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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그녀들의 권력을 향한 집념
영화읽기┃더 페이버릿 : 여왕의 여자
2019년 03월 08일 () 06:00:07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레오나르드 디카프리오는 <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 자>라는 영화로 2016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사실 그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4번이나 노미네이트 되었지만 수상을 하지 못해 거의 ‘이번에는 줘라 줘’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였는데 때마침 5번째 후보로 오른 시상식에서 상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여자 디카프리오라고 불릴 수 있는 배우 글렌 클로스가 7번째로 노미네이트가 되었지만 수상하지 못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공교롭게도 남녀주연상 모두 첫 번째로 후보에 오른 배우들, <보헤미안 랩소디>의 라미 말렉과 <더 페이버릿 : 여왕의 여자>의 올리비아 콜맨이 수상의 영광을 얻었다. 이 중 올리비아 콜맨은 수상소감을 통해 글렌 클로스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기도 했었다. 그녀가 출연한 <더 페이버릿 : 여왕의 여자>는 제목에서도 직감할 수 있듯이 우리나라 사극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실세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암투를 미묘하게 그린 영화이다.

   

감독 : 요르고스 란티모스

출연 : 올리비아 콜맨, 레이첼 와이즈, 엠마 왓슨

절대 권력을 지닌 히스테릭한 영국의 여왕 앤(올리비아 콜맨)은 오랜 친구이자 권력의 실세 인 사라 제닝스(레이첼 와이즈)의 의견에 따라 정책을 결정한다. 이 때 몰락한 귀족 가문 출신의 애비게일 힐(엠마 스톤)이 왕궁에 들어온다. 그녀는 여왕과 사라의 관계를 목격한 후 자신의 신분을 상승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여왕의 총애를 받으려고 발버둥치기 시작한다.

실존했던 영국의 앤 여왕을 주된 인물로 다루고 있는 영화는 실제 역사 이야기 속에 주인공들의 갈등을 그리며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다. 혹시 그 당시 역사를 잘 알지 못할 경우 영화를 감상하는데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들 수도 있겠지만 <더 페이버릿 : 여왕의 여자>는 전 세계적으로 과거나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는 정치 파워게임이 주된 내용이기에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앤 여왕의 심리적 변화와 그녀를 이용하는 두 여자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본다면 이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왕궁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이다 보니 화려한 세트와 의상 등이 관객들의 눈을 흥미롭게 해준다.

또한 아카데미를 비롯하여 각종 영화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올리비아 콜맨은 신경질적인 성격을 비롯한 여러 성격 변화를 무난하게 소화하면서 실제 앤 여왕의 삶에 관심을 갖게 할 정도로 독특한 인물을 제대로 연기하고 있으며, 레이첼 와이즈와 엠마 왓슨 역시 여왕의 총애를 받기 위해 암투를 벌이는 두 여인 역을 실감나게 표현하며 영화 속 재미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큰 사건 없이 진행되는 영화라서 관객 입장에서는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아 가급적 캐릭터들의 심리묘사에 치중하여 감상하길 바란다. <송곳니>, <더 랍스터>, <킬링 디어> 등 난해한 영화를 연출했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작품이지만 <더 페이버릿 : 여왕의 여자>은 블랙코미디적인 요소를 가미하면서 뻔한 이야기로 끝내지 않고 아름다운 화면과 함께 묘한 여운을 느끼게 해준다. 2018년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과 2019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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