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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네루열대식물원(2)
세계의 약용식물 여행스케치(31)
2019년 02월 01일 () 06:47:00 박종철 mjmedi@mjmedi.com
   

박종철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케랄라 주는 인도 남서부 해변에 위치하며 서쪽에 아라비아 해, 동쪽에 서고츠 산맥 남쪽 고원인 닐기리가 있다. 주 수도는 공항이 있는 티루반난타푸람의 길다란 이름이며 영어명은 트리반드룸(Trivandrum)이다. 케랄라의 예전 이름은 말라바(Malabar)이다. 그래서 옛부터 이 지방 사람들은 말라바의 후추와 향신료를 찾아 나서는 아라비아 상인들과 만났고 그들과 국제적인 감각을 익혀나갔다고 한다. 콜럼버스와 바스쿠 다가마가 가려 했던 인도란 바로 향신료의 천국인 말라바였다고 알려져 있다. 케랄라는 열대우림의 자연조건을 갖춘 향신료의 고장으로 카더몬, 후추, 계피, 생강, 강황도 풍부하게 자란다.

케랄라 주의 네루 열대식물원 및 연구소(Jawaharlal Nehru Tropical Botanic Garden and Research Institute)에서 찾은 또 하나의 수확은 자단향을 만난 점이다. 자단향은 식약처 공정서인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 제4개정에 수재되어 있는 한약이다. 자단향은 자단(Pterocarpus santalinus)의 나무줄기의 심재를 말한다. 이 나무는 열대 지역에서 흔치 않아 국내 약초 도감에는 사진이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도감에는 동남아시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도자단 (Pterocarpus santalinus) 의 사진이 대신 실려 있는 경우가 많다. 자단향의 나뭇잎은 둥글게 생겨 길다란 모양의 인도자단과 차이가 난다. 자단향은 거어화영(祛瘀和營), 지혈정통(止血定痛), 해독소종(解毒消腫)의 한방효능으로 두통, 심복통(心腹痛), 소변이 시원스럽지 않고 방울지어 떨어지며 아랫배가 아픈 증상을 낫게 한다.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한 교수님이 “삼잎만형자(만형)도 잘 찍었지요?”라고 하길래 깜짝 놀랐다. 필자는 이 식물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이전에 중국에서 이 삼잎만형자의 꽃 사진을 여러 장 찍어 뒀지만 잎을 중심으로 한 사진은 없었다. 그분께 부탁하여 귀국 후에 삼잎만형자의 잎 사진을 확보해 놨다. 한약 만형자는 순비기나무(Vitex rotundifolia) 또는 삼잎만형자(만형, Vitex trifolia)의 잘 익은 열매를 말한다. 이들 식물 학명이 암시하듯이 순비기나무의 ‘rotundifolia’는 ‘둥근 잎‘이란 뜻이고, 삼잎만형자의 학명에서 ’trifolia'란 ‘세개의 잎’의 의미이다. 따라서 제주도 바닷가에 많이 자라는 순비기나무의 잎은 둥글고, 삼잎만형자의 잎은 세 개로 나누어져 구별하기가 쉽다. 만형자는 소산풍열(消散風熱), 청리두목(淸利頭目)의 효능이 있어 눈이 충혈되고 눈물을 많이 흘리는 증상, 머리가 어지럽고 눈 앞이 아찔한 증상에 활용되는 한약이다.

이 식물원에서 조사한 나머지 약초는 다음과 같다. 실론 육계(Cinnamomum verum)는 스리랑카의 옛 이름인 실론 섬에서 많이 재배된다고 해서 붙여진 계피 이름이다. 향이 강해서 유럽에서는 향신료로 한약 육계 대신 실론 육계를 많이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Terminalia bellirica(모가자), Terminalia chebula(가자), Terminalia paniculata 3종의 Terminalia 속(屬) 식물이 보인다. 이중 모가자는 중국약전에 수재된 한약으로 티베트족의 전통 약재이기도 하며 Terminalia paniculata는 약용으로도 활용하는 인도 남서부 지역의 특산식물이다. 모가자, 가자는 여감자와 함께 모아서 삼과(三果)라고도 부른다고 스리랑카 편에서 언급했다. 사엽나부목(四葉蘿芙木, Rauvolfia tetraphylla)은 인돌 알칼로이드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이 식물과 비슷한 인도사목(Rauwolfia serpentina)은 혈압강하, 정신안정 작용을 가지는 약용식물이다. 스위스의 제약회사 연구원들은 인도사목을 혈압강하제로 개발하기 위해 연구했으나 미국의 연구원들은 이 식물을 정신병치료약으로 개발했다는 흥미로운 애기가 전해진다. 이같은 인도사목의 효능은 뿌리에 함유된 레제르핀 성분이 교신경의 전달물질인 카테콜라민을 유리하게 하여 고갈시킴으로써 지속적인 혈압강하작용과 심장박동수의 감소를 일으킨다. 망고나무(Garcinia mangostana)가 있고 이와 같은 속으로 열매를 식용하는 Garcinia xanthochymus가 보이며 마카다미아 열매로 유명한 Macadamia ternifolia, 커피와 같은 속 식물인 Coffea travancorensis도 잘 자라고 있다.

필자는 이 식물원에서 49종의 약용식물을 조사했으며 이를 분석하면 후추과 식물 8종, 운향과 식물 5종, 협죽도과 식물 4종, 물레나물과, 사군자과, 꿀풀과 식물 각 3종 등이다.

약용식물구역에서 한창 조사 중인데 위에서 왁자지껄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단체 야외 수업인지 학생 무리가 언덕 아래로 내려오고 있다. 이 멋진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약초보다 급히 학생들을 향해 앵글을 맞췄다. 인솔 선생님이 뭐라고 했지만 학생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필자를 향해 손 흔들며 웃어주고 재잘거리면서 내려간다. 깜짝 나타난 인도 학생들의 단체 촬영사진은 인도 여행의 보물이 되었다. 식물원 연구소 소장을 면담하고 인도 학생들도 만나고 한약 식물인 자단향, 산내도 관찰했던 이곳은 어느 식물원보다 강한 인상을 남긴 한약 답사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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