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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어쩌면 보통의 가족
영화읽기┃어느 가족
2019년 02월 21일 () 22:55:22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단어가 가족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우리는 자신과 상관없는 가족 이야기라고 할지라도 어느 순간 감정이입이 되어 울고 웃는다. 그로인해 이러한 가족 이야기는 영화 흥행의 바로미터가 될 정도로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하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영화 속에 거의 빠지지 않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시대와 사회가 변화됨에 따라 가족의 의미도 많이 변하고 있어 최근 영화에서도 색다른 가족의 형태를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 릴리 프랭키, 안도 사쿠라, 마츠오카 마유, 키키 키린, 죠 카이리, 사사키 미유

할머니(키키 키린)의 연금과 물건을 훔쳐 생활하며 가난하지만 웃음이 끊이지 않는 어느 가족의 가장 오사무(릴리 프랭키)는 우연히 길 위에서 떨고 있는 한 소녀 유리(사사키 미유)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와 가족처럼 함께 살게 된다. 쇼타(죠 카이리)는 유리에게 물건 훔치는 방법을 알려주고, 유리는 쇼타를 오빠로 부르며 그 행동을 따라하게 된다. 그런데 어느 날 쇼타의 돌발행동으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각자 품고 있던 비밀과 간절한 바람이 드러나게 된다.

<어느 가족>은 일본의 유명한 독립영화 감독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이자 2018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일본 영화이자. 그런데 평범한 것 같은 제목인 <어느 가족>의 원제는 <좀도둑 가족>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실제로 온 가족이 물건을 훔치고, 훔쳐 온 물건을 먹거나 사용하는 모습이 아무렇지도 않게 등장한다. 심지어 어린 아이에게도 물건 훔치는 방법을 가르치는 등 우리가 익히 봐왔던 가족 영화들과는 큰 차이점이 있지만 이것은 단지 캐릭터를 이해하고 연결시키는 장치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에 선입견을 갖고 볼 필요는 없다. 그리고 항상 가족의 이야기를 주되게 담았던 감독답게 <어느 가족> 역시 큰 감정의 기폭 없이 잔잔한 흐름으로 6명의 가족 이야기를 담담하게 표현하고 있다. 물론 다른 영화들과 비교해서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마치 옆집 사람들 같은 리얼한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들 덕분에 편안하게 집중해서 볼 수 있다.

사실 예전에는 가족이라 하면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로만 인식되어졌지만 최근에는 한 지붕 밑에서 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을 통칭하는 것으로 개념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이는 <어느 가족>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 누구도 혈연 관계로 맺어지지 않은 가족 구성원들이 힘들고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서로를 걱정하고 챙기는 모습들, 비록 이들의 행동이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이전 가족에서 느낄 수 없었던 따뜻한 정을 보여주면서 관객들에게 가족만의 포근함을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가족들이 흩어지는 사건이 발생하는 영화의 결말 역시 충격보다는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진한 감동의 여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과연 가족이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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