법시론(소.22)》-

2. 胃病者, 腹䐜脹, 胃脘當心而痛, 上支兩脇, 膈咽不通, 食飮不下, 取之「三里」也。 -《사기장부병형(영.04)》-

3. 邪在脾胃, 則病肌肉痛, 陽氣有餘, 陰氣不足, 則熱中善飢。 陽氣不足, 陰氣有餘, 則寒中腸鳴腹痛。 陰陽俱有餘, 若俱不足, 則有寒有熱, 皆調於「三里」。-《오사(영.20)》-

4. 脾足太陰之脈, … 是動則病舌本强, 食則嘔, 胃脘痛, 腹脹善噫, 得後與氣則快然如衰, 身體皆重。是主脾所生病者, 舌本痛, 體不能動搖, 食不下, 煩心, 心下急痛, 溏, 瘕泄, 水閉, 黃疸, 不能臥, 强立股膝內腫厥, 足大指不用。-《경맥(영.10)》-

5. 風淫所勝, 平以辛凉, 佐以苦甘, 以甘緩之, 以酸瀉之。-《지진요대론(소.74)》22장-

 

이정우 / 경희삼대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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