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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차신기환 팔미지황환-말초신경병증의 새로운 대안!①
일본 CPG 속 한방약 엿보기(4)
2019년 07월 12일 () 06:31:10 권승원 mjmedi@mjmedi.com
   

권승원

경희대학교한방병원순환신경내과 조교수

<전형증례>

대장암으로 진단받고 항암치료 중인 62세 남성. 5개월 전 대장암으로 진단받고 수술한 뒤, 현재 항암치료를 하고 있다. ‘항암치료 후 발생한 양쪽 손발통증’으로 내원했다. 통증 발생 직후, 프레가발린(pregabalin)을 복용하기 시작했으나, 통증은 여전하다. 항암치료 시작 전, 담당의가 ‘손발저림이나 통증’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했으나,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한다.

“이 정도일 줄 알았다면 그냥 안한다 할 걸 그랬어요~. 일단은 항암치료 쉬어 보기로 했어요”

한방치료의 도움을 받고 싶다고 했다. 한방약 A를 투약하며 경과를 보기로 했다. 4주 뒤, 손발통증이 이제 견딜 만하다고 한다. 프레가발린도 중단했지만, 통증이 더 심해지지는 않는 것 같다고  한다. “이 정도면 항암치료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며 다음 주 항암치료를 하고 있는 병원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했다.

 

 오늘의 주인공 A는 바로 우차신기환(牛車腎氣丸)이다. 우차신기환은 1253년 중국의 엄용화(嚴用和)가 출간한 실용처방집 성격의 『엄씨제생방(嚴氏濟生方)』에 처음 등장했다. 첫 등장 시 사용된 명칭은 가감신기환(加減腎氣丸)이며,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신기환(腎氣丸)이라는 이명을 가진 팔미지황환(八味地黃丸)의 가감방이다. 두 처방 모두 첫 등장 이후 소변이상이나 요하지부의 통증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되어 왔고, 최근엔 말초신경장애에까지 그 사용의 폭을 넓히고 있다.
 

우차신기환, 팔미지황환 개요

구성약물: 지황 산수유 산약 목단피 복령 택사 (우차신기환에는 + 우슬 차전자)
효능효과: 쉽게 피로하며 사지가 쉽게 냉해지고 소변량 감소 또는 다뇨이며 때때로 갈증이 있는 사람의 다음 증상: 하지통, 요통, 저림, 노인의 침침한 눈, 가려움, 배뇨곤란, 빈뇨, 부종(일본 내 허가사항)[팔미지황환: 피로, 권태감이 현저하고, 소변감소 또는 빈삭, 갈증이 있고 손발이 교대로 냉감과 열감을 느끼는 다음 증상: 신염, 당뇨병, 음위, 좌골신경통, 요통, 각기, 방광염, 전립선비대, 고혈압]
주요 약리작용: NO생산 촉진을 통한 말초혈류개선, k-오피오이드 수용체를 통한 항침해수용작용, 율동적 방광수축억제작용, 과민성방광에서 c섬유항진억제작용 등
 


우차신기환, 팔미지황환 활용의 발전사

『금궤요략(金?要略)』에서 첫 모습을 보인 팔미지황환은 당시 최씨팔미환, 팔미신기환, 신기환이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었다. 『금궤요략』에는 총4번 등장하는데, 중풍역절(中風歷節), 혈비허로(血痺虛勞), 담음해수(痰飮咳嗽), 소갈소변리림(消渴小便利淋), 부인잡병(婦人雜病)처럼 다양한 증상에 등장했다.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었지만, 이를 관통했던 내용은 소변이상, 요하지부 허약 및 통증, 소복불인(少腹不仁)이라는 복부소견이었다. 이후 992년 간행된 『태평성혜방(太平聖惠方)』에서 ‘신장(腎臟)을 따뜻하게 하는 효능’이 있음을 명확히 하였고, 이후 각종 서적에서 『금궤요략』에서 제시했던 적응증을 보다 구체화해가며 보익(補益), 소갈(消渴), 부종(浮腫), 기침에 활용할 수 있음을 재확인하였다.

팔미지황환은 다양한 변방으로 발전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우차신기환이다. 우차신기환은 첫 등장이었던 『엄씨제생방』의 수종문(水腫門)에서 ‘신허(腎虛) 상황에 발생하는 허리가 무겁고 다리가 붓고 소변이 시원치 않은 상황’에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등장했다. 팔미지황환에 우슬, 차전자를 추가함으로써 부종개선에 더 주안점을 두어 사용하도록 발전해왔는데, 대표적인 예로 19세기 후반 일본의 아사다 소하쿠는 그의 처방집 『물오약실방함구결(勿誤藥室方函口訣)』에서 ‘팔미환증에 허리가 무겁고 다리가 붓거나 혹은 위약(萎弱)한 경우를 치료한다’고 언급하여 사용할 수 있는 기본병태가 팔미지황환과 동일하나, 증상이 요하지부 부종이나 위약에 치우침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였다.

1980년대 이후 우차신기환은 다양한 증례보고를 통해 그 활용범위를 확장한다. 소변이상을 보이는 각종 비뇨기질환(전립선비대, 과민성방광)은 물론이고 요부척추관협착증,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 말초신경장애나 뇌경색 후유증으로 인한 하지 저림 같은 요하지부 이상에 일정 효과가 있음이 발표되며 각종 원인에 의한 말초신경병증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우차신기환은 모태격인 팔미지황환 보다 비뇨기계, 말초신경계 문제에 있어 널리 사용되기 시작하였고, 2000년대 들어 여러 임상시험을 통해 항암치료의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말초신경병증의 치료약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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