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조제 전과정 이력추적 가능…이상 발생원인 보다 면밀하게 추적·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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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조제 전과정 이력추적 가능…이상 발생원인 보다 면밀하게 추적·파악”
  • 승인 2019.08.0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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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원외탕전 인증 받은 청연한방병원 원외탕전실

한의사-한약사가 약재별로 직접 고르고 품질을 확인우 최종 입고 여부 결정

[민족의학신문=장성, 김춘호 기자] 보건복지부와 한국한의약진흥원은 지난달 16일,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 번째로 일반한약조제 탕전실에 보건복지부 원외탕전실 인증을 부여했다. 그 중 한 곳인 청연한방병원 원외탕전실을 찾아보았다.

전남 장성군 동화면 수연로 68-12에 위치한 이곳은 4195.55㎡(1269평)규모에 한약사 2명을 포함한 35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의 보유설비로는 탕전과 관련한 압력·무압력·대용량 등 각기 다른 종류의 탕전추출기를 약 60여대 보유하고 있으며, 일반 파우치포장기 15대, 스파우트 포장기 2대를 운영 중이다. 또한 제환과 경옥고 조제를 위한 설비로는 미립분쇄기, 제환기, 충진기, 경옥고 중탕기 및 교반기를 비롯하여 16종의 설비를 32대 보유 중이다. 일부 설비는 이곳의 조제방식과 제형에 맞게 맞춤형으로 제작해 가동하고 있다.

이 곳에서 조제되는 처방은 기본적으로 공동이용계약을 맺은 한방의료기관의 한의사들이 처방전을 보내주는 개별처방과 미리 약속된 처방전대로 조제의뢰를 하는 약속처방으로 나눌 수 있다. 약속처방의 경우 현재 경옥고 3종, 공진단 6종, 탕약 1종이 있으며, 기타 소환류 7종도 생산 중이다.

특히 기존에 고(膏)와 환(丸) 제형이 주를 이루던 ‘경옥고’를 짜먹는 스틱형태로 변형한 ‘스틱 경옥고’의 반응이 좋아 현재는 청연한방병원 원외탕전실의 대표 처방이라고 한다.

조제하는 한약은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는 질문에 대해 원외탕전실 관계자는 “탕전을 위주로 말하자면, 처방전 접수 후 우선 조제한약사가 약재구성을 점검한다”며 “독성이 있는 약재가 과도하게 들어갔거나 배오금기 관계의 약재들이 처방된 경우 등에는 처방을 준 원장에게 연락을 해 재차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이어 “탕전에 사용하는 용수는 자체 수처리 시설을 통해 UF멤브레인 필터로 정수된 상수를 사용하고 있으며 UF방식은 RO방식과는 다르게 미네랄을 걸러내지 않아 한약 조제에 보다 적합하다. 또한 외부전문기관을 통해 정기적으로 수질검사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곳의 기본 탕전기는 순환식 무압력 탕전기라고 한다. 압력식에 비해 탕전시간은 길지만 약맛이 부드럽고 무엇보다 전통적 방식에 보다 가깝기에 무압식을 사용하고 있고 부직포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 탕전기 세척에 좀 더 손이 많이 가는 단점이 있지만 추출률이 높다는 장점이 있단다.

파우치는 스탠딩 파우치와 스파우트 파우치 중 처방을 준 원장이 선택한 파우치를 사용하고 파우치 충진이 끝나면 포장실로 옮겨 포장박스에 담아 발송한다.

모든 조제한약은 로트번호를 통해 조제과정 전체에 대한 이력추적이 가능하며, 한약이 출고된 후에도 일정기간 동안은 자체적으로 샘플을 보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혹시라도 출고된 한약에 이상이 발생했을 때에는 샘플에 대한 분석 및 조제과정 이력추적을 통해 이상 발생의 원인을 보다 면밀하게 추적·파악할 수 있다. 또한 경옥고, 공진단 등을 비롯한 약속처방의 경우 완제품에 대한 자체 품질검사를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약속처방의 주요 성분 함량과 기타 몇 가지 이화학적 지표에 대한 데이터를 측정, 분석하여 항상 최고의 약효가 나올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약재를 선별하는 기준은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 조건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지만 규격품 한약재를 사용하는 것이다. 우수한약제조 및 품질관리기준(hGMP) 인증을 획득한 제조업체에서 생산된 규격품만을 사용한다.

두 번째는 품질이다. 한약재는 천연물의 특성상 같은 규격품이라 하더라도 품질의 차이가 큰 편인데, 탕전실에 근무하는 한의사와 한약사가 약재별로 직접 고르고 품질을 확인한 업체의 약재를 사용한다. 그리고 실제 입고 시 담당 한약사가 매번 입고검사를 수행하여 최종 입고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이들은 탕전실 개설(2018년 3월)을 준비할 때부터 원외탕전 평가인증 획득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한다. 탕전실 설계부터 작업 동선과 구역별 분리, 위생관리 등을 고려했고, 그 덕분에 그래도 비교적 수월하게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었던 것 같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예용 소장은 원외탕전 인증을 받으면서 어려웠던 점에 대해 “관련 정보가 많지 않다는 점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처음 시행되는 제도이다 보니 물어보거나 참고할만한 사례를 찾기 어려웠다”며 “우리 탕전실에서는 이전 직장에서 ISO 인증 획득 참여하신 인원도 있어서, 기준서를 만들고 관련 양식과 점검기록표들을 개발하는 등 ‘인증의 방법론’에 대해서는 그래도 비교적 친숙한 편이었는데, ‘원외탕전’이라는 새로운 콘텐츠에 대해서는 낯선 부분이 많았다. 한의약진흥원에서 발표한 ‘인증기준’을 말 그대로 끼고 살았다. 제약업계의 GMP나 식품업계의 HACCP 등 비교적 유사한 인증제도의 경력자들에게 자문도 여러 번 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에서 말한 ‘인증기준’에 평가항목과 평가방법, 근거자료 등이 제시되어 있지만, 일부 항목의 경우 어느 정도 수준까지 준비하고 갖추어져 있어야 기준을 충족하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기에, 나름대로 준비를 하면서도 불안해하기도 했다”며 “또한, 탕전실 구성원 모두의 협조와 참여를 이끌어 내는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 평가인증은 담당자 몇 사람의 노력만으로는 획득할 수 없고, 평상 시 구성원 개개인의 자발적 참여가 반드시 필요한데 전체 구성원에게 평가인증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참여를 이끌어내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소회를 말했다.

인증평가를 준비하고 있는 곳에 해줄 조언에 대해서는 “평가인증 획득을 위한 페이퍼워크와 실무가 분리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즉, 규정과 절차서, 각종 양식, 점검표 등은 최대한 실무에 밀착해서 개발되어야 한다. 이들 작업이 실무와 별개로 이루어질 경우, 실무자들의 평상 시 업무가 배가 된다. 그렇게 되면 결국 실무 따로, 인증을 위한 서류작업 따로, 하게 될 수밖에 없는데, 이는 평가인증제도의 취지에도 어긋날뿐더러, 구성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도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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