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요대론 1부 육기재천(六氣在泉)의 병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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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요대론 1부 육기재천(六氣在泉)의 병증
  • 승인 2019.09.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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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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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기병증과 사상인 질병분류(29)

천지가 주관하는 시간

의학은 일(日)-월(月)의 운행(運行)을 통해 흐르는 시간을 분석하는 학문이다. 천기(天氣)가 주관하는 시간과 지기(地氣)가 주관하는 시간을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학문이다. 세(歲), 보(步), 일(日), 진(辰) 역시 천기(天氣)가 주관하는 시간과 지기(地氣)가 주관하는 시간으로 분류된다.

1일(日)은 12진(辰)으로 나뉘며, 12진(辰) 역시 천기(天氣)가 주관하는 자-인-진-오-신-술의 6시진(時辰)과 지기(地氣)가 주관하는 축-묘-사-미-유-해의 6시진(時辰)으로 구분된다. 천기(天氣)와 지기(地氣)는 정해진 체계에 따라 1시진(時辰), 즉 2시간씩 번갈아가면서 주관하게 된다.

1일(日) 역시 천기(天氣)가 주관하는 시간과 지기(地氣)가 주관하는 시간으로 이분(二分)된다. 1일(日)은 음양의 주야(晝夜)로 구성된다. 낮은 천기(天氣)가 주관하는 시간이며, 밤은 지기(地氣)가 주관하는 시간이다. 묘시(卯時)부터 신시(申時)까지는 천기(天氣)가 주관하는 시간이며, 유시(酉時)부터 인시(寅時)까지는 지기(地氣)가 주관하는 시간이다.

1보(步) 역시 천기(天氣)가 주관하는 시간과 지기(地氣)가 주관하는 시간으로 구분된다. 《육미지대론(소.68)》 25장은 “초자지기야, 중자천기야(初者地氣也, 中者天氣也)”라고 기술하고 있다. 초기(初氣)의 30.4375일은 지기상승(地氣上升)의 지기(地氣)에 소속된 시간이요, 중기(中氣)의 30.4375일은 천기하강(天氣下降)의 천기(天氣)에 소속된 시간인 것이다.

1세(歲) 역시 천기(天氣)가 주관하는 시간과 지기(地氣)가 주관하는 시간으로 대분(大分)된다. 1세(歲)의 육보(六步)는 상반년(上半年)의 삼보(三步)와 하반년(下半年)의 삼보(三步)로 구성된다. 전반 6개월과 후반 6개월로 구성되는 것이다. 《지진요대론(소.74)》 31장은 “초기종삼기, 천기주지, 승지상야. 사기진종기, 지기주지, 복지상야(初氣終三氣, 天氣主之, 勝之常也. 四氣盡終氣, 地氣主之, 復之常也)”라고 기록하고 있다. 초기종삼기(初氣終三氣)의 삼보(三步)는 천기(天氣)가 주관하며, 사기진종기(四氣盡終氣)의 삼보(三步)는 지기(地氣)가 주관한다는 뜻이다. 1년 가운데 전반 6개월은 천기(天氣)가 주관하게 되며, 후반 6개월은 지기(地氣)가 주관하게 되는 것이다.

 

승허미사(勝虛微邪)-승허심사(勝虛甚邪)의 육부병(六腑病)

《육미지대론(소.68)》 23장에서 27장까지의 5장은 자연의 시간 분석에 대한 매우 중요한 사실을 공개하고 있다. 24장의 질문은 “초중, 하야(初中, 何也)?”다. 초기(初氣)와 중기(中氣)를 구분 짓는 이유는 무엇인가? 30.4375일씩 나누는 이유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다. 대답은 “소이분천지야(所以分天地也)”다. 천기(天氣)가 주관하는 시간과 지기(地氣)가 주관하는 시간을 구분하기 위해서라는 뜻이다. 천기(天氣)에 소속된 30.4375일 동안은 천기(天氣)와 오장(五臟)이 공명(共鳴)하기 때문에 사기는 오장(五臟)으로 침입하게 되며, 지기(地氣)에 소속된 30.4375일 동안은 지기(地氣)와 육부(六腑)가 공명(共鳴)하기 때문에 사기는 육부(六腑)로 침범하게 된다.

육기재천(六氣在泉)의 승기(勝氣)는 승실사(勝實邪)와 승허사(勝虛邪)로 대분된다. 승실사(勝實邪)의 병증은 《오상정대론(소.70)》 11장에, 승허사(勝虛邪)의 병증은 《지진요대론(소.74)》 19장에 기록되어 있다. 《오상정대론(소.70)》 11장은 사천지기(司天之氣)-재천지기(在泉之氣)의 실사(實邪)를 같이 묶어서 기록하고 있으며, 《지진요대론(소.74)》은 19장에서는 재천지기(在泉之氣)의 허사(虛邪)를, 21장은 사천지기(司天之氣)의 허사(虛邪)를 기록하고 있다. 실사(實邪)는 한 장에 통합시키고, 허사(虛邪)는 두 장으로 나누어서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재천지기(在泉之氣)의 승기(勝氣)는 심미허실(甚微虛實)을 막론하고 육부(六腑)로 침범한다. 재천지기(在泉之氣)의 실사(實邪)는 미(微)-심(甚)을 막론하고 리기(裏氣)를 손상시키는 반면, 허사(虛邪)는 미(微)-심(甚)으로 나뉘어 그 소재지위(所在之位)가 달라진다. 승허미사(勝虛微邪)의 소재지위(所在之位)는 내장(內臟)의 리(裏)이며, 승허심사(勝虛甚邪)의 소재지위(所在之位)는 구형(軀形)의 표(表)다.

재천지기(在泉之氣)의 승허심사(勝虛甚邪)가 침범하는 곳은 경맥(經脈)의 맥외(脈外)이다. 경맥병(經脈病) 역시 음양의 시동병(是動病)-소생병(所生病)으로 구성된다. 시동병(是動病)은 사기가 맥외(脈外)로 침범한 맥외병(脈外病)이며, 소생병(所生病)은 사기가 맥중(脈中)으로 침입한 맥중병(脈中病)이다. 《영위생회(영.18)》는 “영재맥중, 위재맥외, 영주불휴, 오십이부대회(營在脈中, 衛在脈外, 營周不休, 五十而復大會)”라고 기록하고 있다. 맥중(脈中)은 영기(營氣)가 운행되는 공간이요, 맥외(脈外)는 위기(衛氣)가 운행되는 공간이다. 시동병(是動病)은 기병(氣病)이요, 소생병(所生病)은 혈병(血病)이다. 육부맥시동병(六腑脈是動病)의 주범은 재천지기(在泉之氣)의 승허심사(勝虛甚邪)인 것이다.

 

궐음재천, 승허풍론(厥陰在泉, 勝虛風論)

궐음재천(厥陰在泉)의 승풍(勝風)은 허풍(虛風)-실풍(實風)으로 나뉘며, 각각 미풍(微風)-심풍(甚風)으로 구분된다. 승실미풍(勝實微風)-승실심풍(勝實甚風)의 병기에 대해서는 이미 《오상정대론(소.70)》에서 다룬 바 있다. 《오상정대론(소.70)》 11장의 “소양사천-궐음재천론(少陽司天-厥陰在泉論)”은 소양사천(少陽司天)의 승실화(勝實火)는 미화(微火)-심화(甚火)를 막론하고 표기(表氣)를 손상시키며, 궐음재천(厥陰在泉)의 승실풍(勝實風)은 미풍(微風)-심풍(甚風)을 막론하고 리기(裏氣)를 손상시킨다고 기록하고 있다.

“세궐음재천, 풍음소승(歲厥陰在泉, 風淫所勝)”의 승허풍(勝虛風)은 어떤가? 《지진요대론(소.70)》 19장 1절은 미풍(微風)은 리기(裏氣)를 손상시키고, 심풍(甚風)은 표기(表氣)를 손상시킨다고 기록하고 있다. 명병은 『소음인 위수궐음재천승허미풍 리궐음재천승허미풍병(少陰人 胃受厥陰在泉勝虛微風 裏厥陰在泉勝虛微風病)』-『소음인 위수궐음재천승허심풍 표궐음재천승허심풍병(少陰人 胃受厥陰在泉勝虛甚風 表厥陰在泉勝虛甚風病)』이다. 승허심풍(勝虛甚風)의 “쇄쇄진한, 선신삭흠(灑灑振寒, 善伸數欠)”은 위맥시동병(胃脈是動病)이다. 궐음재천승허심풍(厥陰在泉勝虛甚風)은 족양명위맥(足陽明胃脈)의 맥외(脈外)라는 특정한 공간으로 침범하는 사기인 것이다.

유념할 것은 궐음재천승허심풍(厥陰在泉勝虛甚風)은 위부(胃腑) 뿐만 아니라 비장(脾臟)으로도 간범(干犯)한다는 것이다. 비장(脾臟)으로 간범(干犯)한 승허심풍(勝虛甚風) 역시 표기(表氣)를 손상시킨다. 명병은 『소음인 비수궐음재천승허심풍 표궐음재천승허심풍병(少陰人 脾受厥陰在泉勝虛甚風 表厥陰在泉勝虛甚風病)』이다. “식즉구, … 신체개중(食則嘔, … 身體皆重)”은 비맥시동병(脾脈是動病)이다. 궐음재천승허심풍(厥陰在泉勝虛甚風)은 족태음비맥(足太陰脾脈)의 맥외(脈外)라는 특수한 공간으로도 침범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궐음재천승허심풍(厥陰在泉勝虛甚風)은 위맥외(胃脈外)-비맥외(脾脈外)라는 두 공간 속으로 침범하는 매우 독특한 사기인 것이다.

아래는 세궐음재천(歲厥陰在泉)의 승허미풍(勝虛微風)-승허심풍(勝虛甚風)의 병기를 논하고 있는 《지진요대론(소.74)》 19장 1절이다.

 

●帝曰, 善。天地之氣, 內淫而病, 何如? 岐伯曰, 歲厥陰在泉, 風淫所勝, 則地氣不明, 平野昧, 草乃早秀。民病灑灑振寒, 善伸數欠。〔少陰人 胃受厥陰在泉勝虛甚風 表厥陰在泉勝虛甚風病=胃脈是動病〕心痛支滿, 兩脇裏急, 飮食不下, 膈咽不通。〔少陰人 胃受厥陰在泉勝虛微風 裏厥陰在泉勝虛微風病〕食則嘔, 腹脹善噫, 得後與氣, 則快然如衰, 身體皆重。〔少陰人 脾受厥陰在泉勝虛甚風 表厥陰在泉勝虛甚風病=脾脈是動病〕

 

〈참고문헌〉

1. 胃足陽明之脈, … 是動則病灑灑振寒, 善伸數欠, 顔黑, 病至, 惡人與火, 聞木音則惕然而驚, 心動, 欲獨閉戶牖而處, 甚則欲上高而歌, 棄衣而走, 賁響腹脹, 是謂骭厥。 是主血所生病者, 狂瘧溫淫汗出, 鼽衄, 口㖞脣胗, 頸腫喉痺, 大腹水腫, 膝臏腫痛, 循膺・乳・氣街・股・伏兎・骭外廉・足跗上皆痛, 中指不用。-《경맥(영.10)》-

2. 胃病者, 腹䐜脹, 胃脘當心而痛, 上支兩脇, 膈咽不通, 食飮不下, 取之「三里」也。 -《사기장부병형(영.04)》-

3. 脾足太陰之脈, … 是動則病舌本强, 食則嘔, 胃脘痛, 腹脹善噫, 得後與氣則快然如衰, 身體皆重。 是主脾所生病者, 舌本痛, 體不能動搖, 食不下, 煩心, 心下急痛, 溏, 瘕泄, 水閉, 黃疸, 不能臥, 强立股膝內腫厥, 足大指不用。-《경맥(영.10)》-

4. 諸氣在泉, 風淫於內, 治以辛凉, 佐以苦, 以甘緩之, 以辛散之。-《지진요대론(소.74)》20장-

 

이정우 / 경희삼대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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