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현동학당 학술대회를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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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현동학당 학술대회를 돌아보며
  • 승인 2018.11.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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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형

이태형

mjmedi@mjmedi.com


◇이태형

지난 2018년 11월 18일, 제1회 현동학당 학술대회가 무사히 치러졌다. 현동학당은 1997년 정식으로 발족한 이래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학술대회를 개최한 적은 없었기에, 본 학술대회는 현동학당 내부적으로도 뜻 깊은 행사였다.

현동학당에서 이번에 학술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이루고자 했던 목표는 내부적으로는 학당 구성원들 간의 능동적 학문 발전을 도모하고, 대외적으로는 한의과대학 및 외부 학회와의 교류를 증진함으로써 지속적으로 현동학당과 전체 한의학계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논의를 진행함으로써, 기존의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오는 탑다운(Top-down) 방식 뿐 아니라 아래로부터 위로 올라가는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도 학문적 논의를 진척시키고자 하였다.

올해부터 현동학당에서는 학당 3년차 교육과정에 PBL(문제중심학습; Problem Based Learning) 교육방식을 도입함으로써 학당 학생들이 보다 능동적으로 학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처음에는 서로가 익숙하지 않았던 학습방법이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어색함이 있었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 제시된 환자가 호소하는 질환이 야기된 원인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토론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었다. 또한 그 결과 실제 임상현장에서 환자를 진료할 때 필요한 진단 및 치료능력 향상에 뚜렷한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차웅석 경희한의대 의사학교실 교수가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본 학술대회에서는 지금까지의 현동학당의 학술적 성취를 소개하는 연구들 뿐 아니라 올해 새롭게 시도된 ‘현동학당 PBL 임상토론’ 케이스 발표가 함께 이루어졌다. 이와 관련하여 학술대회 말미에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의사학교실의 김태우 교수님과 원전학교실 백유상 교수님께서 총평을 해주셨는데, 이 자리를 통해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김태우 교수님께서는 한의학 관련 학술대회에 많이 참석해보았지만, 이번 현동학당 학술대회에서처럼 한 환자 치료 케이스를 대상으로 다양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것, 또한 한 토론이 또다시 다른 토론으로 이어지는 것을 본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한의학을 두고 “토론이 없는 학문”이라고 비판하는 견지에 분명히 반박할 수 있는 현상이 드러났다고도 평하셨다. 또한 이전에 같은 의사학교실의 김남일 교수님, 차웅석 교수님과 함께 승정원일기의 의료 관련 기록에 대해 공부를 했던 적이 있었는데, 당시 확인할 수 있었던 임금의 병증에 대해 여러 의관들이 함께 토론하고 논의했던 역사를 이번 현동학당 PBL 케이스 발표를 통해 다시금 발견할 수 있었다는 소감도 말씀해주셨다.

한편 백유상 교수님께서는 현동학당 PBL 교육방식에 대해 “단초가 되는 정보를 토대로 최대한의 지식을 동원하여 새로운 앎과 깨달음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씀하셨다. 또한 공부를 혼자 하게 되면 그 사람의 생각에 매몰되는 경우가 있는데, PBL 방법을 통해서는 고립되지 않고 생각을 넓혀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씀하셨다. 다만 PBL을 잘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 간에 어느 정도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지식이 있어야 하며, 어느 정도 지식이 갖춰져 있는지에 따라 PBL의 수준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해주셨다.

동아시아 전통에서 이어져 온 한의학을 현대의 교육환경과 임상현장에 적용하는 것은 많은 어려움을 내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에 한의학이 봉착해 있는 문제점들을 풀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하려는 노력을 멈추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 현동학당 학술대회와 현동학당에서 시도해왔던 PBL 임상토론은 현대의 한의학술과 한의교육에 동아시아 전통으로서의 한의학을 보다 적극적으로 드러내고자 한 시도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시도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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