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뇌파 측정으로 치매 위험군 선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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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뇌파 측정으로 치매 위험군 선별 가능
  • 승인 2019.07.25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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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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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연-항노화연, 전전두엽 뇌파만으로 치매 진단 가능성 확인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국내연구진이 간단한 뇌파 측정으로 치매 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치매안심센터나 1차 의료기관에서 관련 기술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김종열)은 (주)인체항노화표준연구원(이하 항노화연)과 공동연구를 통해 전전두엽 뇌파 측정으로 치매 위험군을 선별해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밴드형 전전두엽(이마) 뇌파 측정 기술만으로 치매 위험군 선별이 가능함을 밝힌 최초의 보고다. 기존 기술과 달리 특별한 준비 과정 없이도 치매 선별검사지(MMSE) 수준의 선별이 가능하다. 2017~2018년 실시된 의령군 복지사업인 ‘뇌노화지도구축사업’의 검진결과를 분석한 연구로서, 연구논문은 국제학술지‘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지난 18일 게재됐다.

치매는 기대수명의 증대와 더불어 발병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대표적인 퇴행성 신경질환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 만 65세 이상 치매환자는 약 75만 명으로 추정된다. 해당 연령대의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셈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치매 치료제는 증상을 완화·지연시키는 효과뿐 완치가 어려워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치매 정밀진단에 사용되는 서울신경심리검사총집(SNSB) 등 설문에는 약 2시간의 시간이 소요된다. 추가적으로 원인질환 분석을 위해선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뇌척수액(CSF) 등 고비용의 검사도 필요하다. 전국 치매안심센터에서는 우선적으로 치매 위험군 선별을 위해 값싸고 빠른 설문도구인 치매선별검사(MMSE)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검사 문항이 단순해 발생하는 학습효과로 반복 검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연구팀은 뇌파를 활용한 치매 진단 방법에 주목했다. 뇌파는 비침습적이고 학습효과가 없으며 인체에 무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정확한 측정을 위해 번거롭고 긴 준비시간이 필요하다. 또 까다로운 측정 환경, 분석 기술의 복잡함 등으로 인해 뇌파를 활용한 치매나 경도인지장애 평가 기술을 임상현장에 적용하는 건 시기상조로 인식돼 왔다.

연구팀은 밴드 형태의 전전두엽 뇌파측정 기기를 활용해 이마에 부착된 전극에서 측정된 뇌파 신호를 분석해 인지기능을 평가하고 치매 위험군을 선별해 낼 수 있음을 밝혔다. 약 500명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휴지기 전전두엽 뇌파를 5분간 측정해 분석한 결과 MMSE와 높은 상관성을 나타냈다. 즉, 인지기능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진 휴지기 뇌파 바이오마커인 MDF, PF, ATR이 모두 MMSE 24점 이하 군에서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 낮은 MMSE 점수군에서 뇌파의 세 바이오마커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작아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MMSE 점수를 예측하는 통계모형도 개발해 치매 선별에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준비 과정이 필요 없고 학습효과가 없으며 저비용으로 실제 임상에서 쉽게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뇌파 측정기술을 통해 치매 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논문의 제1저자인 항노화연 최정미 원장은 “선행된 뇌노화지도사업을 통해 이미 연구성과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현재 사천시에서도 관련 복지사업을 후속으로 진행하고 있어, 향후 사업 확대를 통해 어르신 치매 예방 및 관리에 지속적으로 기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신저자인 한의학연 김재욱 박사는 “후속 연구로 뇌파 등 생체신호를 활용해 치매의 초기 또는 전 단계 증상까지 선별해 내며 증상의 변화 추이를 모니터링하는 기술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며 “의료기관이나 가정에서 치매예방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김종열 원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실제 임상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의료기술개발을 목표로 하는 한의학연의 역할과 책임(R&R)에 부합하는 성과”라며, “건강한 고령화 사회에 기여할 수 있고 파급력 있는 성과 도출의 첫 단초를 제공했다는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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