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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케랄라산림연구소 식물원(1)
세계의 약용식물 여행스케치(33)
2019년 03월 08일 () 06:00:44 박종철 mjmedi@mjmedi.com
   

박종철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인도 남서부에 위치한 케랄라 주의 주도인 티루바난타푸람(Thiruvananthapuram)에서 네루열대식물원의 약초 조사를 마치고 다음 목적지인 케랄라산림연구소(Kerala Forest Research Institute) 식물원으로 가기 위해 국내선 비행기로 코치를 향해 떠난다.

코친(Cochin)이라고도 부르는 코치(Kochi)는 향신료의 도시다. 케랄라 주에 있는 도시로 말라바 해안을 따라 자리 잡고 있다. 오래전부터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이 향신료 하나를 구하기 위해서 찾아오던 곳이다. 향신료를 놓고 치열한 각축이 벌어졌던 제국의 난장 같은 곳이기도 하다. 대항해시대가 열리자 포르투갈과 네덜란드, 그리고 영국의 상인들이 앞을 다투어 이곳의 후추를 유럽으로 실어냈다. 전 세계 후추 필요량의 4분의 1이 이곳에서 거래될 만큼 후추의 생산지와 집산지로 유명하다. 2천년 이상 지속되어온 후추 교역에는 유대계 상인들이 한몫을 하였다. 향신료를 구하기 위해 찾아왔다가 정착하기도 했던 유대인의 흔적도 이 도시에서 찾을 수 있다.

식물원은 연구소 안에 있으며 1975년에 설립한 케랄라산림연구소다. 이 연구소 식물원은 약용식물구역을 비롯하여 수목원, 난초 정원, 나비 정원, 곤충 자료관, 박물관 등으로 구성하고 있다. 약용식물구역은 다양한 약초를 화분에 심어 재배하고 있고 목본식물도 많다. 화분 속에다 약초를 키우다 보니 식물 구역이 잘 구분되어 있었다.

여기서 카더몬(cardamon)으로도 부르는 한약 식물인 소두구를 처음으로 촬영했다. 꽃이나 열매는 아직 없었지만 지상부를 여러 장 찍어뒀다. 두 군데 화분에 담겨져 있는 소두구의 외형은 평범한 일반적인 생강과(科) 식물과 비슷한 모양이었다. 강장, 최음, 담즙분비 촉진작용이 알려져 있고 향신료로 애용하는 약용식물이다. 카더몬은 특히 사프란 다음으로 고가에 거래하는 향신료로서 매운 맛이 강하다. 북유럽에서는 빵, 페스트리, 케이크의 풍미를 더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피클용으로도 활용한다.

타마린드나무가 자라고 있다. 이 식물은 아프리카가 원산지다. 그리고 인도, 동남아시아, 미국 등에 걸쳐 재배되고 있다. 태국 북부지방의 대표적인 열대과일인 타마린드는 꼬투리콩 같은 열매 모양이 커다란 땅콩처럼 보인다. 열매 안에 곶감 살과 비슷한 끈적끈적한 과육이 있다. 이 열매는 요리의 산미료나 식품첨가물에도 이용하고, 시럽, 청량 음료수로 가공하는 등 이용 범위가 넓다. 우리나라 <식품공전>의 ‘식품에 사용할 수 있는 원료’부분에 ‘타마린드’라는 명칭으로 수재되어 있어 식용이 가능하다. 한방에서 산두(酸豆) 또는 산각(酸角)이라고도 부르는 타미린드는 여름철 더위를 제거하고 체한 음식물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고, 열사병의 예방, 식욕부진, 임신구토, 변비 치료에 도움이 된다. 말라바타마린드로 부르는 Garcinia gummi-gutta도 이 식물원에 자라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원산지이며 당뇨, 천식 치료에 도움주는 약초다.

아다(Acacia catechu)가 보인다. 껍질을 제거하고 가지와 줄기를 말리고 달여 농축한 것이 한약 해아다(孩兒茶)이다. 해아다는 동의보감에서 ‘성질은 차며 맛은 쓰고 달며 독이 없다. 모든 상처의 독을 치료 한다’고 설명한다. 다른 한의학 문헌에도 ‘열을 내리고 담을 삭이며 출혈을 멎게 하고 소화를 도우며 새살이 돋아나게 하고 통증을 완화시킨다. 담열로 기침을 할 때 여러 가지 원인으로 피가 나는데, 소아의 소화 불량증, 구내염 등에 쓴다’고 기재하고 있다.

전람(滇欖, Canarium strictum)은 수지(식물체로부터의 분비물 또는 상처로부터의 유출물)를 약용하거나 상업적으로 이용하며 그 수지를 흑다마르(black dammar)라고 부른다. 한자인 람(欖)은 감람나무를 뜻한다. 감람나무 학명은 Canarium album으로 열매를 식용 및 약용한다. 감람나무의 열매는 올리브 열매와 비슷해서 성서에도 소개되어 있는데 이는 올리브나무를 감람나무로 잘못 번역한 것으로 생각한다. 한방책에는 감람의 효능으로 ‘주독(酒毒)을 풀어준다’라며 술 마시고 난 뒤에 감람 열매가 좋다고 설명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부스어로 부르는 열대나무인 Chrysophyllum cainito는 과일을 반으로 자른 단면을 보면 씨와 과육의 모양이 별처럼 생겼다고 해서 스타애플이라고 하고 하얀 우유빛 색상의 과즙이 나오므로 밀크프루트라고도 한다. 스타애플은 말랑 말랑하므로 껍질을 조심스럽게 벗긴 후 풍부한 과육을 스푼으로 떠먹으면 된다. 과육은 반투명한 젤리모양으로 신맛이 전혀 나지 않고 달다. 이 나무 잎으로 만든 허브차는 당뇨병이나 관절 류머티즘의 치료용으로 이용해 왔고, 나무껍질은 강장제나 각성제로 그리고 달인 나무 껍질은 기침을 멈추는데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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