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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과 공익 준수해 한의학적 특수성 부각되는 병원 됐으면”
이진용 경희대한방병원장
2019년 02월 28일 () 07:10:13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한의학적 기초와 이론 교육 중요…의한협진 외래보다 입원환자에 도움

중풍에 치우쳐 새로운 질병에 소홀했던 점 인정…오는 3월 원외탕전사업 개시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지난 8일 이진용 교수가 18대 경희대한방병원장으로 취임했다. 한의계가 어려운 시기에 병원장을 맡았지만 경희대한방병원만의 저력으로 극복해나가겠다고 말하는 그를 만나 한방병원의 미래를 들어봤다.

 

▶병원장으로 취임하게 된 소감은 어떠한가.

   
 

최근 한의계가 많이 어렵다보니 주위사람들도 축하한다해야할지 위로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그만큼 한의계가 어렵고 병원이 어렵다. 병원이 어려워진 이유는 한의계가 국가적인 의료제도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특히, 선택진료가 폐지되면서 경영이 어려워졌다. 그러나 그동안의 한방병원으로서의 저력을 바탕으로 한의학의 기초와 이론에 입각한 교육을 충실히 해나간다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문재인대통령 주치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한데, 주로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나.

전공이 한방소아과이다보니 어떻게 대통령 주치의 자문위원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현재 김성수 전 한방병원장이 한방주치의로 있고, 이외에 주치의 자문위원이 6명 있다. 주치의나 주치자문의는 대통령 외에 그 가족들의 건강까지 관리한다. 나의 경우 대통령의 손주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대통령의 건강관리를 통해 국정수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이라고 생각해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병원장으로서 병원을 운영하는 원칙이나 소신이 있다면.

기본적인 원칙과 공익을 준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희의료원에는 한방병원 이외에 양방병원, 치대병원 등이 있어 의한협진 등에 대해 기대가 있었다. 의한협진 시범사업이 잘돼서 환자들이 양의학, 한의학의 구분 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최근에는 한의학이 비과학적이라 발전하지 못한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오히려 과학으로서 증명되지 못하는 한의학의 특징이 있다. 이러한 한의학적 특수성이 부각되는 병원이 됐으면 한다.

 

▶경희대한방병원만의 대표적인 특장점이 있다면.

경희대한방병원이 12년 연속 브랜드 파워 1위를 했다. 처음에는 나도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했지만 국민들에게서 한의학이 잊혀지면 안된다는 생각이다. 일반기업도 10년 이상 브랜드파워를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들었다. 12년 연속 1위라는 결과는 자만하지 말고 우리가 그만큼의 자격이 있나 되돌아보라는 뜻인 것 같다.

또한 경희대한방병원이 원외탕전사업을 시작한다. 아직까지 국내 한방병원에서는 한의사들에게 과립제를 공급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 유일하게 경희대한방병원에서 이러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오는 3월부터 외부 한의원에도 공급하기 시작한다. 다른 한방병원이나 로컬한의원에서 약을 의뢰하면 과립제형태로 약을 공급해주는 형식이다. 우리가 쓰고 있는 약을 외부에서 의뢰하면 이를 보내줄 수도 있고, 한의사가 직접 자신이 쓰는 약을 제제로 만들어달라고 요구하면 조건에 맞는다는 가정하에 그렇게 공급할 수도 있다. 최고의 한약재로 최고의 한약을 만들어 국민들이 안전하게 한약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경희대한방병원의 부족한 점이나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병원이 어려워진 것에는 제도적인 문제 이외에 내적인 요인도 있다. 예전에는 경희대한방병원의 중풍환자가 전체입원환자의 70% 이상이었다. 이에 새로운 질병영역을 개발하는데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처음에는 요양병원이 활성화되면서 한 번 위축됐다. 중풍환자가 줄어들면 새로운 환자영역을 개발했어야 하는데 이에 소홀했다는 것이 우리의 단점이라 생각한다.

 

▶최근 양방병원의 전공의가 과도한 근무시간으로 인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경희대한방병원의 근무환경은 어떠한가.

최근 전공의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수련의들의 근무환경은 좋아졌다. 전에는 수련의 휴가가 1년 동안 5일이었지만 지금은 14일이 보장된다. 수련의들도 자신들의 근무환경에 대해 직접 건의하면서 부당한 것들이 많이 해소됐다. 지난해 기준 우리병원의 병상이 183개였던 반면 수련의는 84명이었다. 수련의 한 명당 병동 두 개 정도를 담당하는 격이다. 또한 수련의 교육부장을 통해 수련의들이 겪는 어려움을 바로 해소하도록 시스템이 갖춰있다. 경희의료원의 경우 근무환경이 양호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협진시스템이 정착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현재 협진시범사업이 총 3단계 중 2단계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과정을 겪으면서 느낀 것은 협진은 외래보다 입원환자에게 더욱 중요한 것 같다. 환자들이 이리저리 이동하지 않으면서 수가에 대한 혜택도 누릴 수 있다. 협진사업을 소득원으로 생각해 과잉진료를 하는 경향이 생기고 있지 않은가 하는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보다는 환자들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조력자로서의 의한 협진이 되어야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협진 시의 중복진료비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확하지 않지만 초진은 30000원, 재진은 거의 15000원을 받는데 이는 대부분 국가재정에서 부담한다. 문제는 이 과정이 너무 번거롭다는 것이다. 내원 당일에 진료를 받아야 그러한 혜택을 보기 때문이다. 환자들이 접수를 위해 기다리다가 지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협진은 외래보다는 입원환자들에게 더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한의계에서 전문의제도가 정착 된지 20여 년이 되어간다. 전문의 제도에 있어 향후 어떠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한방소아과 전문의로서 이야기해보자면 최근에는 소아전문 한의원들이 많이 진료를 하고 있지만 양방처럼 전문성을 표방하기에는 절대적으로 미흡하다. 이는 출발할 때 문제점이 있었지 않았나 싶다. 침구과 전문의를 예로 들면 침구과라고 해서 침만 놓는다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국민입장에서는 좁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전문의제도가 20년 이상 진행되어 왔다. 이는 각 전문과별로 어떤 것이 문제였는지, 그리고 어떻게 교육해야할지 보완해나가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논의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병원에서 4년간의 수련과정을 거칠 수련의들에게 선배로서, 그리고 병원장으로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턴 1년 레지던트 3년을 거쳐 전문의가 된다. 나는 수련의가 이 병원의 주인이라고 생각한다. 수련의는 교육을 받아서 병원의 미래를 책임질 사람들이다. 수련의가 무엇을 배우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는 이러한 전문성을 가지고 환자에게 진료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병원에 요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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