贊化堂 명칭에 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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贊化堂 명칭에 대한 연구
  • 승인 2019.07.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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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춘, 서정철, 최순화

한기춘, 서정철, 최순화

mjmedi@mjmedi.com


임상 한의사 3인이 연구한 황도순-황도연 (39)

Ⅰ. 서론

<醫宗損益>의 標題에는 武橋贊化堂藏板이라고 되어 있어 贊化라는 용어가 나오지만, <醫宗損益> 序文이나 跋文에 贊化가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醫宗損益>1)의 贊化堂主人 識文에는 “賛化之盛事也”라고 하여 贊化라는 용어가 나온다.

贊化는 만물을 化育한다 라는 뜻인데, 그렇다면 惠庵이 지은 책에 왜 贊化라는 용어가 나오는 것일까? 贊化는 어느 책을 인용하여 지은 것인가? 하는 의문을 필자는 오래 전부터 가져 왔다. 이번 호에서는 그 의문에 대해 어느 정도 가능성 있는 해답을 추론하였기에 그 결과를 보고하는 바이다.

 

Ⅱ. 본론

1. 贊化 作名의 근거서적

민족의학신문 제1196호에서 필자는 惠庵과 贊化堂主人을 동일 인물로 판단하였다. 따라서 <醫宗損益>에 나오는 贊化의 作名者도 惠庵으로 가정하고 作名시 근거로 삼은 서적을 아래와 같이 추정한다.

 

1) <中庸>

<中庸>의 原本은 <禮記>인데 <中庸>이 접하기 쉬운 책이라 이하에서는 <禮記> 대신 <中庸>으로 한정하여 논술한다. <中庸章句大全>2) 제22장에 “能盡物之性 則可以贊天地之化育(만물의 性을 다 발휘하게 할 수 있으면 천지의 化育을 도울 수 있다.)”이라는 내용이 보이는데 贊天地之化育을 줄여서 贊化라고 한다(그림 1). 또한 <中庸章句大全> 각주에 “雙峰饒氏曰 此與首章 一般 至誠盡誠 便是致中和 贊化育 便是天地位 萬物育(雙峰饒氏 가로되 이것은 첫머리 장과 한 가지이니, 至誠과 盡誠은 바로 中和를 이루게 되고, 贊化育은 곧 天地가 제자리에 있으면 萬物이 자라게 된다.)”이라 하여 贊化가 나온다(그림 2).

 

2) <河洛理數>

<河洛理數>3)에는 周易 火水未濟卦 六五의 爻辭 “貞吉 無悔 君子之光 有孚吉”에 대하여 “贊化出治之有賴”라 하였으며, 地雷復卦 初九의 爻辭 “不遠復 無袛悔元吉”에 대하여 “在仕則位高淸而近君贊化”라 하여 贊化가 나온다.

 

3) <景岳全書>

<景岳全書>4)에도 贊化가 나오는데 卷之五十一 德集 新方八陣 補陣에 贊化血餘丹(그림 3)이라 하여 처방 이름에 贊化가 들어간 처방이 있다. 贊化血餘丹에 대한 설명은 “此藥大補氣血 故能烏鬚髮 壯形體 其於培元贊育之功 有不可盡述者”라고 되어 있다.

또한 贊化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처방을 설명한 경우도 있다. 大補元煎 또한 新方八陣 補陣에 수록되어 있는데 “治男婦氣血大壞 精神失守 危劇等證 此回天贊化 救本培元 第一要方”이라고 설명되어 있다(그림 4). 贊化血餘丹과 大補元煎 두 처방은 모두 <醫宗損益> 卷之八 未集에 수록되어 있다.

 

4) <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실록>5) 정종 2년(1400년) 4월 6일에는 “改成石璘功臣號爲同德贊化(성석린의 공신 호를 고쳐 동덕 찬화라 하고)”라고 하여 功臣에게 號를 내릴 때 贊化를 사용한 경우도 있다. 이 밖에도 功臣에 贊化를 붙인 예는 정종 이후에도 <조선왕조실록>에 여러 번 보인다.

 

2. 贊化의 의미

<類經圖翼>6) 自序에는 “夫生者 天地之大德也 醫者 贊天地之生者也(생명은 天地의 큰 德을 입은 것이고, 의술은 天地의 생명력을 도와주는 것이다)”라고 나오며, 또한 <景岳全書> 卷之三 道集 傳忠錄(下) 醫非小道記에서는 “醫藥者 性命之贊育也(의약은 性命을 도와주고 기르는 것이다)”라고 “贊”과 “贊育”이 나오는데 “贊化”와 같은 뜻이다. <醫宗損益> 跋文에는 “古今之四民 與其墜先訓 是乃術中仁(士農工商은 고금의 네 가지 백성의 신분이네. 선현의 가르침을 땅에 떨어뜨리기보다는 바로 의술을 행하는 일이 仁에 적합할 것이네.)”라고 나오는데 이는 <類經圖翼> 自序에서 “欲補天功 醫其爲最(하늘의 공덕에 보답하고자 하면 의술이 그 중 최고이다)”5)라고 한 것과 상통하니, <醫宗損益>은 <類經圖翼>의 영향도 받은 것으로 보인다.

 

Ⅲ. 고찰

현재까지 惠庵의 저서 중 武橋贊化堂藏板이라 하여 贊化堂에서 간행한 책은 <醫宗損益>과 <醫宗損益附餘> 뿐이다. <醫方活套>에는 標題에 贊化堂藏板이 없지만 대신 贊化堂主人 識文이 있어 <醫方活套>도 贊化堂에서 간행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抄本인 <本草附方便覽>과 遺稿인 <方藥合編>을 빼면 惠庵의 저서 모두를 贊化堂에서 간행한 것이니 惠庵과 贊化堂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된 방각소임을 짐작할 수 있다. 贊化堂에서 간행한 책 중 惠庵의 저서가 아닌 것으로 <明心寶鑑抄>7)가 일본 동양문고에 소장되어 있는데 원본을 확인하지는 못하였다. 또 다른 책으로 <達道大全>이 있는데 이 책에는 武橋라는 말이 빠지고 贊化堂藏板 黃愼村先生家塾原本으로 되어 있다. 黃愼村先生은 惠庵의 아들 黃泌秀를 말하니 贊化堂은 惠庵 집안의 전속 출판사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景岳全書>는 각 卷에 入集, 道集, 須集, 從集, 性集, 理集, 明集, 心集, 必集, 貫集, 天集, 人集, 謨集, 烈集, 聖集, 賢集, 大集, 德集, 圖集, 書集, 宇集, 宙集, 長集, 春集의 이름이 붙어 있다. 이렇게 각 卷의 卷名을 모두 연결하면 景岳이 지은 詩句가 된다. 이러한 卷名의 부여 방식은 <本草附方便覽> 뿐만 아니라 <醫宗損益>에도 영향을 주어 <醫宗損益> 12卷은 12支를 딴 子集, 丑集, 寅集, 卯集, 辰集, 巳集, 午集, 未集, 申集, 酉集, 戌集, 亥集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惠庵은 <醫宗損益>를 지을 때 <景岳全書>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이며 贊化堂을 작명할 때도 <景岳全書> 新方八陣 補陣의 贊化血餘丹이나 大補元煎에 나오는 贊化라는 용어를 크게 참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동양문고 소장본 <燕行日記>8)는 惠庵이 黃度淵으로 改名하기 전 즉, 黃道淳이 1849년에 저술한 것인데 본문 중에 “求本草景岳保元以銀三兩”이라는 내용이 나온다(그림 5). 여기에서 “景岳” 책을 구매하였다고 하는 것은 張介賓의 <景岳全書>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 책을 1868년에 <醫宗損益>을 간행하는데 참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中庸>이나 <周易>도 참고하였을 것으로 보이지만 醫人으로서 惠庵에게 무엇보다도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친 책은 <景岳全書>일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범상치 않은 贊化라는 용어는 旁通經史하지 않고서는 사용하기 어려우므로 惠庵은 經史에도 매우 밝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를 통해 惠庵과 贊化堂主人이 동일인물일 것이라는 추정에 더 무게를 실을 수 있다고 본다. 향후 더 많은 사료를 바탕으로 추가 연구를 기대한다.

 

Ⅳ. 결론

武橋贊化堂藏板의 贊化의 명칭에 대한 연구 결과 다음과 같이 추론할 수 있다.

1. 贊化堂 이름을 지은 贊化堂主人은 惠庵과 동일인물로 추정된다.

2. 贊化堂의 贊化가 <中庸>과 <周易>에 나오는 것으로 보아 惠庵은 經史에 능통한 것으로 추정된다.

3. <景岳全書>에 나오는 贊化血餘丹과 大補元煎은 贊化와 연관이 있는데, 모두 <醫宗損益>에 수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惠庵은 <景岳全書>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문헌>

1. 惠庵 원저, 영인본 <醫宗損益>, 大韓漢方醫友會, 1976.

2. 胡廣 等編, 中庸章句大全, 庚辰新刊內閣藏版.

3. 陳希夷, 河洛理數 卷二, 上海校經山房, [刊行年不明].

4. 張介賓. 景岳全書. 越郡黎照樓藏板. 1768. 道集, 德集.

5. 조선왕조실록(http://sillok.history.go.kr/id/kba_10204006_010)

6. 張介賓. 類經圖翼. 圖書出版 成補社. 1982:5.

7. 고려대학교 해외한국학자료센터(http://kostma.korea.ac.kr/dir/list?uci=RIKS+CRMA+KSM-WZ.1868.1111-20140423.TOYO_1701).

8. 燕行日記, 고려대학교 해외한국학자료센터(동양문고 소장, http://kostma.korea.ac.kr/dir/list?uci=RIKS+CRMA+KSM-WM.1849.0000-20140417.TOYO_1225).

 

한기춘·서정철·최순화 / mc맥한의원·우리경희한의원·보광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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