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한의사회, 그간의 회무를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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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한의사회, 그간의 회무를 돌아보며
  • 승인 2019.05.23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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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욱

김성욱

mjmedi@mjmedi.com


10여년전, 비난받고 무너져가는 한의약을 보며 자존심이 정말 상했고, 내가 협회일을 하면 잘할수 있을 것이라는 무모한^^ 자신감과 절박감으로 성남시 회무를 시작했습니다. 또한 6년간 지부 홍보이사로서도 열심히 한의약을 홍보하고 변론했습니다. 성과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한의약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대세적 흐름에 힘이 부쳤습니다. 점점 시행착오를 겪으며 깨달아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개별적 업무능력보다는 조직문화의 변화를 우선 도모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을 이루는 것은 개인의 능력이나 환경이 아닌 그 조직의 발전수준이며, 중요한건 조직의 문화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거창한 얘기일수도 있지만, 조직의 데스티니에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조직의 데스티니는 각자의 인생의 데스티니와도 긴밀히 연결되어있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먼저 리더의 동기가 순수하고 마음이 깨끗해야 하며, 그래야 조직원들의 연대의식이 생긴다고 믿었습니다. 마음의 소통이 시너지를 일으키며 조직력을 배가시키고, 그러면서 차츰 조직내에서의 각자의 책무를 찾아 알게되고, 부족하지만 하나씩 하나씩 조직의 변화와 일이 성취됨을 목도했습니다.

성남시는 성남 본도심, 분당, 판교전체와, 위례신도시 일부까지 포함하는 신,구가 공존하는 특이한 거대도시입니다. 성남시한의사회 회원수는 등록회원이 420명, 미등록회원까지 포함하면 500명에 달하여 지부급의 규모입니다. 개인적으로 많이 부족하지만, 2018년 회장의 중책을 맡은후, 조직의 생명력은 문화로 나타난다는 믿음하에, 회원과의 유대와 지역사회와의 교류라는 이중책무를 가지고 한의약 사업컨텐츠 확보와 외형확장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자체 활성화시대에 발맞춰 한의약 지자체사업과 시청, 보건소등 관, 시도의회와 지역구, 비례대표 국회의원들과의 협력관계유지, 중앙회의 정책들을 실무로 수행해내는 첨병역할등을 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회무를 하면서 얻은 교훈과 소회를 동료 한의사분들과 나누려 합니다. 현재 우리 한의협은 의료계에서 부인할 수 없는 마이너입니다. 그렇다면 강력한 무기를 가진 소수정예로 잉카제국을 멸망시킨 스폐인의 피사로일행처럼 우리에게는 비대칭전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무엇보다 환자들이 한의약을 찾게 만드는 차별화된 전문성과, 제도권 진입을 통한 한의약 시스템구축일 것입니다. 

우리 한의사들은 제도권 진입과 지역사회활동, 정관학을 아우르는 역량들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필드에서 많이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성남시에서 추진하고자 했던 바우처사업등 여러 가지 대형 사업들에 대해 관에서 얘기하는 불가사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전국적으로 이런 사업의 사례를 찾아볼 수 없고, 한의계 한정추진의 타당성, 형평성이 어긋나 양의계의 동의가 필요.

2) 대상층을 선별하는데 과도한 행정비용 소요.
(고령연금의 경우도 재산상황까지 고려하면 과도한 행정비용이 발생하여, 일정연령을 기준으로 지급함)

3) 보건복지부의 의료급여사업과 중복됨.
국가적 바우처사업은 독감예방접종이나 치과주치의제처럼 예방의 효과가 검증된 것에 시행.

4) 명확한 데이터가 필요, 의료기기를 통한 검사결과를 토대로 치료효과를 수치화하고 근거자료로 제출이 가능해야 하며, 한의는 경험적 치료라는 인식이 강해 일반화하기 힘들어 객관적이고 장기적인 데이터 구축을 통한 사업모델이 필요함. 합리적 부분결여.

5) 사업은 어차피 실무진 의견 반영하여 결정되므로, 사업제안에 있어 탑다운 방식보다도 실무에서 의견을 먼저 받아 진행한다면 효율적일 것임.

6) 기존의 양방사업에 들어가 한의계의 역할을 고민할것.

7) 양방과 차별되는 데이터가 뒷받침된 한의만의 독창적 사업이면서도, 양방과의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는 아이템을 가져올 것.

등이었습니다. 한의약에 대한 관의 인식이 현재 이렇습니다.

특별히, 정관계와 유대를 잘하면 무조건 사업을 따낼 것이라고 생각했던 저의 짧은 생각은, 책임자가 사업승인을 했더라도 실무진의 의견을 듣는 와중에 사업이 무산되는 쓴잔을 마시기도 하였습니다. 즉, 탑다운방식과 바텀업방식 어느 하나가 아닌 책임자와 실무자를 같이 설득하는 작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성남시한의사회가 정, 관, 학과 연계하여 했던 사업들을 돌아보며 성과와 개선점을 되짚어보고자 합니다.

 

한방난임지원사업

성남시 한방난임지원사업은, 2014년부터 6년째 성남시의 지원을 받아 시행되고 있으며 , 2년전에는 한의약 난임조례가 만들어지기도 하였습니다. 임신률과 만족도 설문조사에서도 매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임신으로 이어지지 않은 경우에도 월경통 완화나 여성 신체의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난임환자들이 이미 양방시술에 실패하고 한의를 찾는 중증난임인 경우가 많아 임신성공율이 높지 않다는 점과, 여성에 한정된 지원으로 남성이 직접적인 원인인 경우에는 효과를 이끌어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있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남성 난임 환자가 매년 10.2%씩 늘어나고 있는 만큼, 지원 대상이 남성에게까지 확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한의사 교의(校醫) 파견 사업


학교와의 연계부분입니다.

올해로 5년차인 성남시한의사 교의 파견 사업은, 성남시 관내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학교를 선정하여, 성남시한의사회 회원을 교의로 위촉 및 파견하는 사업입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건강상태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와 건강 상담을 진행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염좌, 타박상, 두통, 생리통, 경추통 등에 대한 침구치료와 한방과립제 투여를 통해 일상에서 겪고 있는 건강 문제에 대한 개선, 청소년 건강증진을 도모하였습니다. 또한, 2018년도에는 사업의 일환으로 한의학연구원과 연계하여 ‘미병보감’ 어플을 개발하였으며, 어플을 활용한 건강상태 진단 설문을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한의사 교의파견 사업은 청소년의 건강상태를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미리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올바른 건강지침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고, 학생과 학부모 나아가 선생님들도 진료를 받는등 호응도 매우 좋습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사업예산을 따내지 못해 사업이 축소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라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앞으로 성남시한의사회에서 꾸준히 진행하여온 교의 사업 결과와 연구데이터를 바탕으로, 한의학을 통한 청소년 건강증진 필요성 인식이 더 확산되기를 바랍니다.

 

찾아가는 시민교육


관과의 연계부분입니다. 성남시한의사회는 성남시청 평생학습과에서 운영하는 찾아가는 시민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2018년도에 난임, 산후조리, 육아, 치매예방 네 가지 주제로 프로그램을 개설하였으며, 총 19회차에 걸쳐 338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였습니다.


2018년에는 치매 교육 ‘아름다운 기억을 지켜드리고 싶습니다. 한의약으로 만나는 치매 예방 생활교실’에 대한 수요가 높았으며, 시민들이 치매예방과 치료에 있어서 한의약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치매뿐만 아니라 난임, 산후조리, 육아 등 생애 주기 전반에 걸친 공공보건 영역에 있어서의 한의학적 접근은, 각 영역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개선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 교육을 통하여 한의약이 공공보건 영역에 미치는 효과에 대하여 인식개선이 이루어지는 발판이 되길 바라며, 난임, 산후조리, 육아의 경우, 특정 대상을 목표로 하는 교육인 만큼 산후조리원, 어린이집 등 교육대상자에 대한 홍보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시민건강박람회 & 국제의료관광컨벤션

 성남시는 1600여개 의료기관과 14500여명의 전문 의료 인력을 보유한 도시로서, 성남시민의 건강과 의료산업 발전을 위해 각종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행사로는 13회째를 맞는 성남시민건강박람회가 있으며, 2018년도에는 특별히 지역경제 활성화와 글로벌 의료관광도시로서의 지역


브랜드 강화를 위하여 국제의료관광컨벤션을 개최하기도 하였습니다. 성남시한의사회는 시민건강박람회의 실무추진위원으로서 참여하고 있으며, 매년 행사에서는 ‘한의 건강 상담관’ 부스 운영을 통해 성남 시민을 대상으로 한의 무료 건강 상담과 한약재, 한방차 홍보를 진행하였습니다.

작년 9월 성남시청에서 열린 국제의료관광컨벤션에서는 자생한방병원, 올댓코리안메디슨, 건강나눔협동조합과 함께 ‘글로벌 한의약 건강체험관’을 운영하였으며, 부스 방문자를 대상으로 건강 관련 상담, 추나요법, 체형측정과 체형유지 교육 등 각종 체험 활동을 제공하고 한의약 및 관련기관 홍보를 진행하였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행사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시민들이 한의약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인식하고 접근성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시청 등 관과의 실질적인 연계방안을 마련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국회의원, 성남시장선거 후보자 초청토론회, 간담회등 정치행사유치

정치계와의 연계부분입니다.

성남시한의사회는 두번의 국회의원선거와 두번의 성남시장선거에서 후보자들을 초청하여 정책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한의계의 주요 이슈를 놓고 후보자들에게 질문과 대답을 듣는 방식으로, 정치인들이 늘 우리 한의약을 잊지않고 챙기도록 인식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시의회나 국회의원들과의 간담회도 수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의약 보건의료정책 협의회

정,관,학이 모두 모이는 자리입니다.

년 1-4회 시청의 공공의료정책과장과 각구 보건소 보건행정과장, 한의대의 교수님들, 때론 시의회 의원을 모시고 우리 한의계와 정, 관, 학의 소통의 장을 마련합니다. 이 회의를 통해 우리 한의사회의 사업과 이슈등을 소개하여 사업들을 이뤄나갑니다.


성경에 한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사람이면 맞설수 있나니 세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 하느니라(전도서4:12)는 구절이 있습니다.

정(정치계), 관(공공기관), 학교(학)의 삼겹줄과 협회, 학교(학회), 로컬의 삼겹줄은 매우 중요합니다.이것이 우리의 강력한 비대칭전력이 됩니다. 회원들끼리의 화합과 지역 한의사회에 대한 적극적 관심이 절실합니다. 아담쉐보르스키가 말한 전환의 계곡(valley of transition)을 상기해 봅니다.

변화의 시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 갈매기 조나단처럼 임계점을 돌파하여, 지금은 생각지 못한 더 큰 비전을 바라보는 우리 한의계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일 제쳐두고 열과 성을 다해 한의약을 위해 일해주신 역대 성남시한의사회 선배님들과, 우리 성남시 한의사회 20명의 임원여러분들, 반장님들, 그리고 사무국 두분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가즈아 성남시한의사회! 가즈아 한의약!

 

김성욱 / 성남시한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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