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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가 주장하는 통합한의학전문의 제도란 진정 전문의 제도 '개선'을 위한 것인가
2019년 05월 09일 () 07:17:21 정훈 mjmedi@mjmedi.com
   

정훈

대한한의사전문의협회 회장

최근 통합한의학전문의 신설과 경과조치를 통하여 전문의 중심 정책으로 전환하겠다고 협회측에서 주장하고 있다. 10년 전 한방가정의학과 사태와 비슷한 상황으로, 협회는 과목 신설에 대한 근거로 면허의 전문성 확보와 전문의 중심의 정책 추진 전환 등을 들고 있으며, ‘기회의 평등’이라는 명목하에 현 한의대 재학생까지 아우르는 6년 이상의 경과조치를 주장하고 있다. 또한 한의사와 진료량이 유사한 치과에서 내부적으로 산정하고 있는 적절 전문의 비율(25%)과 양방(77.9%)의 사례와 비교하여 50% 내외의 전문의 배출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하여 협회가 주장하는 경과조치 및 제도 개선법 등에 대한 반박과 비판 등에 대해 서술하고자 한다.

 

1. 전문의 수련 과정과 경과조치에 대하여

수련병원에서 실시되는 전문의 수련 제도는 결국 교육과정의 연장선으로 봐야 하며, 전문의 인력의 확대는 교육제도의 혜택을 위한 ‘수련기회의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러나 그 방법에 대해서는 단체간 이견이 심한 상황이다. 전문의가 부족하다는 주장에 대해 현재의 전문의 현황을 분석해 보면, 전문의의 부족은 양적 부족과 질적 부족으로 나눌 수 있다. 일단 전문의 수 부족에 대한 논의에 앞서 일차적으로 협회는 전문의 수 증가에 대하여 적절한 전문의 비율에 대한 확실한 근거와 산정 이유를 밝혀야 한다. 제도 개선에는 그 수치에 맞는 합당한 근거와 필요성에 대한 산정 이유를 제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수 증가가 필요하다면 어떤 근거에 의해 어느 선까지 증가하여야 하는지, 과목별 수요에 대해 각 과목별 전문의 충원율과 그 수요에 대한 산정 근거 등을 명확하게 제안하여야 할 것이다. 이것이 제도 개선방법이나 경과조치 등을 논하기 앞서 먼저 제시되어야 할 부분이다.

또한 양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증가 후의 질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적절한 관리를 위하여 전문의 현황 및 질적 역량 요구 지표 등을 각 과목 분과학회, 한의과대학, 한방병원협회 측과 함께 질적 유지를 위한 필요 지표를 우선 개발 후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한 바이다.

현재 협회가 주장하는 경과조치 위주의 전문의 증설은 양적 충족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데, 상대적으로 부족한 300시간의 교육 시간 등으로 인한 질적 수준의 결여 등으로 적절한 전문의 역량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문의는 'specialist'로서 '한의사 중 해당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대상에 자격증을 부여한 집단' 인데, 부족한 교육 시간으로 전반적인 전문성과 질적 역량이 하향 평준화된다면 오히려 각종 정책에 대해 기존 전문과목 전문의의 배제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전반적인 전문의 집단의 질적 하향을 불러올 수 있는 경과조치 위주의 정책은 재고되어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수련 인프라 및 수련시설 충족 등으로 인한 질적 향상 방식을 추구하여, 선호도의 증가·역량 중심의 수련 환경 등을 통한 지원 인원의 증가·수련의의 노동환경 및 처우 개선 정책의 확대의 방법을 통한 전문의 증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상기 방법을 통한 제도 개선은 질적 향상 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수련기관의 배출 가능 인원 또한 자연적으로 증가하게 만드는 방법이므로 결과적으로 질적인 면과 양적인 여건 모두를 충족하는 방법이다.

또한 협회가 주장하는 ‘기회의 평등’ 측면에서의 경과조치 확대는, 2002년 전문의 첫 배출 후 ‘수련 기회’에 대한 제도적 자격 제한 등이 존재하지 않았기에 어불성설이다. 전문의 수련과정의 경우 제도 시행 이래로 한의사 자격증을 가진 모두에게 문호가 개방되어 있으며 현재도 졸업한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본인의 학문적 혹은 경험적 필요성에 의해 수련과정에 들어가는 한의사도 존재한다. 이는 기회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선택에 따른 결과로 보아야할 것이며, 한의과대학의 입학 정원에 따라 차점자가 입학을 하지 못 했다고 하여 한의과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사람에게 한의사면허를 부여할 수 없는 것처럼 병원의 경쟁률이 높거나 수련인원이 적어서 수련을 못 했다는 것은 경과조치의 이유가 될 수 없다. 무분별한 경과조치는 오히려 4년간의 수련과정을 통해 자격증을 획득한 기 전문의들에 대해 역으로 형평성의 문제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또한 충분한 논의 없는 과목 신설과 경과조치가 과연 경과조치 직후의 지속가능한 수련 환경의 증대나 수련 대상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 전문의 제도 관련하여 제일 큰 문제점은 결국 병원급 수련기관의 수익성 악화와 그에 따른 수련 환경의 악화인데, 신설되는 과목이 원 내에서 확실한 포지션과 전문성을 갖고 있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과목 신설이 수련기관의 수익성 악화를 방지하고 그에 따른 수련 환경의 악화를 방지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선(先) 환경 개선 없이는 과목을 개설하더라도 그에 따라 수련의 모집이 늘어난다고 보기는 힘들며, 과목이 신설되더라도 수련 환경의 악화는 지속될 수밖에 없고 결국 신설 과목은 단순 ‘경과조치용’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신규 전문의 과목을 신설하고자 한다면, 현 수련병원이 신규과목을 수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부터 확인을 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병원에서 해당 과목의 수련 T/O 및 교원 충원 등 향후 지속 가능한 수련환경의 조성이 선행되어야 할것이며, 추후 새로운 과목 신설시 필요한 지도교수 확보를 위한 임용 계획서와 예산 확보 계획 등의 기준을 충족한 수련기관이 신규 과목 도입이 가능하게 하는 등의 논의가 필요하다. 그와 동시에 수련병원 기준 완화, 수련의 처우 개선 등 인프라 개선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과목 신설과 함께 이것에 대한 논의가 선행되지 않으면, 결국 경과조치 적용 이후 세대에는 '사다리 걷어차기'가 될 수밖에 없고, 이후에 신설과목이 수련기관 내에 전문과목 수련과정으로 정착하는 것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 해외 사례를 들어 주장하는 보건소, 의원급 의료기관 등을 통한 수련 과정 도입은 전문의 배출의 질적 하향, 수련기관 선정 기준, 기관별 역량 기준의 모호성 등 문제가 매우 많으며, 국내 다른 어떤 의료계에서도 채택하지 않은 수련 과정으로, 병원급이 아닌 의료기관에서의 수련과정 도입은 받아들일 수 없다. 전문과목의 수련은 원칙적으로 입원 병상을 보유한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이뤄져야 하는게 원칙이며,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양방의 가정의학과와 치과의 통합치과 또한 동일하다.

 

2. 협회가 주장하는 일차의료 전문 인력에 대하여

협회는 지난 3월 말 대한한의사전문의협회(이하 대한전협)의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일차의료 전문가의 양성 필요성을 피력하며 일차의료 전문의의 정의를 “일차의료의 기본 속성인 포괄성, 지속성, 지역사회 가족기반 진료, 최초접근성 등과 같은 영역의 전문 역량을 갖춘 전문인력‘ 이라고 정의하였다. 그러나 현재 한의계 내의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일반의는 약 88%로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 아니며, 현재 로컬 한의원을 중심으로 하여 합당한 일차의료를 국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신설된 통합한의학전문의와 현존 일반의의 진료영역과 전문성의 차이가 불분명하다면 현 시점에서 일차의료는 전문 인력이 필요한 영역이 아니라고 사료된다. 전문성을 요구하지 않는 영역의 경우 불필요하게 전문의 과정을 밟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은가.

또한 협회 측은 일차의료 전문의는 3년에서 5년 정도의 수련 기간을 요하는 것이 일차의료에서 적절하다고 하였는데, 일차의료를 위한 전문의를 경과조치 300시간으로 대다수를 채우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논리이다. 경과조치 없이 해당과목을 필요성에 따라 만든다면 문제가 없으나, 다수를 경과조치로 받아들이고 그 이후 해당 인원을 수련시킬 병원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배출될 일차의료 전문의들은 경과조치 대상자들에 비해 극소수일 수밖에 없다. 이에 실질적으로 해당과목 전문의가 3-5년의 수련을 적절히 이수했다고 평가하기 힘들다. 게다가 경과조치 인정기간이 협회장이 주장하는 대로 6년 가까이 학부생 전체를 대상으로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해당과목은 3-5년의 적절한 수련과정을 밟은 자가 아닌 경과조치자로 채워지게 된다. 결국 그렇게 되면 향후 1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적절한 수련을 받은 일차의료 전문의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일차의료 전문의에게 일차의료에 대한 합당한 ‘전문성’을 과연 찾을 수 있는가?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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