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한의학전문의 연구, “연구 객관성 부족” vs “다양한 단체 의견 수렴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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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한의학전문의 연구, “연구 객관성 부족” vs “다양한 단체 의견 수렴할 것”
  • 승인 2019.05.2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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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한의협-한전협, 제2차 전문의제도 개선 간담회 개최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전문의들이 통합한의학전문의 연구를 수행하는 곳이 한의학정책연구원이라는 이유로 객관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협회 측은 공청회를 통해 여러 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답했다.

지난 19일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최혁용)와 대한한의사전문의협회(회장 정훈)는 협회관 4층 약침학회강당에서 제2차 전문의제도 개선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통합한의학전문의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곳이 한의협의 산하기관이기 때문에 연구의 객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협회 측은 “여러 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며 “지켜봐 달라”고 답했다.

정훈 회장은 “전문의제도 개선과 관련한 연구용역을 수행하는 곳이 한의학정책연구원이며 이는 한의협 산하기관인 것으로 안다”며 “연구의 발주처와 수주처가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중에 전문의는 몇 명인가. 또한 연구의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의 제3자가 존재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은경 한의학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연구진은 한의계인사로 구성되어 있다. 보사연에 한의제도개선이나 교육개편을 관련해 요청했지만 공공기관은 협회의 요청에 따라 연구를 진행할 수 없다는 답을 들었다”며 “이 연구는 전문의들을 비롯한 이해단체들과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묻고 이를 바탕으로 아젠다를 만든 뒤, 이 아젠다에 한의협의 의견을 기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연구진의 의견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연구과정을 지켜봐달라”고 답했다.

통합한의학전문의 경과조치 300시간의 교육은 양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한의협은 교육의 시간보다 질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미덕 부회장은 “경과조치를 통해 나온 통합한의학전문의들에게 어떤 수준을 담보할것이냐의 문제가 있다”며 “온라인교육으로 수준을 정하는 것이냐는 지적도 있다. 그런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할 것이다. 일차의료전문가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여러분이 우리의 일차의료전문의는 이 정도 수준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해달라”고 말했다.

이은경 부원장은 “전문의의 자격제한을 두지는 말되 질은 조절하자는 것이고, 이는 8개 분과 전문의와 이야기 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박정환 대한한의사전문의협회 정책이사는 “그렇다면 경과조치 기준으로 2년 동안 3000시간을 이야기해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인가”라며 “인턴 1년만 해도 대략 7000시간인데 300시간은 갭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송미덕 부회장은 “내 개인적인 의견과 실제 정책 추진은 다르다”며 “시간보다는 어떤 내용을 어떻게 배우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확히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무조건 반대하지는 말아달라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지난 2009년에 합의가 끝난 사항을 협회가 다시 언급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전공의협의회에서 정책국장으로 활동했었다는 조현철 전문의는 “이 이야기는 지난 2009년도에 논의가 끝났다”며 “이미 지금처럼 여러 번 토론하고 같은 것을 논의하다가 경과조치 없이 전문의는 연구와 논문 중심으로 가고, 일반의는 인정의제도로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문의제도를 운영하는 것은 한의학회이고, 협회는 정책을 하는 곳”이라며 “신졸자들을 위한 일차의료 보수교육이 필요하다면 교육을 하고, 인정의제도를 추진하려면 추진해라. 그러나 협회에서 추진하는 일반의 교육과정에 전문의라는 타이틀을 붙이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송미덕 부회장은 “통합한의학전문의의 교육과정에는 협회가 관여하지 않는다. 그것은 학회가 할 것”이라며 “한의학회 내에 전문의제도개선위원회가 있는데 그동안은 가동하지 않았다고 한다. 원래 학회에서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협회에서 진행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협회와 회원들간의 소통 문제도 지적됐다.

엄태민 대한한의사전문의협회 총무이사는 “최근 첩약의보나 제제분업과 관련해서도 협회와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며 “협회가 어떤 정책을 추진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대체로 어느 정도 진행이 된 다음에 듣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통합한의학전문의 추진한다고 하니 일단 감정이 상하고, 납득이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이어 “협회 안을 보면 전문의들의 안이 들어가 있지 않고, 경과조치는 통합치의학전문의보다 더 파격적”이라며 “치과처럼 임시총회에서 날치기로 통과시키지 않기 위해 의견을 수렴한다고 하는데 이야기를 들어도 반영이 되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은경 부원장은 “협회의 안은 전문의의 기준을 치협 수준으로 완화해서 일차의료전문의를 양성한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다”며 “전문의제도심의위원회에서 이를 검토하는 과정을 만드는데 신경 쓸 예정이다. 이는 한의계 내에서 공감대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훈 회장은 “대한한의사전문의협회에서 한방병원의 인턴과 레지던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응답자의 20%~30%가 통합한의학전문의 자격을 가질 수 있다면 기존의 수련을 포기하겠다고 답했다”며 “이러한 부작용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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