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서 속 식치문화…시대변화에 따른 현대적 계승 연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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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 속 식치문화…시대변화에 따른 현대적 계승 연구 필요”
  • 승인 2019.05.0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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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한의학연, ‘식치(食治), 건강의 지혜를 궁(宮)에서 배우다!’ 왕실식치세미나 개최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동의보감 등의 고서에 기재된 약선식치 전통사상과 이를 현대적으로 계승해나가기 위한 노력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지난 1일 춘원당한방박물관에서 제5회 궁중문화축전을 기념해 ‘식치(食治), 건강의 지혜를 궁(宮)에서 배우다!’를 주제로 왕실식치세미나를 개최했다.

조미숙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교수는 ‘동의보감 속의 약선과 식치’ 발표에서 약선과 식치의 개념을 소개했다. 그는 “약선과 식치는 둘 다 음양오행의 동양전통사상에 기초해 음식과 약재를 함께 사용하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그러나 약선은 식재료를 주로 하여 맛과 조리를 강조한 건강한 일상식의 개념이라면, 식치는 약재를 주로 하여 질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 적합한 식재와 조리법을 통한 치료를 목표로 한다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의보감은 음식으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방법에 대한 기록이 수록돼있다”며 “인간의 몸이 음양오행의 조화가 잘 이뤄지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고 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약선식치의 전통사상을 현대적으로 접목하기 위해서는 환경변화에 따라 식생활이 변하고 계절음식의 개념이 사라지는 등의 변화를 인식해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차웅석 경희한의대교수는 ‘승정원일기의 왕실식치’를 주제로 한 강의에서 “승정원 일기에 따르면 인현왕후 민씨가 농즙이 나오고 오심과 구토증상을 보이며 기력이 허하기에 육군자탕에 인삼차를 먹게 한 기록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음식과 자연약재를 통해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추구하는 종합적인 생활습관은 왕을 중심으로 민간으로 전해지며 하나의 패턴으로 정착했다”며 “이러한 패턴을 이루는 건강한 의료문화의 출발점이 왕실”이라고 말했다.

송동진 한국약선연구원 부원장은 한의 운기학에 입각한 약선식단 구성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춘분부터 소만 전날까지를 기해년 6기 중 제2기라고 한다”며 “이 시기에는 이른바 허사(虛邪)에 의해 찬 기운이 위장으로 들어가 명치아래 통증이 발생하고 뱃속에 가스가 차며 식욕이 감퇴하는 등의 질병이 생기기 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제내경에 따르면 이 시기에 우리 몸은 봄에 적합하도록 땀구멍이 열려있지만 찬 기운이 쉽게 들어와 질병이 생기기 쉽다”며 “이를 위해 맛이 달고 성질이 뜨거운 재료를 주관식품으로 해서 찬 기운을 물리치고, 매운맛과 신맛, 짠맛 등을 보좌식품으로 요리법을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 원리에 입각해 만든 홍합피단죽, 죽순과 연근을 넣은 영계찜 등과 이러한 음식의 방제학적 해설을 소개했다.

이외에도 신성미 한국선비음식문화원식치원장은 이석간 경험방과 식치 처방 응용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동아정과와 동아청주, 전약, 수정냉도회를 시음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조정은 경희대 사학과 교수, 고희정 과천 약촌미가한의원장, 김규리 아팅바이오 대표이사 등이 패널로 참석해 지정토론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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