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이 이런 것도 가능한 줄 몰랐단 말에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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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이 이런 것도 가능한 줄 몰랐단 말에 뿌듯했다”
  • 승인 2019.02.2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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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이사람: 캄포 및 침도의학 관련 블로그 운영하는 지현우 한의사

2015년부터 블로그에 도침연구 등 소개…다양한 계층에 한의학 전달 가능 장점

실전적이고 치밀한 캄포의학 영향…임상에 바로 적용 가능한 연구 포스팅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지난 2015년부터 ‘지현우의 현대한의학(https://blog.naver.com/aidenjee)’이라는 블로그를 통해 캄포의학과 침도의학을 포함한 한의학 연구자료 등을 소개하고 있는 지현우 한의사. 한의정보협동조합의 필진으로도 활약했던 그가 생각하는 ‘현대한의학’이란 어떤 것일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블로그는 개설한 계기는 무엇이었나.

블로그는 스스로의 공부를 정리하기 위해, 또 일반인들에게 ‘한의학은 이러이러한 질환에 효과적이다’ 혹은 ‘한의학은 이렇게 해외에서도 증명되어있다’ 는 것을 알리기 위해 만들었다. 일부에서는 한의학이 비과학적이거나 연구가 되어있지 않다고 하지만 한의학은 이미 충분히 과학적으로 연구되어있다. 오히려 해외에서 더 많이 연구되고 발전되어있는 부분도 많다. 그래서 나 혼자라도 조금씩 노력해서 한의학이 충분히 연구되고 증명된, 효과적인 의학인 것을 알리면 좋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블로그를 시작하게 됐다.

 

▶블로그에 일본캄포의학과 침도의학 관련 글을 많이 올리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글을 쓰는지 소개 부탁한다.

내가 올리는 글은 대부분이 임상을 하며 내가 궁금해 했던 내용으로, 환자를 어떻게 하면 더 잘 치료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연구했던 내용들이다.

우리나라 외에도 한의학에 대해 연구가 잘되어있는 국가로는 일본 한방의학(캄포)와 중의학이 있다. 일본은 한의사 면허가 따로 없고, 양방의사들 중에서 한방전문의가 별도로 있는 방식으로 시행하고 있다. 실제로 내가 직접 일본에 찾아가 일본동양의학회에서 한의학을 배우고 느낀 점은 이들의 한의학은 상당히 드라이하고 실전적이라는 것이었다. 이론보다는 실제 치험케이스가 중요하며 케이스가 존중받는 실전적인 성향으로, 실제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또한 일본인 특유의 치밀함으로 선대 의사들의 임상경험인 구결, 케이스에 대한 방대하고 세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를 토대로 방증상대에 따른 처방구성과 환자의 증후에 대한 연결이 비교적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이루어지는 편이며, 환자의 상태와 증후에 따른 약증과 방증을 토대로 처방에 대한 접근에 분명한 기준이 있는 편이다. 이에 한국 한의학의 풍부한 처방운용에 일본 한의학적인 세밀한 진단이 더해지며 실제로 선방이 훨씬 정교해지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양방의사가 한의학을 사용하기 때문인지 캄포의학은 질환별 가이드라인에 이미 한약사용에 대한 기준이 존재할 정도로 통합의학적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는 편이다. 예를 들면, 약리기전이 다른 갈근탕과 NSAID를 병용하여 더욱 효율적으로 해열, 소염작용을 도모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양방이 치료에 함께 적용되는 사례들을 볼 수 있다.

일본에서 메이지유신 후 사라졌던 한방의학을 복권시킨 오오츠카 게이세츠 선생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오오츠카 선생은 “의술術이 있고 나서 의학学이 있으며, 술術 없이 피고자 하는 학学의 꽃花은 덧없다(術ありて後に学あり術なくて咲きたる学の花のはかなさ)”라는 말을 남겼다. 나는 이에 깊이 공감한다. 임상에 바로 적용할 수 있어 진료현장에서 도움이 되는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경희대 한방약리학교실에서도 이러한 측면에 주안점을 두고 공부하고 있으며, 일본 한의학에서 얻은 영감들이 졸업 후 임상을 하고 대학원을 다니면서 발전하는 데 큰 자양분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블로그에도 이러한 연구 위주로 포스팅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블로그에 올린 글로는 ‘임상에서 석고를 왜 대방으로 써야 되는가’를 과학적으로 밝힌 연구, 복진의 생리, 병리학적인 추론, 오령산의 아쿠아포린 단백질 조절 기전 등의 연구에 대한 것이 있는데, 이는 한의사와 일반인들의 반응도 좋았다.

또한 침도치료(도침요법)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치료법이다. 침도의학은 일반적인 경혈침술과는 다르게 매우 강력한 치료로, 인체를 골격, 신경, 인대, 건, 혈관, 근육 등의 해부학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며 진단하고 치료한다. 해부학을 매우 세밀히 공부하고 주의깊게 시술해야한다는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또 그렇기 때문에 치료효과, 재현성 등이 매우 뛰어난 측면이 있다.

블로그 역시 기본적인 척추관절질환에 대한 침도치료효과 외에 두통, 어지럼증, 중풍, 내과질환, 마비질환 등에 대한 침도치료 연구에 대해서도 올리고 있다. 침도의학의 이러한 효과는 앞으로도 많이 연구될 것이라도 생각한다.

 

▶침도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궁금하다.

침도는 학부생 때부터 관심이 있었다. 한의대에 다닐 때부터 임상을 잘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훌륭한 원장들을 많이 찾아가 뵙곤 했다. 그 중 침도치료를 하는 원장님이 계셨고, 참관 중에 환자가 크게 호전되는 케이스들을 많이 접하게 됐다. 이에 침도의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현재도 감동적이고 기쁜 케이스들을 많이 경험하고 있다.

침도의학은 타 치료방법에 비해 증상개선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다. 칼날과 같이 생긴 침이 직접 유착된 조직을 풀어주기 때문에 그 어떤 치료보다 즉각적인 효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처음 침도를 접하는 참관 때에도 큰 인상을 남겼던 것 같다.

또한 침도치료는 일종의 비침습 수술요법으로, 척추관절질환 외에도 신경계질환, 내과질환, 난치성 질환 등 적응증이 넓고 다양하다. 근골격계를 넘어서 다양한 질환에 놀라운 효과를 보이는 침도치료는 공부 할수록 더욱 깊이가 있고 새롭다. 지금도 대한연부조직한의학회에서 과학적이고 효과적인 침도의학에 정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발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다른 플랫폼이 아닌 블로그만의 장점은 무엇인가.

나는 다양한 사람과 만나 소통하고 아이디어나 지식을 공유하는 것을 좋아해서 한의학잡지인 온보드’, 한의학 온라인 커뮤니티 ‘프리인턴’, ‘한의플래닛’에도 기고했었다. 그러나 이 플랫폼들은 한의사끼리만 소통할 수 있어 아쉬운 면이 있었다.

블로그의 장점은 의료인, 비의료인 다양한 계층과 소통한다는 것이다. 블로그를 하다 보면 대부분은 한의사나 한의대생들이지만 가끔 한의사 이외의 의료인들이나 일반인들에게 연락이 올 때도 있다. 일반인들에게 “한의학이 이런 것도 가능한 줄 몰랐다”, “이렇게 연구가 많은 줄 몰랐다”는 내용으로 연락이 올 때 가장 뿌듯했다.

 

▶한의정보협동조합 대외협력국 이사이면서 온보드 필진으로 활동했다. 한의정보협동조합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나. 한정협에서 활동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한의정보협동조합이 내건 ‘한의학의 정보를 공유하겠다’는 목표가 마음에 들었고, 좋아하는 원장들이 조합에 있어서 함께하게 되었다. 나름 치열하게 공부해왔던 것들을 인정해주었기에 학술칼럼의 필진위원이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아무래도 이런저런 외부활동을 많이 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부족하긴 했다. 현재는 별다른 외부활동을 하지 않고 있지만 한참 활동하던 당시에는 시간이 매우 부족했다.

 

▶현재 공보의 신분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로컬에 나가서 개원을 할 예정이다. 여태까지 공부하고 수많은 원장님의 가르침대로 많은 환자분을 치료하는 것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케이스리포트 논문을 많이 남기고자 한다. 본격적인 연구나 시스테믹 분석 등은 연구자와 교수들이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일반 임상의는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고, 그러한 사례들을 논문으로써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현재 경희대학교 한방약리학교실에 재학 중인데, 임상과 더불어 앞으로도 학문을 꾸준히 갈고 닦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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