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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보험 추나 20회 제한 없다? 현실적으로 청구 불가능”
장기진료환자 진료 제한…일부 대형한방병원만 이득이라는 주장
2019년 04월 18일 () 07:03:30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국토부가 지난 9일 한의사의 소견이 있다면 연 20회 이상 추나를 실시할 수 있다고 해명했지만 한의사들은 이를 실질적으로 청구하는 것은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한의협의 대응이 미진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5일 국토교통부는 추나요법의 건강보험 급여화를 앞두고 자동차보험에서 추나요법의 시술을 환자 당 연 20회로 제한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행정해석을 발표했다. 이에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 8일 성명서를 통해 “자보 환자 추나 20회 제한은 환자의 치료권을 박탈하는 졸속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회원들은 시술제한이 없던 자동차보험이 제한된다면 장기치료자를 진료하는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A 한의사는 “자보에도 추나 시술횟수를 20회로 제한한다면 앞으로 추나의학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해도 될 정도라고 생각한다”며 “20회 안에 해결되는 질환도 있겠지만 디스크나 퇴행성 질환은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추나는 만성질환에 강점이 있지만 횟수가 제한된다면 디스크나 퇴행성 질환에서는 호전이 미비할 것이고 환자들 사이에서는 추나치료가 효과없다는 인식이 깔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기내원 환자에게 구조적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가짜 환자 취급하는 양방과는 달리 한의사는 기능적 접근을 해야하며, 환자의 만족도를 올리면서 꾸준히 관리 해주는 장점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B 한의사는 “한방병원과 한의원에 내원하는 자보환자 중 추나치료를 20회 이상 받는 환자군은 전체 자보환자의 10% 정도”라며 “그러나 20회를 넘어가는 환자군은 대부분 장기치료자로, 이들은 추나 외에 침구치료와 물리치료를 동반한다. 시술 제한이 생기면 환자들이 한의원에 내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추나 청구가 침구치료와 물리치료 청구에 제한을 야기할 수 있기에 자보 청구금이 최소 20%는 감소할 것 같다”고 밝혔다.

C 한의사는 “자동차보험으로 추나치료를 연 20회 이상 받아야 하는 장기치료자들이 있는데 추나시술이 제한된다면 이는 한의사의 진료권과 환자들의 치료권을 빼앗는 행위”라며 “한 주에 2회나 3회정도로 증상에 따라 조절해가며 6개월 이상 진료 받는 환자도 있다. 한의사 뿐 아니라 환자입장에서도 곤혹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한의사들의 반발에 지난 9일 국토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교통사고 환자에 대해 20회를 초과하는 한방 추나요법의 시술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다”며 “자동차사고로 인한 치료기간 중 20회의 추나요법을 기본적으로 인정하고, 진료상 한의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이 있을 경우 추가적인 시술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의협은 회원 안내문을 통해 “추나 실시 시간을 기재하는 문제 역시 환자 재원시간 등으로 기재할 수 있게 변경했다”며 “이미 발표된 것은 예고기간동안 유지하되 추후 확정 고시안에서는 실시시간 기재에 관한 조항을 삭제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회원들의 우려는 여전했다. 한의사의 소견으로 수가를 청구하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다.

A 한의사는 “자보를 청구해본 한의사라면 다 느끼겠지만 소견서를 쓰면 해준다기보다 심사에 참고하겠다는 경우가 많다”며 “같은 예로 첩약은 사고 당 21일까지 보장되고 있는데 소견이 있으면 그 이상도 처방이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로 소견을 쓰더라도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이를 위해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고 심사를 받는다는 것은 정신적으로나 시간적인 소모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청구를 하지 않아서 얼마가 손해가 될지 예측이 불가능하지만 추나 시간으로 실사를 받고 진료차트를 복사해서 내라고 한 뒤 결국은 치료비를 못 받을 것이 자명하다”고 밝혔다.

B 한의사는 “한의사의 소견으로 추가 치료 가능성을 열어두었다고 하지만 결국 이를 청구할 때 가능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환자의 진단명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20회 이상 시술이 가능한 진단은 외상성 추간판 파열 등으로 예상되지만 이를 진단하려면 영상기기가 동반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한의사가 영상기기를 사용할 수 없는 만큼 의사와의 협진이 없는 한의사의 단독소견으로 20회 이상 추나 수가를 청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추나 횟수제한이 로컬의 한의원 원장에게 피해가 큰 반면 일부 대형한방병원이나 업체에게만 이득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A 한의사는 “추나 치료를 표방하는 한방병원에 들렸다가 내원하는 환자들이 추나보다는 약침위주로 치료받는 경우를 자주 본다”며 “추나와 약침이 동시산정이 되지 않는 조건을 개선하지 않고, 추나 치료만 20회로 제한하게 되면 제한없이 약침치료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형한방병원에서 한의원에 약침을 공급하는데 양방 제약회사에서 나오는 주사액과 비교하면 말도 안되는 수준으로 비싸다”며 “이는 결국 비싼 약침액을 공급하는 일부 업체만 이익을 보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소견서와 관련해서도 대형한방병원은 X-Ray 등의 진단도구와 청구팀이 따로 있으니 20회 이상 시술이 가능할 것 같다. 로컬의 원장으로서 상대적 박탈감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또한 국토부와 한의협의 협상과정이나 대응이 미진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앞서 협회는 지난 7일 회원들에게 안내문을 통해 “국토부의 행정해석은 협회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국토부와 심평원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국 시도지부장들은 지난 8일 성명서를 통해 협회의 대응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이들은 “추나급여화 건이 건정심을 통과한 이후 수많은 회원들이 우려해온 것이 현실로 발발했다”며 “이는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중앙회 담당 임원에게 그 방만한 대처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모 지부장은 “갑작스레 나온 문제가 아니라 작년 11월부터 시도지부장을 비롯해 일반회원들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협회가 아무것도 안하지는 않았겠지만 안이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B 한의사는 “모든 정책은 장밋빛 미래와 함께 최대한의 부작용을 염두에 두고 진행해야한다”며 “협회는 자보 추나 제한을 국토부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만일 그렇다면 협회가 무능한 것이고 알고도 진행했다면 충분한 설명 없이 협상을 진행해 일반회원들을 기만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한이 없던 자보 환자 추나치료에 제한이 생긴 이상 자보에서 한의치료의 총 금액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는 곧 전체 한의계 파이의 축소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C 한의사는 “협회가 국토부와 이전에는 어떤 이야기를 했었는지, 자보와 관련해서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었는지는 모르겠다”면서 “만일 몰랐다면 이전에 국토부와의 대화가 부족했던 것일 수도 있다. 일선 한의원의 손해가 막심할 것으로 예상되어 협회의 책임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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