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칼럼] 삶의 높은 벽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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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칼럼] 삶의 높은 벽 앞에서
  • 김영호
  • 승인 2019.06.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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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종영한 SBS드라마 <열혈사제>에서는 주인공 신부님(김남길)이 극도로 곤란한 상황마다 ‘신의 계시’를 받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흔치는 않지만 우리도 이런 극적인 순간을 한 번쯤은 경험했을 수 있고, 주변에서도 가끔 듣는 이야기다. 어려운 상황에 처했는데 기대치도 않았던 도움의 손길을 받고 위기를 넘어간 경우, 오랫동안 연구해도 결론이 나지 않던 문제를 뜻밖의 계기나 꿈을 통해 힌트를 얻고 해결한 이야기들이다. ‘유레카’,‘통찰(洞察)’등 다양한 표현을 쓰지만 한 마디로 ‘궁즉통(窮則通)’의 사례들이다.

우리는 누구나 삶의 높은 벽 앞에서 고민한다. 아무리 깊은 고민도 <의식의 영역> 안에서 이루어진다. 깊이 고민하고 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하면 몰입의 단계에 이른다. 몰입의 또 다른 말이 무아지경(無我之境)이듯이, 우리의 사고(思考)가 깊어지면 결국엔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면에 이른다.

그 경계면은 물과 기름처럼 절대 섞이지 않아서 보통 사람들의 경우 안정적인 경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 경계면에 대해 약간의 상상을 덧붙이면 물 속 깊이 내려가다가 어느 순간 얼음 같은 경계면을 만나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의식의 심연(深淵:abyss)이라는 말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우리의 의식은 깊은 물속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그 경계가 물과 얼음의 경계면과 비슷해서 무의식의 내부가 보일 듯 말 듯 하지만 우리는 볼 수 없다. 그러다가 몰입의 긴장을 살짝 늦추고,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순간 혹은 꿈이나 명상을 통해 무의식이 전하는 정답이 의식의 영역으로 건너온다.

이 순간 우리의 머릿속은 비온 뒤 하늘처럼 맑아지고, 연결되지 않을 것 같던 개념들이 하나의 원리로 관통하는 느낌을 받는다. 기존의 '나(我)'라는 의식영역에 없던 깨달음이 들어오고 새로운 <나의 영역>을 만난다.

이런 선물 같은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무의식과 의식의 멋진 콜라보레이션이자 <의식의 간절한 노력에 무의식이 답하는 순간>이다. 관심이 없을 때는 보이지 않던 것이 사려고 마음을 먹은 순간부터 많이 보이고, 심지어 특정 브랜드의 차를 구입하려는 사람에게는 계속 그 브랜드의 차만 보이기 시작한다. 이처럼 무의식은 자동비행장치(auto pilot)처럼 작동하기 때문에 우리가 ’의지라는 스타트 버튼‘만 누르면 그 때부터 작동이 시작된다.

높은 인생의 벽과 만나면 우리의 의식은 멈추고, 무의식은 두려움에 압도당하기 십상이다. 고속도로에서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보고도 피하지 못하는 노루와 다를 바 없다. 지금의 나로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이런 순간과 만나면 무의식의 도움을 믿어야 한다. 간절히 원하면 우리의 무의식은 반드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드라마 속에서 신의 계시를 담은 단어가 신부님에게 떠오르듯 해결책은 갑자기 나타난다. 의식의 영역에서 아무리 고뇌하고 또 고민해봐야 답은 나오지 않는다. 그저 노트에 적어두고 잊어버리는 편이 더 낫다.

고민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무의식은 '나'를 위한 해법을 찾기 시작한다. 인간은 삶을 유지하려는 강력한 본능이 있기에 무의식은 <나>를 위해 작동할 수밖에 없다. 간절한 의지만 있다면 삶의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도, 몸을 치유하는 물질도 내 안에서 나온다.

고민을 무의식의 영역에 무심히 던져둔 채, 기다리다보면 갑자기 낯선 느낌이 찾아온다. 평소에 못 보던 지인이 만나고 싶다든지, 오랫동안 연락을 안 해본 사람에게 연락을 하고 싶다든지 혹은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은 우리의 고민에 대한 답이 담긴 무의식의 메시지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일이 안 풀릴 때 일수록 움직이고 사람을 만나야 한다.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많은 시도(Try) 속에 답이 숨어있다. 좌절하지 말고 될 때까지 해야 한다. 의지만 있다면 반드시 해결 방안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어려움이 없는 삶은 없다. 누구나 자기의 능력보다 높은 삶의 벽과 만난다. 그 때 인간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그 벽을 넘고자 하는 의지>를 내면 깊이 다지는 것이다. 의지를 가지고 포기 하지만 않는다면 반드시 해결되게 되어 있다.

‘Where there is a will, there is a way’ ‘Just Do it’ 같은 말이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가? 무의식에 던져진 <의지>의 힘은 강력하다. 우리 앞에 어떤 어려움의 벽이 높게 서 있다 해도 반드시 해결된다. 그리고 지나간다. 마음이 시키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답을 들고 있는 사람이나 뜻밖의 기회와 기필코 만나게 되어 있다. 생각해보니 답은 원래부터 그곳에 있었다. 내 마음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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