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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87세 마약운반책이 말하는 가족
영화읽기┃라스트 미션
2019년 04월 26일 () 06:56:34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요즘 뉴스를 보면 마치 우리나라가 ‘마약공화국’이 된 것이 아닌가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연일 마약 관련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유명한 연예인을 비롯하여 재벌가 사람들이 마약사범으로 적발되는 것을 보니 영화에서 늘 보던 이야기들이 현실이었음을 알게 되면서 ‘마약청정국’이라는 말도 이젠 옛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사실 최근 상황들을 접해 보면 꼭 그렇지도 않지만 마약은 일반 서민들이 접하기 힘든 물품이라 영화에서는 많은 사건들을 발생시키는 주요한 소재로 많이 사용되고, 마약밀매상 또는 마약중독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이번에 소개할 <라스트 미션>이라는 영화는 지금까지 별다른 비중이 없었던 마약 운반책을 주인공으로 하며 이전 영화들과 달리 마약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

   

감독 :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 클린트 이스트우드, 타이사 파미가, 브래들리 쿠퍼, 마이클 페나

꽃 재배 농장을 운영하는 얼(클린트 이스트우드)은 인터넷 쇼핑 등의 여파로 인해 농장을 압류 당한다. 그 후 외손녀 지니(타이사 파미가)의 결혼 파티에 참여하지만 가족에게 큰 환영을 받지 못한다. 그 때 한 사람이 얼에게 운전만 하면 되는 일을 소개하고, 얼은 그들이 시키는 대로 마약을 운송하게 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얼은 그 일로 어마어마한 운송비를 받게 되고, 그 돈을 손녀의 결혼식 비용에 보태게 된다. 그 후 그는 돈이 필요한 일들이 발생할 때마다 마약을 운송하게 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칭송을 받게 된다.

영화의 원제는 ‘노새’ 또는 ‘마약운반책’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The Mule>이다. 이렇게 제목만 봐도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있는 <라스트 미션>은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서도 설명하고 있듯이 87세 마약 운반원의 실화를 중심으로 제작된 영화이다. 설마 노인이 마약을 운반할까라는 헛점을 십분 활용하여 경찰의 눈을 쉽게 피할 수 있었던 믿기 힘든 이야기에 가족이라는 소재를 더한 <라스트 미션>은 감독과 주연 모두 소화해 낸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작품이다. 1930년생으로 우리 나이로 90세인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자신과 비슷한 연배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그간의 작품에서와 같이 소위 한국전 참전용사임을 자랑스러워하는 꼰대 할아버지로 인터넷만 하는 젊은 세대를 안 좋게 보지만 나중에는 그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법을 배우는 등 세대 간 갈등을 서서히 이겨내는 모습을 유쾌하게 표현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결말로 끝이 나고, 영화의 주제 역시 명확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노장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여유와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자신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된 경찰과 일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장 감독의 작품이라고 해서 지루하다는 편견을 가질 수도 있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그간의 연출력을 다시 한 번 뽐내면서 멋진 작품을 선사하고 있다. 그래서 결코 <라스트 미션>이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되지 않기를 기원하며 명MC인 90대 송해님처럼 영화계의 90대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또 다른 작품이 기다려진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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