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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 폭행, 한의계도 안심할 수 없어…사고 대처 교육 등 必
접촉시간 긴 한의 특성상 위험성↑…신체문제로 내원한 환자 정신질환 감별 주의
2019년 02월 07일 () 06:00:12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양의계 뿐 아니라 한의계 역시 정신질환을 겪는 환자의 폭행 등에 노출되어 있어 처벌을 강화하고, 의료진의 대처법 등에 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난해 말 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자신이 진료하던 환자에게 사망한 이후 진료실 안전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이는 한의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김근우 동국한의대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외래에서 신체적 접촉을 일으키는 사건은 경험하지 않았지만 병실에서 입원환자가 주치의에게 언어폭력과 함께 병원 구조물을 파괴하는 사건은 2~3회 있었다”며 “내 기억에는 모두 본인이 가진 질환 그 자체의 문제보다는 성격장애(인격장애)가 기저에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A 한의사는 “같이 근무하던 동료가 환자에게 폭행 위협과 협박을 당한 적이 있다”며 “또한 어떤 망상환자는 지속적인 협박과 위협적인 언변을 보여 의료진들이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다른 환자의 진료에까지 방해가 된 적이 있었다”고 사례를 밝혔다.

B 한의사는 “환자가 술에 취해 들어오거나 병동 내의 규정을 위반해 약간의 제재를 가하는 과정에서 폭언을 들은 경험이 몇 번 있다”며 “환자를 관리하고 치료하는 입장에서 동요하지 않기 위해 애를 썼던 기억이 난다”고 고백했다.

이들은 특히 환자와 직접대면하고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한의진료의 특성상 이러한 위험에 더욱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김근우 교수는 “의료현장에서 환자와의 마찰은 지금 이 시간에도 진행 중”이라며 “한방진료의 특성상 환자와의 직접대면이 진료행위의 가장 핵심적인 것을 고려하면 위험성은 내포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A 한의사는 “한의과는 침 치료나 상담 등으로 인해 환자와의 접촉 시간이 더 긴 편”이라며 “그만큼 라포 형성이나 환자-의사의 치료적 관계에서 유리한 입장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위험한 상황에 더 많이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심리적인 문제를 지닌 환자들이 신체적인 문제로 한의원에 내원했을 때에도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강형원 원광한의대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 중에는 심리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신체적 문제로 우선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며 “크게 자살사고가 있는 우울증, 망상이 있는 정신병, 성격장애로 인한 분노와 공격성을 표출하는 사례가 있는데 이를 흔히 간과해서 지나가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자살사고가 있는 우울증 환자의 경우, 기력이 없고 피곤하다고 해서 왔지만 자세히 문진해보면 의욕이 없고 살기 싫어서 맥없이 지내는 경우가 있다”며 “이 때 단순히 기력을 보강하는 한약위주로만 지어 보내기보다는 문진을 통해 의욕저하, 흥미 결여 여부 그리고 자살사고 여부를 확인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망상 환각 등의 정신병으로 인해 폭력과 공격성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며 “이 경우 처음부터 의사소통이나 현실인식에서 문제를 금방 드러내기 때문에 방어를 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격장애환자는 일상에서의 활동에는 문제가 없지만 유독 한 부분에서 망상적 사고와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 대처하는데 신중을 기해야한다”며 “이 경우 근골격계 질환이나 통증 다른 질환으로 치료 받는 중에 성격적인 문제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의사-환자 관계의 선을 넘어 스토커처럼 달라붙어 애정을 표현하는 색정망상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이들은 진료실에서의 의료인 폭행 처벌 강화 등을 골자로 한 법안 발의, 의료진을 위한 가이드라인이나 교육 등을 언급했다.

강형원 교수는 “한방신경정신과학회 등에서 1차 의료기관에서의 정신병 고위험군에 대한 감별진단 교육과 안전대처법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법도 제안해볼만 하다”고 밝혔다. 또한 “개별 한의사의 입장에서는 기본적인 신경정신과적 평가도구를 활용해 심리적인 문제를 지닌 환자를 감별하는 것이 좋다”며 “환자 스스로 평가하는 BDI, BAI 등과 같은 자기보고형 척도를 우선 활용하는 방법도 있고, 전반적 증상평가를 도와주는 정신간이진단검사 SCL-90-R을 활용하는 것도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A 한의사는 “정부차원에서 의료진의 안전을 위한 법적인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대한한의사협회와 관련 학회 등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조직적, 국가적 안전망이 의료진에게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 이에 대해 의료진과 환자 모두가 인지하고 진료에 참여할 수 있다면 서로가 안전하고 안심하면서 더 나은 건강을 위해 서로 협력한다는 대의적 목표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B 한의사는 “국회에서 현재 발의한 법안대로 된다면 사람들에게도 경각심을 심어줄 수 있고, 실효성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정신질환자들이 모두 잘못을 저지른 것이 아닌데 낙인을 찍듯이 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폭행 및 폭언에 대한 특별한 가이드라인이 없고, 임직원들이 부당한 처사를 당했을 때의 대처보다는 친절과 서비스를 강조해 교육하는 편”이라며 “아무래도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좋겠지만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전시 행정이 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그보다는 실제로 이런 일을 전담해서 처리하는 부서를 만들어 도움이 필요할 때 이를 전문적으로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 이후 여야 의원들은 의료인 폭행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정신질환자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지난 25일 윤일규 의원은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으며, 그에 앞선 7일 윤종필 의원은 의료인 폭행을 가중처벌하고 경찰관서와 연계된 긴급출동시스템을 구축하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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