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기병증과 사상인 질병분류(16) -육원정기대론의 육기소지(六氣所至)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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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기병증과 사상인 질병분류(16) -육원정기대론의 육기소지(六氣所至) 개요
  • 승인 2019.02.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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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이정우

mjmedi@mjmedi.com


육기소지의 기변지상(氣變之常)

《육원정기대론(六元正紀大論)》의 정(正)은 육화지정(六化之正)의 정(正)이다. 정(正)은 육화(六化)의 정상적인 규율(規律)에 따른 변화다. 기(紀)는 육변지기(六變之紀)의 기(紀)다. 변(變)은 이변(異變)이다. 정상적인 규율(規律)에서 벗어난 것이다. 육화지정(六化之正)은 육기지상(六氣之常)이요, 육변지기(六變之紀)는 육기지변(六氣之變)이다. 육화(六化)는 정상(正常)의 상(常)이요, 육변(六變)은 비정상(非正常)의 변(變)이다. 육변(六變)이란 육기(六氣)의 비정상적인 변동(變動), 즉 육기(六氣)의 기상이변(氣象異變)이다. 《육원정기대론(소.71)》의 마지막 병증은 육기소지(六氣所至)의 기변지상(氣變之常)의 병지상(病之常)이다.

육변지기(六變之紀)의 병기 역시 승복(勝復)-시스템의 유무(有無)에서 시작된다. 《지진요대론(소.74)》 35장은 “객주지기, 승이무복야(客主之氣, 勝而無復也)”라고 기록하고 있다. 객주지기(客主之氣)는 유승무복(有勝無復), 즉 승기(勝氣)만 있고 복기(復氣)는 없는 매우 독특한 승복(勝復)-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육변지기(六變之紀)의 승복(勝復)-시스템은 어떤가? 《육원정기대론(소.71)》 35장은 “부육기정기, 유화유변, 유승유복, 유용유병(夫六氣正紀, 有化有變, 有勝有復, 有用有病)”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유화유변(有化有變)”은 육원(六元)의 기지소지(氣之所至)에도 정상(正常)과 이변(異變)이 있다는 뜻이다. “유승유복(有勝有復)”은 “승기(勝氣)가 있으면 복기(復氣)도 있다”는 뜻이다. 유승(有勝)의 승(勝)은 “지나치다, 지나다, 넘치다”는 의미다. 일정한 한계(限界)를 초과(超過)하게 되면, 정해진 임계점을 벗어나게 되면 복기(復氣)가 출현하게 된다는 의미인 것이다. 육기소지(六氣所至) 역시 유승유복(有勝有復), 무승무복(無勝無復), 미자복미(微者復微), 심자복심(甚者復甚)이라고 하는 승복(勝復)의 일반적인 규율(規律)을 따르게 되는 것이다.

“유승유복(有勝有復)”은 육기(六氣)의 지나침과 이에 대한 보복(報復)이다. 육기(六氣)의 이변(異變)-응징(膺懲) 시스템인 것이다. 그렇다면 승기(勝氣)의 기상이변은 무엇이고, 복기(復氣)의 기상이변은 무엇인가? 과도한 경우에 나타나는 기후변화는 무엇이고 또한 이를 응징(膺懲)할 때 나타나는 기후변화는 무엇인가? 이야말로 가장 흥미진진한 주제가 아닐 수 없다. 《육원정기대론(소.71)》 36장의 주제는 12상(常)이다. 7절은 기변지상(氣變之常)이라는 주제로 이를 기록하고 있다. 아래는 원문이다.

 

●厥陰所至爲飄怒, 大凉。少陰所至爲大暄, 寒。太陰所至爲雷霆驟注, 烈風。少陽所至爲飄風燔燎, 霜凝。陽明所至爲散落, 溫。

“유승유복(有勝有復)”이란 “지나침-보복함”의 응징 시스템이다. “궐음소지위표노, 대량(厥陰所至爲飄怒, 大凉)”의 표노(飄怒)는 유승(有勝)이요, 대량(大凉)은 유복(有復)이다. 표노(飄怒)는 과도(過度)의 유승(有勝)이요, 대량(大凉)은 보복(報復)의 유복(有復)이다. 표노(飄怒)-대량(大凉), 대훤(大暄)-한(寒), 뇌정취주(雷霆驟注)-열풍(烈風), 표풍번료(飄風燔燎)-한(寒), 산락(散落)-온(溫), 한설빙박(寒雪冰雹)-백애(白埃)는 “유승유복(有勝有復)”의 법칙이다. 운기학을 통틀어 가장 의미심장한 비의(秘義)의 공식인 육변지승(六變之勝)-육변지복(六變之復)의 공식인 것이다.

 

육기소지의 사기 분석과 병지상(病之常)의 병증

《육원정기대론(소.71)》 35장에는 24개의 병증이 기록되어 있다. 이 병증은 승기(勝氣)의 병증인가, 아니면 복기(復氣)의 병증인가? 아니면 승기(勝氣)와 복기(復氣)의 병증이 같이 기록되어 있는가? 36장 9절의 궐음소지(厥陰所至), 양명소지(陽明所至), 태양소지(太陽所至)의 병증을 들여다보면 리급(裏急), 부허(浮虛), 굴신불리(屈伸不利) 등의 한 가지 병증만이 제시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승기(勝氣)나 복기(復氣) 가운에 어느 한 가지 병증임을 알 수 있다. 승기(勝氣)-복기(復氣)의 두 가지 병증을 기록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승기(勝氣)의 병증인가 복기(復氣)의 병증인가?

사기가 승기(勝氣)인지 복기(復氣)인지는 병증을 들여다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궐음소지(厥陰所至)의 병증은 모두 4개가 제시되어 있다. 리급(裏急), 지통(支痛), 연려(緛戾), 협통구설(脇痛嘔泄)이다. 이는 승기(勝氣)의 표노(飄怒), 복기(復氣)의 대량(大凉) 가운데 대량(大凉)의 병증이란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이들 병증은 모두 승기(勝氣)가 아닌 복기(復氣)의 병증인 것이다. 36장에 제시된 24개의 병증은 승기(勝氣)가 아닌 복기(復氣)의 병증인 것이다. 따라서 승기(勝氣)의 24개의 병증은 생략되었음을 알 수 있다.

《육원정기대론(소.71)》 36장에 제시된 병증은 복기(復氣)의 병증이다. 육기소지(六氣所至)의 병증은 4개의 각론에 각각 6개씩 총 24개가 제시되어 있다. 따라서 사기는 심미허실(甚微虛實)의 네 가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명(邪名)은 복허심사(復虛甚邪)-복허미사(復虛微邪), 복실심사(復實甚邪)-복실미사(復實微邪)인 것이다. 따라서 구형(軀形)의 표병(表病)이 두 개, 내장(內臟)의 리병(裏病)이 두 개인 것이다. 표병(表病)인지, 리병(裏病)인지는 제시된 병증을 통해 쉽게 감별할 수 있다.

기변지상(氣變之常)의 병증은 36장 9절, 10절, 11절, 12절 등 무려 4개의 조문에 걸쳐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여기에 기록된 증상들은 모두 병지상야(病之常也)라는 것이다. 병지상(病之常), 병지비상(病之非常) 가운데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병지상(病之常)만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병증에 들어가기에 앞서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들을 살펴본다.

1. 육기소지(六氣所至)에 제시된 병증을 보면 다른 병증에 비해 매우 적은 것을 볼 수 있다. 대개 한 두 가지이거나 많아야 세 가지 정도만이 나열되어 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육원정기대론(소.71)》 9절, 10절, 11절, 12절의 말미에는 한결같이 “병지상야(病之常也)”라는 말이 덧붙여 있다. 상(常)은 “항상 상”이다. “항상, 늘, 언제나”란 뜻이다. 기록된 병증은 그 병이 꼭 나타나는 증상이란 의미다. 제시된 병증이 한두 가지에 불과한 것은 그 병에 꼭 나타나는 상병(常病)만을 기재했기 때문인 것이다.

2. 육기소지(六氣所至)의 사기(邪氣)는 “유승유복(有勝有復)”의 승기(勝氣)와 복기(復氣)로 나뉜다. 그렇다면 승기(勝氣)인가 복기(復氣)인가? 이는 제시된 병증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궐음소지위리급(厥陰所至爲裏急)”, “궐음소지위지통(厥陰所至爲支痛)”, “궐음소지위연려(厥陰所至爲緛戾)”, “궐음소지위협통구설(厥陰所至爲脇痛嘔泄)”의 병증들은 표노(飄怒)의 병증이 아닌 대량(大凉)의 병증이다. 따라서 제시된 병증들은 승기(勝氣)가 아닌 복기(復氣)의 병증인 것이다.

3. 육기소지(六氣所至)의 복기(復氣)라면 그 복기(復氣)는 허사(虛邪)인가, 실사(實邪)인가? 궐음소지의 복기(復氣)의 병증은 모두 4가지다. 이는 허사(虛邪)-실사(實邪)를 모두 포함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육기소지(六氣所至)의 복기(復氣) 역시 심미허실(甚微虛實)의 사상(四象)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육기소지(六氣所至)의 4절은 복허미사(復虛微邪)-복허심사(復虛甚邪), 복실미사(復實微邪)-복실심사(復實甚邪)의 네 가지 사기에 대한 기록인 것이다. 궐음소지(厥陰所至)의 대량(大凉)은 승허미조(勝虛微燥)-승허심조(勝虛甚燥), 승실미조(勝實微燥)-승실심조(勝實甚燥)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육기소지(六氣所至)에 기록된 24 병증은 복기(復氣)의 병증이요, 승기(勝氣)의 24가지 병증은 생략된 것이다. 승허미사(勝虛微邪)-승허심사(勝虛甚邪), 승실미사(勝實微邪)-승실심사(勝實甚邪)의 병증은 생략된 것이다.

4. 육기소지(六氣所至)의 복기(復氣)를 감수하는 장기(臟器)는 무엇인가? 궐음소지(厥陰所至)의 복조(復燥)를 감수하는 것은 무엇인가? 복허미조(復虛微燥)-복허심조(復虛甚燥), 복실미조(復實微燥)-복실심조(復實甚燥)를 감수하는 장기(臟器)는 무엇인가? 제시된 24병증을 보면 모두 육부병(六腑病)이 아닌 오장병(五臟病)임을 알 수 있다. 복기(復氣)가 간범(干犯)하게 되는 곳은 육부(六腑)가 아닌 오장(五臟)인 것이다.

5. 육기소지(六氣所至)의 복기(復氣)의 소재지위(所在之位)는 어디인가? 4개의 조문은 리허병(裏虛病), 표허병(表虛病), 표실병(表實病), 리실병(裏實病)의 순서로 기록되어 있다. 복허심사(復虛甚邪)-복허미사(復虛微邪)의 소재지위(所在之位)는 리(裏)-표(表), 복실심사(復實甚邪)-복실미사(復實微邪)의 소재지위(所在之位)는 표(表)-리(裏)다.

이정우 / 경희삼대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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