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타인에게 베푼 작은 선의가 악의로 돌아올 때
상태바
[영화읽기] 타인에게 베푼 작은 선의가 악의로 돌아올 때
  • 황보성진
  • 승인 2019.06.28 06: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읽기┃마담 싸이코

얼마 전 자신의 지갑을 주워 준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에 피자 125판을 쏜 사람의 이야기가 뉴스를 통해 전해졌다. 물론 자신의 모교라는 점도 있지만 그가 지갑에 들어있던 돈보다 훨씬 큰 금액이 들어가는 일을 하게 된 것은 아마 요즘 같이 흉흉한 뉴스들이 판을 치는 세상에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을 높이 사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순수한 마음에서 행했던 선의의 일이 생각지도 못한 일에 휘말리는 계기가 된다면 어떨까?

출연 : 이자벨 위페르, 클로이 모레츠, 마이카 먼로

뉴욕에 살고 있는 젊은 여성 프랜시스(클로이 모레츠)는 지하철에서 주인 없는 핸드백을 줍는다. 가방의 주인은 혼자 살고 있는 중년의 여인 그레타(이자벨 위페르). 엄마를 잃은 상실감에 빠져있던 프랜시스는 핸드백을 찾아주면서 그레타와 빠르게 가까워진다. 그러나 저녁식사에 초대받은 프랜시스는 우연히 그레타가 핸드백을 미끼로 젊은 여성들과 친해진다는 소름끼치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후 그레타는 프랜시스를 집요하게 쫓아다니며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가방을 잃어버린 사람에게 가방을 찾아준다는 매우 훈훈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마담 싸이코>는 결코 우리가 흔히 예상할 수 있는 감동 스토리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제목에서도 암시하고 있듯이 이 영화는 호의가 악의로 변하는 과정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꽤나 긴장감 있게 그린 공포영화이다. 그렇다고 해서 잔인한 장면이 난무하지는 않는 대신 갑자기 툭 튀어 나와 주인공을 바라보는 집착녀 그레타의 모습에 깜짝 깜짝 놀라게 된다. 일단 <마담 싸이코>는 할리우드의 대표 국민 여동생인 클로이 모레츠와 칸 영화제에서 두 번이나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대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함께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호기심을 발동시키는 영화이다. 거기에 <크라잉게임>으로 아카데미를 수상한 닐 조단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더하며 새로운 공포의 세계로 관객들을 이끈다. 특히 이자벨 위페르는 이제껏 본 적 없는 입체감 있는 싸이코패스 캐릭터로서 친구도 아니고, 엄마와 딸 사이도 아니지만, 애정과 집착을 동시에 가진 복잡미묘한 심리 상태의 그레타를 멋지게 소화시키고 있다.

항상 바쁜 대도시 안에서 외로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비뚤어진 집착으로 표현한 닐 조단 감독은 마치 우리 주변에서 늘 일어나고 있는 듯한 이야기를 두 여성 캐릭터의 모습을 통해 극도의 공포감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만약 연쇄살인마와 같은 싸이코를 기대했던 관객들이라면 아쉬운 부분이 없진 않겠지만 <마담 싸이코>는 절제된 공포 속에서 현실감을 더하며 관객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해주고 있다. 단, 영화는 영화일 뿐이니 우리는 타인에 대한 호의와 선의적인 행동은 늘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상영중>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