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법론》ㆍ《본병론》의 오시귀(五尸鬼)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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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법론》ㆍ《본병론》의 오시귀(五尸鬼) ②
  • 승인 2019.08.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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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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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기병증과 사상인 질병분류(27)

신신실수(腎神失守 : 黃尸鬼外干)의 자법(刺法)

강유불천정(剛柔不遷正)의 사기는 허사(虛邪)요, 강유불퇴위(剛柔不退位)의 사기는 실사(實邪)다. 토역(土疫)-토려(土癘)는 갑불천정(甲不遷正)-기불천정(己不遷正)으로 인한 허습(虛濕)의 화역(化易)이요, 황시귀(黃尸鬼)는 갑기불퇴위(甲己不退位)로 인한 실습(實濕)의 화역(化易)이다. 상갑불천정(上甲不遷正)의 태허습(太虛濕)은 토역(土疫)으로 변(變)하고, 하기불천정(下己不遷正)의 소허습(少虛濕)은 토려(土癘)로 화(化)하는 반면, 상갑불퇴위(上甲不退位)-하기불퇴위(下己不退位)의 실습(實濕)은 황시귀(黃尸鬼)로 변화(變化)된다.

허사(虛邪)의 토역(土疫)-토려(土癘)는 신장(腎臟)이 감수하여 리기(裏氣)를 손상시키며, 실사(實邪)의 황시귀(黃尸鬼)는 신장(腎臟)이 감수하여 표기(表氣)를 손상시킨다. 황시귀(黃尸鬼)는 실습(實濕)이 탈바꿈한 사기로 신지표기(腎之表氣)를 손상시켜 창졸간(倉卒間)에 사망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Virus)다. 명병은 『소양인 신수갑기불퇴위실습화황시귀 표갑기불퇴위실습화황시귀병(少陽人 腎受甲己不退位實濕化黃尸鬼 表甲己不退位實濕化黃尸鬼病)』이다.

황시궐(黃尸厥)의 응용지혈은 어디이고 보사(補瀉)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혈수(穴兪)는 족태양지원(足太陽之源)의 「경골(京骨)」-오장지수(五臟之兪)의 「신수(腎兪)」다. 1차로 먼저 「경골(京骨)」을 보(補)한 다음, 2차로 「신수(腎兪)」를 사(瀉)하는 것이다. 허습(虛濕)의 토역(土疫)-토려(土癘)에는 1차로 「신수(腎兪)」를 보(補)하고, 실습(實濕)의 황시귀(黃尸鬼)에는 2차로 「신수(腎兪)」를 사(瀉)한다. 토역(土疫)-토려(土癘)는 「태백(太白)」을 통해 제거시키며, 황시귀(黃尸鬼)는 「신수(腎兪)」를 통해 제거시킨다. 「신수(腎兪)」는 《배수(영.51)》“신수재십사추지방(腎腧在十四椎之傍)”의 「신수(腎腧)」가 아닌 《혈기형지(소.24)》“부하일도, 신지수야(復下一度, 腎之兪也)”의 「신지수(腎之兪)」다.

아래는 소양인의 황시궐(黃尸厥), 즉 『소양인 신수갑기불퇴위실습화황시귀 표갑기불퇴위실습화황시귀병(少陽人 腎受甲己不退位實濕化黃尸鬼 表甲己不退位實濕化黃尸鬼病)』의 응용지혈과 보사법을 제시하고 있는 《자법론(소.72)》 9장 5절이다.

 

●人腎病, 又遇太陽司天失守, 感而三虛。又遇水運不及之年, 有黃尸鬼干犯人正氣, 吸人神魂, 致暴亡。󰡔少陽人 腎受甲己不退位實濕化黃尸鬼 表甲己不退位實濕化黃尸鬼病󰡕可刺「足太陽之所過」。復刺「腎兪」。

신신실수(腎神失守 : 黃尸鬼外干)의 병기(病機)

소양인의 황시궐(黃尸厥)은 일허(一虛), 이허(二虛), 삼허(三虛), 사허(四虛), 오허(五虛)라는 다섯 단계의 복잡한 절차를 걸쳐서 발병되는 위중하고도 특이한 전염성 질환이다. 일허(一虛)는 신허(心虛)의 인기허(人氣虛)다. “인구좌습지, 강력입수즉상신(人久坐濕地, 强力入水卽傷腎)”이다. 습지에 오래 앉아 있거나, 물속에 오래 들어가서 생긴 상신(傷腎), 즉 신기손상(腎氣損傷)이다. 이허(二虛)는 한허(寒虛)의 천기허(天氣虛)다. 태양사천(太陽司天)의 조기퇴위(早期退位)-궐음사천(厥陰司天)의 조기천정(早期遷正)이다. 이허(二虛)는 신허(腎虛)에 한허(寒虛)가 겹친 인기천기동허(人氣天氣同虛)다.

《경맥별론(소.21)》 1장은 “지중원행, 한출어신(持重遠行, 汗出於腎)”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이삼허(因而三虛)”앞에는 “우우지중원행, 한출어신(又遇持重遠行, 汗出於腎)”이 생략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출어신(汗出於腎)”의 한(汗)은 신정(腎精)이 신장(腎臟)에서 겁탈(劫奪)될 때 외부로 나타나는 외증(外證)이다.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걷게 되면 신정(腎精)이 신장(腎臟)에서 유리되는데, 신장(腎臟)에서 신정(腎精)이 유리될 때 외증(外證)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 바로 진땀인 것이다. 신정(腎精)의 겁탈(劫奪)은 신신(腎神)의 이탈(離脫), 즉 신신실수(腎神失守)로 이어진다. 신장(腎臟)의 인력(引力)에서 벗어난 신신(腎神), 즉 지(志)가 양목지하중앙(兩目之下中央)의 상단전(上丹田)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사허(四虛)는 수불급지년(水不及之年), 신불회부(辛不會符), 병년실수(丙年失守), 태양사천허(太陽司天虛)다.

“지중원행, 한출어신(持重遠行, 汗出於腎)”은 신신실수(腎神失守)의 지유어상(志游於上)으로 이어진다. “신실수위, 즉신유상단전(神失守位, 卽神游上丹田)”은 신장(腎臟)의 인력에서 벗어난 지(志)는 상단전(上丹田)을 침범하게 된다는 뜻이다. 신장(腎臟)에서 분리된 지(志)는 「신수(腎兪)」의 맥(脈)을 따라 신혈(神穴)인 「신수(腎兪)」에 도달하게 되고, 이어 태일경맥(太一經脈)을 따라 상단전(上丹田)을 침범(侵犯)하게 된다. “수재기체, 연불치사(雖在其體, 然不致死)”는 분리된 지(志)가 상단전(上丹田)을 침범한다고 하더라도 죽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유황시귀지, 견지, 령인폭망(有黃尸鬼至, 見之, 令人暴亡)”의 견지(見之)는 황시귀(黃尸鬼)를 흡입(吸入)하여 감촉(感觸)함으로써 발병하는 것이다. “유황시귀지(有黃尸鬼至)”는 4허(虛)의 한허(寒虛)에 돌연 갑기불퇴위(甲己不退位)로 인한 실습(實濕)의 화역(化易)인 황시귀(黃尸鬼)가 등장하는 경우가 있다는 뜻이다.

아래는 황시궐(黃尸厥), 즉 『소양인 신수갑기불퇴위실습화황시귀 표갑기불퇴위실습화황시귀병(少陽人 腎受甲己不退位實濕化黃尸鬼 表甲己不退位實濕化黃尸鬼病)』의 발병기전을 제시하고 있는 《본병론(소.73)》 9장 3절의 원문이다.

 

●人久坐濕地, 强力入水卽傷腎。(又或遇太陽司天, 天數不及, 卽厥陰作接間至, 卽謂天虛也, 此則人氣虛而天氣虛也)(又遇持重遠行, 汗出於腎)腎爲作强之官, 伎巧出焉。因而三虛, 腎神失守, 神志失位, 神光不聚。却遇水不及之年, 或辛不會符, 或丙年失守, 或太陽司天虛。|有黃尸鬼至, 見之令人暴亡。『少陽人 腎受甲己不退位實濕化黃尸鬼 表甲己不退位實濕化黃尸鬼病』(※괄호 속의 문장은 경문에는 없다. 생략된 것을 《경맥별론(소.21)》을 참고해 원서의 저자 권건혁 박사가 보충했다)

시궐이 들어와도 발병하지 않는 이유와 역려의 호신술

귀신(鬼神)이 코와 입을 통해 들어온다고 해도 발병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자법론(소.72)》 8장은 “불상염자, 정기존내, 사불가간, 피기독기, 천빈종래, 복득기왕(不相染者, 正氣存內, 邪不可干, 避其毒氣, 天牝從來, 復得其往)”이라고 대답하고 있다. 전염이 안 되는 것은 정기가 잘 보존되어 사기가 침범할 수 없기 때문이란 뜻이다. “천빈종래, 부득기왕(天牝從來, 復得其往)”은 들어왔던 사기는 다시 코로 되돌아 나간다는 뜻이다. 천빈(天牝)은 《황제내경》을 통틀어 단 한 번 등장하는 용어다. 천빈(天牝)은 현빈지문(玄牝之門)의 현빈(玄牝), 즉 코다. 코로 들어왔던 귀신(鬼神)은 코로 나가게 되는 것이다.

약(藥)이나 침(針)이 아닌 방법으로 역려(疫癘)의 전염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자법론(소.72)》 8장은 “불시구료, 여하가득불상이이자(不施救療, 如何可得不相移易者)?”라고 묻고 있다. 약이나 침을 통하지 않고 전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다. 대답은 간단하다. “기출어뇌(氣出於腦)”다. 기출어뇌(氣出於腦)는 상상(想像)을 한다는 뜻이다. 이는 상상(想像)을 통해 오장(五臟)-에너지를 밖으로 호출(呼出)함으로써 전신(全身)을 호위(護衛)하게 하는 호신술(護身術)이다. “기출어뇌, 즉불사간(氣出於腦, 卽不邪干)”은 뇌(腦)로부터 기(氣)를 내보내게 되면 사기가 간범(干犯)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1차는 상상(想像)을 통해 오기호신(五氣護身)하게 하는 것이다. 2차는 “오기호신지필, 이상두상여북두지황황, 연후가입어역실(五氣護身之畢, 以想頭上如北斗之煌煌, 然後可入於疫室)”이다. 머리에서 북두칠성이 환하게 빛난다는 상상을 하는 것이다. “연후가입어역실(然後可入於疫室)”은 이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역실(疫室), 즉 독기(毒氣)로 가득 찬 전염병 환자의 병실(病室)에 들어가도 된다는 뜻이다.

 

이정우 / 경희삼대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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