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여성임원 30% 공표한 정부…한의계는?
상태바
공공기관 여성임원 30% 공표한 정부…한의계는?
  • 승인 2019.03.04 08: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한의학회 여성학회장 총 43명 중 3명…경단 등 어려움에 여성활동 저조 원인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한의학회 분과학회 44개 중 여성학회장이 있는 학회는 3개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정부가 공공부문 여성대표성을 제고하려는 뜻을 밝힌 상황에서 한의계가 이러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한의학회는 초대회장이 선출된 1958년부터 37대 현재까지 모두 남성이 회장이었으며, 현 임원 18명 중 여성은 김재은 제도이사와 이수진 표준이사 2명이었다. 또한 지난 24일 기준 총 43개의 정회원학회 중 여성이 학회장직을 맡고 있는 학회는 ▲대한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학회장 최인화) ▲대한한의학방제학회(학회장 김윤경)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학회장 조선영) 등 3개였다. 전체 학회장의 약 6.98%만이 여성인 셈이다.

이렇듯 한의학회의 임원진 및 학회장이 대부분 남성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유는 여성 교수의 수와 관련이 있다. 한의학회 임원진을 비롯해 학회장들의 과반수 이상이 대학 교수로 이뤄져있기 때문이다.

한의대 전임교원의 경우 전체 여성교원의 수는 적지만 세대별 격차가 많이 드러났다. 최근 몇 년간 한의학교육평가인증 등의 이유로 교수들의 임용이 많이 이뤄지면서 신규임용된 여교수가 증가한 것이다.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의 각 대학별 전임교원(정교수, 부교수, 조교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한의과대학(원) 12곳의 여성교수는 100명으로 전체 498명의 약 20.1%였다. 전체교수 대비 여성교수의 비율은 가천대학교가 37.5%로 가장 높았으며 교수직급이 낮을수록 여성교수의 비율이 커지는 양상을 보였다.

즉, 여성교원의 수가 학회 임원 및 학회장 수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한의대에서 젊은 여성교원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학회가 지속적으로 교수위주로 구성된다면 향후 성비에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공공기관의 여성임원을 30%까지 끌어올리는 등 여성 대표성을 높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여성가족부는 지난해부터 ‘공공부문 여성 대표성 제고 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있다. 이는 오는 2022년까지 ▲고위공무원단 10% ▲본부과장급 공무원 21% ▲과장급 공무원 20% ▲공공기관 임원 20% 등을 여성에게 할당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어 지난해 9월 4일 ▲국가직 과장급 공무원 16.4% ▲지방직 과장급 공무원 14.6% ▲공공기관 임원 14.3% ▲교장?교감 42.7% ▲정부위원회 40.7% 등 5개 부문에서 2018년도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부의 변화와는 달리 한의계에서 여성들의 회무 활동은 대체로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대한한의사협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34대부터 현 43대까지 대한한의사협회장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36명 중 여성출마자는 총 3명이었다. 이중 한의사협회장은 안재규, 엄종희, 유기덕, 김현수, 김정곤, 김필건, 최혁용 총 7명으로 모두 남성이었다. 현 43대 한의협 임원들의 성별을 조사한 결과 총 35명 중 여성 임원은 ▲최정원 홍보, 의무 부회장 ▲송미덕 학술 부회장 ▲이은경 약무부회장 3명이었다. 이는 대략 전체의 8.6%로, 지난해 기준 여성한의사가 21%이고 지난 2016년 기준 여성 국회의원 당선자가 17%인 것을 고려하면 절반가까이 낮은 수치다.

지부 역시 여성의 활동이 저조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8월 기준 전국 16개 시도지부 한의사회의 여성임원은 전체 490명 중 19명으로 전체의 약 3.8%에 불과했다. 평균적으로 중앙회를 제외한 각 시도한의사회에 약 30.6명의 임원이 있고, 이중 여성임원은 0.84명인 것이다. 그러나 올해 새로운 지부장이 선출되는 등으로 인해 지부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의계의 이러한 저조한 여성활동에 대해서는 그동안 여한의사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과 여성에게 집중된 육아 등이 원인으로 지적돼왔다. 이렇듯 여한의사의 수가 증가하는 상황에 발맞춰 한의계 역시 여한의사회장을 당연직임원으로 선출하는 등 적극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 상황이다.

김영선 여한의사회장은 “여한의사들은 출산과 육아로 시간이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취업난이나 경력 단절 등을 겪으며 개인의 경력을 쌓아가는 데 있어 뒤쳐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계속되기도 한다”며 “출신학교 동문모임을 통해 한의원을 운영하며 겪는 어려움이나 여한의사에게 적절한 치료방법 등을 공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여한의사회는 여한의사들을 위한 학술 행사 등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새내기 여한의사들을 위해 실질적인 교육과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