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재의 8체질] 리메이크
상태바
[이강재의 8체질] 리메이크
  • 승인 2019.01.25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강재

이강재

mjmedi@mjmedi.com


[1] 古典派
  야나기야 소레이(柳谷素靈)은 일본 침구계(鍼灸界)의 거목(巨木)이다. 생애(1906~1959)는 길지 않았지만 많은 업적을 남겼다. 침구교육기관1)을 만들었고 대학에서 강의2)를 했으며, 연구소3)를 설립하고 학회4)를 조직했으며, 학술잡지5)를 발간했는데, 특히 1938년에는 잡지 『蓬松』의 제호를 『医道の日本』으로 바꾸어서 발간하면서 Ido-no-nippon-sha(医道の日本社)를 설립하였다.6)

  1939년에 혼마 쇼하쿠(本間祥白)는 야나기야의 소개로 이노우에 케이리(井上惠理)의 문하(門下)로 들어갔다. 1940년 9월에 출범한 고전침구연구회(古典鍼灸硏究會)의 중심인물은 야나기야 소레이, 이노우에 케이리, 오카베 소도(岡部素道), 혼마 쇼하쿠 등이다.7) 고전파(古典派)는 1940년대에 일본 열도(列島)에서 오행침(五行鍼)의 바람을 일으킨다. 일본 각지에 고전연구회 지부가 생겼고 다양한 임상경험들이 축적되었다. 이렇게 자신감을 축적한 고전파는 자신들의 체계를 경락치료(經絡治療)라고 새롭게 규정한다.

 

[2] 다케야마 신이치로(竹山晉一郞)8) 

다케야마 신이치로는 초년(初年)에는 병약(病弱)하여 오래도록 요양생활을 했다. 오사카시사신보, 도쿄시사신보에서 기자생활을 했고, 『동방의학(東邦醫學)』 편집자를 거쳐, 42세에 침구면허를 취득했다. 다케야마가 언론계에 있다가 침구계로 들어온 것은 그의 오랜 투병이력과 관련이 있겠지만,9) 그가 고전파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인물이 된 것은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었을 것이다.

  1940년이 되기 전에 한반도로부터 사암결(舍岩訣) 필사본(筆寫本) 자료를 입수한 인물이 다케야마 신이치로일 것이라고 나는 추정한다. 그는 그것을 야나기야에게 전달했고, 이후에 고전침구연구회가 설립되고, 그들이 경락의 오수혈(五兪穴)을 이용한 장부허실보사법(臟腑虛實補瀉法) 체계를 연구하는 시발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소곡(小谷) 이재원(李在元)10)에 의해 사암침법(舍岩鍼法)의 내용이 야나기야에게 전달되었다는 견해가 있다. 2013년에 경희대학교 대학원에 「사암침법의 발전과 해외 전파 과정 연구」라는 논문을 제출한 정유옹은, 『민족의학신문』 1164호11)에 기고한 글에서 마치 소곡이 사암침법을 일본 침구계에 알린 것처럼 묘사하였다.

  소곡이 타계(他界)한 1967년에, 소곡과 동향(同鄕)으로 평소 친밀했던 의림사(醫林社)의 배원식(裵元植) 사장은 이재원의 타계를 애도하는 글을 남겼다. 『醫林』 61호 78페이지에 이런 내용이 있다. 소곡은 49세에 일본에서 귀국하였는데, “歸國하자마자 舍岩五行鍼法의 冊子를 入手하게 되자” 그때부터 연구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소곡은 17세에 도일(渡日)하여 일본에서 오행침이라고 불리던 침술을 배웠다. 해방이 되자 귀국하여 대구에 백중침술원을 열었다. 그 무렵에 사암침 필사본을 입수했다. 한국전쟁 중에 부산으로 이주하여 오행침구법연구원(五行鍼灸法硏究院)을 열고 침술업과 강습(講習)을 했다. 1963년과 1964년에는 다시 ‘대구시 대봉동 3구 177번지’에서 사암침구연구원(舍岩鍼灸硏究院)을 했다. 그리고 1965년부터 타계할 때까지는 부산에 있었다. 이재원은 삶을 마칠 때까지 치열하게 사암침법을 연구했다. 이것이 팩트라고 나는 믿는다.

 

[3] 鍼灸補瀉要穴之圖
  고전파가 축적한 자료를 정리하고 저술하는 작업을 담당한 인물은 혼마이다. 혼마는 침구보사요혈지도(鍼灸補瀉要穴之圖)를 만들었고, 이를 해설한 책인 『침구보사요혈지도 설명서』12)를 1941년에 출간했다. 이 도표는 여러 사람의 책에 실렸다.13) 소곡 이재원은 1958년 12월에 등사(謄寫)하여 제본한 자신의 책14)에 이 도표를 실었다. 하지만 출처를 표기하기는 않았다. 그래서 앞뒤의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후학들은 이 도표를 이재원이 만든 것으로 오해할 여지가 있다.

 

이 도표에서 오른쪽 윗부분인 2시 방향을 보면 상(相)이라고 표시된 삼초경(三焦經)과 심포경(心包經)이 별도로 그려져 있다. 그리고 이것은 군(君)으로 표시된 심경(心經)과 소장경(小腸經)으로만 연결된다.15)

 

[4] 경락의 상호영향(mutual influence)
  권도원 선생은 1962년 9월 7일에 완성한 체질침의 첫 논문인「The Constitutional Acupuncture」에 ‘장부혈(臟腑穴)을 통한 경락의 상호관계’를 표현한 도표(diagram)16)를 실었다.

이 도표에서 장(臟)과 부(腑)의 배치는, 12경락의 유주(流注) 순서에 따라 수경락(手經絡)과 족경락(足經絡)의 차례에 맞추어 배열하였다. 수경은 위[손끝]에서 아래로 장부혈의 순서대로 배열하였고, 족경은 아래[발끝]에서 위로 장부혈의 순서대로 배열하였다. 삼각형 표시(▼ ▲)는 경락의 유주방향을 나타낸다. 이것은 바로 영향력(influential power)의 방향이다. 서로 표리관계에 있는 장경락(臟經絡)과 부경락(腑經絡)은 자혈(自穴)로 연결된다.
 

이 도표에서 주목할 부분이 있다. 그림에 붉은 색으로 드러나게 표시한 것처럼, 심경(心經), 소장경(小腸經), 심포경(心包經), 삼초경(三焦經)은 각각의 자혈이 고리(環)처럼 연결되어 있다. 이 경우를 제외하고, 심포경과 삼초경은 장부혈을 통해서 다른 장부와 맺는 관계가 없다.

같은 내용을 이미 위 [3]에서 말하였다. 그래서 나는 권도원 선생이 만든 도표의 바탕에는 침구보사요혈도의 아이디어가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 참고 문헌
1) 李在元 『陰陽五行鍼灸提要』 1958. 12.
2) 李在元 『舍岩陰陽五行鍼灸秘訣』 1958. 12.
3) 李在元 『陰陽五行鍼灸論』
4) 柳谷素靈 『鍼灸醫術の門』(제2판) 醫道の日本社 1956. 4.
5) 本間祥白 『鍼灸補瀉要穴之圖 說明書』(제7판) 醫道の日本社 1959.
6) 張一宇 『五行鍼灸治療의 新硏究』 東洋綜合通信大學敎育部 1967.
7) 『醫林』 60, 61號 1967.
8) 本間祥白 『鍼灸經絡治療講話』(제9판) 醫道の日本社 1972. (初版 1949년)
9) 伊藤瑞凰 外 [柳谷素靈先生의 業績] 日鍼灸誌 27巻1号 昭和53. 5. 15.
10) 정유옹 「사암침법의 발전과 해외 전파 과정 연구」 경희대학교 대학원 2013.
11) 『민족의학신문』 1164호 2018. 11. 8.
12) http://kobeemf.com/2018/08/14/post-13930/
13) https://www.toyoshinkyu.ac.jp/sorei/

 

이강재 / 임상8체질연구회

 

각주

1) 素?鍼灸塾(1927), 日本高等鍼灸?院(1935), 東洋鍼灸?門?校(1957)

2) 拓殖大学 漢方医学 講師(1937)

3) 東京鍼灸医学研究所(1931), 日本鍼灸医学研究所(1943) 17)

4) 日本漢方醫學會(1934), 日本醫學硏究會(1938), 古典鍼灸研究会(1940)

5) 『東京鍼灸医学誌』(1931), 『蓬松』(1938), 『医道の日本』(1938)

6) 『?道の日本』은 태평양전쟁의 발발로 1941년 3월에 휴간하였다가, 1946년 4월에 복간되는데 야나기야는 이때 『?道の日本』과 관련한 권리를 토베소시치로(戸部宗七郎)에게 이양하였다.

7) 고전침구연구회를 중심으로 활동한 침구가(鍼灸家)를 고전파(古典派)라고 부른다.

8) 1900~1969

9) 오래도록 환자였던 사람이 어떤 계기를 통해서 오히려 치료자의 위치에 서게 된다는 스토리는 의약(醫藥)의 역사 속에서 종종 만나게 된다.

10) 1901~1967

11) 2018. 11. 8.

12) 獨逸의 슈미츠 박사는 1955년에 이 책을 독일어로 飜譯하여 출간하였다.

13) 柳谷素靈 『鍼灸醫術の門』 醫道の日本社 (初版은 1948년)

張一宇 『五行鍼灸治療의 新硏究』 東洋綜合通信大學敎育部 1967.

14) 『陰陽五行鍼灸提要』

15) 이재원이 인용한 도표에서는 왼쪽 윗부분이다.

16) No. 2 The Mutual Relations of the Ching Los through The Viscera points

17) 정확한 발행일은 알 수 없고, 위 두 책의 내용에 약간의 補遺를 추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