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기병증과 사상인 질병분류(11) -육원정기대론의 육기사천지정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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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기병증과 사상인 질병분류(11) -육원정기대론의 육기사천지정 개요
  • 승인 2018.11.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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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이정우

mjmedi@mjmedi.com


육원정기대론 편명의 의미

《육원정기대론(六元正紀大論)》의 육원(六元)은 《천원기대론(소.66)》9장 “소위본야, 시위육원(所謂本也, 是謂六元)”의 육원(六元)이다. 육(六)은 풍기(風氣), 열기(熱氣), 습기(濕氣), 상화(相火), 조기(燥氣), 한기(寒氣)를 뜻하며, 원(元)은 근본(根本), 근원(根元)을 의미한다. 정(正)은 《육원정기대론(소.71)》 35장 “五運六氣之應見, 六化之正, 六變之紀何如?” 중 “육화지정(六化之正)”의 정(正)이며, 기(紀)는 “육변지기(六變之紀)”의 기(紀)로 “법, 규칙”을 뜻한다. 화(化)는 정상적인 변화를 의미하며, 변(變)은 비정상적인 변화를 말한다. 논문의 주제는 육기지화(六氣之化)-육기지변(六氣之變), 즉 육기(六氣)의 변화무쌍(變化無雙)함이다. 편명(篇名)이 전하고자 하는 메지시는 간명(簡明)하다. 육원(六元)의 시스템만 이해한다면 자연계의 변화는 물론 인체의 질병을 거울처럼 명징(明澄)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다.

 

육원정기대론의 병증 구성

《육원정기대론(소.71)》은 총 51개의 많은 문답(問答)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황제내경》 가운데 가장 많은 73개의 문답으로 구성된 《지진요대론(소.74)》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51개의 문답 가운데 병증과 직접 연관된 것은 8개에 불과하지만, 이 역시 운기병오편(運氣病五篇)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다. 《지진요대론(소.74)》 역시 병증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5 문답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비록 8 문답에 불과하지만 제시된 병증들은 매우 방대(尨大)하다. 병증을 논하고 있는 것은 3장의 태양지정론(太陽之政論), 4장의 양명지정론(陽明之政論), 5장의 소양지정론(少陽之政論), 6장의 태음지정론(太陰之政論), 7장의 소음지정론(少陰之政論), 8장의 궐음지정론(厥陰之政論), 26장의 오울지발론(五鬱之發論), 35장의 육기소지론(六氣所至論) 등 8장이다. 특히 3장부터 8장까지의 육기사천지정(六氣司天之政)은 각각 오운태과(五運太過), 천지지기(天地之氣), 육기가임(六氣加臨)의 3단계로 구성되었다.

 

육원정기대론 병증의 범주와 갯수

《육원정기대론(소.71)》에서 8장에 걸쳐 제시하고 있는 병증의 범주는 ①육기사천지정(六氣司天之政), ②오울지발(五鬱之發), ③육변지기(六變之紀)의 3개다.

《육원정기대론(소.71)》의 병증을 성기병(五運病∥오장병)과 정기병(六氣病∥오장육부병)의 측면에서 살펴보자면, 육기사천지정(六氣司天之政)의 각론은 성기병과 정기병을 함께 논하고 있다, 태양사천지정(太陽司天之政)의 경우 오운태과(五運太過)의 성기병(性氣病-오장병), 천지지기(天地之氣)의 정기병(情氣病-오장육부병), 육기가임(六氣加臨)의 정기병(情氣病-육부병)을 제시하고 있다. 오울지발론(五鬱之發論)은 성기병이며, 육변지기론(六變之紀論)은 정기병이다.

3가지 범주의 병증 종류와 개수를 열거하고 알아보기 쉽게 표로 정리한다.

먼저 육기사천지정(六氣司天之政)을 보자. 태양사천지정(太陽司天之政)에는 오운태과(五運太過)의 병증이 5개, 천지지기(天地之氣)의 병증이 2개, 육기가임병(六氣加臨病)의 병증이 6개 기록되어 있다. 총 13개의 병증이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성기병증(性氣病證)이 5개, 정기병증(情氣病證)이 8개다. 유념할 것은 양명지정(陽明之政), 태음지정(太陰之政), 궐음지정(厥陰之政)에는 오운불급(五運不及)의 병증이 제시되지 않고 오운태과의 병증만 제시된 것이다. 육기사천지정(六氣司天之政)의 병증을 합하면 성기병(性氣病)이 15개, 정기병(情氣病)이 48개다.

26장의 오울지발(五鬱之發)에 제시된 10개의 병증은 성기병증(性氣病證)이며, 36장의 육변지기(六變之紀)에 제시된 24개의 병증은 정기병증(情氣病證)이다.

따라서 《육원정기대론(소.71)》에는 성기병증(性氣病證)이 25개, 정기병증(情氣病證)이 72개로 총 97개의 병증이 제시되어 있다. 《지진요대론(소.74)》의 120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병증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지진요대론(소.74)》의 120개 병증은 모두 정기병증(情氣病證)이다.

 

육기사천지정의 이해를 위한 개념정리

육기사천지정론(六氣司天之政論)에서 가장 먼저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것은 1년의 상반년(上半年)은 사천지기(司天之氣)가 주재하고, 하반년(下半年)은 재천지기(在泉之氣)가 주재하게 된다는 것이다. 태양지정(太陽之政)의 진술지기(辰戌之紀)라면 전반년(前半年)은 태양한수(太陽寒水)가 주재하게 되고, 후반년(後半年)은 태음습토(太陰濕土)가 주재하게 된다.

① 육기사천지정에서 태양지정ㆍ소양지정ㆍ소음지정의 태과(太過)한 오운(五運)에만 오장병(五臟病)이 기록되었다. 태과한 오운의 주운ㆍ객운은 목운태과(木運太過)ㆍ화운태과(火運太過)··· 같은 표현을 쓰지 않고 태각(太角)ㆍ태치(太徵)ㆍ태궁(太宮)ㆍ태상(太商)ㆍ태우(太羽)로 기록했다. 병증의 속성은 《기교변대론(소.69)》 4장의 오운태과(五運太過)와 《오상정대론(소.70)》 4장의 태과지기(太過之紀)와 마찬가지로 감수받은 장에서 소불승지장으로 이동한 것이다. 예컨대 태양사천지정(太陽司天之政) 태각(太角)의 “기병현도목명(其病眩掉目瞑)”은 《지진요대론(소.74)》 59장의 “제풍도현, 개속어간(諸風掉眩, 皆屬於肝)”과 마찬가지로 소음인의 비장이 감수한 병이 간장으로 옮겨간(脾移風於肝) 소음인 간풍병(肝風病)의 표허풍증(表虛風證)이다.

② 천지지기(天地之氣)의 병은 상승하는 지기(地氣)와 하강하는 천기(天氣)의 에너지가 서로 대립해서 발생하는 병증이다. 천지지기(天地之氣)의 승강(升降)은 60일의 기(氣)마다 반복해서 일어나는데, 각 기의 초자(初者) 30일은 지기(地氣)가 상승하고 중자(中者) 30일은 천기(天氣)가 하강한다. 이렇게 1년에 6승6강 하는 승강에 이변이 생기면 울기(鬱氣)가 되어 사기로 변하는 것이다. 태양사천지정이라면 천기불강지울발(天氣不降之鬱發)인 한울지발(寒鬱之發), 지기불승지울발(地氣不升之鬱發)인 습울지발(濕鬱之發)이 된다.

③ 1년을 60일씩 각치(各治)하는 주기(主氣)는 초지기(初之氣)-이지기(二之氣)-삼지기(三之氣)-사지기(四之氣)-오지기(五之氣)-종지기(終之氣)의 차례로 궐음풍목(厥陰風木)-소음군화(少陰君火)-소양상화(少陽相火)-태음습토(太陰濕土)-양명조금(陽明燥金)-태양한수(太陽寒水)다. 단, 객기(客氣)의 순서는 사천지정(司天之政) 하는 육기(六氣)에 따라 달라진다. 태양사천지정이라면 소양상화-양명조금-태양한수-궐음풍목-소음군화-태음습토의 순이다. 천지지기의 반복되는 승강과 달리 초지기의 초자(初者) 30일은 주기인 풍기(風氣)가 상승하고 중자(中者) 30일은 객기인 화기(火氣)가 하강하게 된다. 즉 태양사천지정의 초지기는 소양가임궐음의 육기가임병(六氣加臨病)이 된다.

 

육기사천지정의 사기와 병증소재

육기사천지정(六氣司天之政)에서 다루고 있는 병증들은 모두 허사(虛邪)의 병증이다. 태양지정(太陽之政)의 오운태과(五運太過)의 병증도 허사(虛邪)요, 천기불강지울(天氣不降之鬱)-지기불승지울(地氣不升之鬱)의 사기도 허사(虛邪)요, 육기가임병(六氣加臨病)의 승기(勝氣)도 허사(虛邪)다. 육기가임병(六氣加臨病)의 역시 허사다.

1단계의 병증은 육기사천지정(六氣司天之政)의 오운태과(五運太過)의 변화다. 태과지기(太過之氣)의 승사(勝邪) 역시 허사(虛邪)와 실사(實邪)로 이분(二分)된다. 사명(邪名)은 승허사(勝虛邪)-승실사(勝實邪)다. 운기(運氣)는 승허사(勝虛邪)-승실사(勝實邪)로 이분(二分)되지만 감수하는 것은 동일한 장(臟)이다. 태각(太角)의 승허풍(勝虛風)-승실풍(勝實風)은 모두 소음인의 비장(脾臟)이 감수하게 된다. 승허풍(勝虛風)의 소재지위(所在之位)는 구형(軀形)의 표(表)이며, 승실풍(勝實風)의 소재지위(所在之位)는 내장(內臟)의 리(裏)다. 모두 오장병의 성기병으로, 승허풍의 표병증만 기록되고 승실풍의 리병증은 모두 생략되었다.

2단계의 병증은 육기사천지정(六氣司天之政)의 표리병증(表裏病證)이다. 병증은 천지지울(天地之鬱)의 병증이다. 다시 말하면 ‘천기불강지울(天氣不降之鬱)-지기불승지울(地氣不升之鬱)’의 표리병증(表裏病證)이다. 육기사천지정(六氣司天之政)의 병증에는 표병(表病)과 리병(裏病), 즉 2개의 병증이 한꺼번에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표병은 오장병 리병은 육부병의 장부병(臟腑病)이다. 육기사천지정 표리병증의 허사(虛邪)는 미심(微甚)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태양사천지정 표리병증의 사명(邪名)은 천기불강울허한(天氣不降鬱虛寒)-지기불승울허습(地氣不升鬱虛濕)이다.

3단계의 육기사천지정(六氣司天之政)의 병증은 육기가임(六氣加臨) 병증이다. 육기가임병(六氣加臨病)의 사명(邪名)은 객승허사(客勝虛邪)-주승허사(主勝虛邪)다. 객기(客氣) 승허사(勝虛邪)의 소재지위(所在之位)는 구형(軀形)의 표(表)요, 주기(主氣) 승허사(勝虛邪)의 소재지위(所在之位)는 내장(內臟)의 리(裏)다. 객주지기(客主之氣)의 승허사(勝虛邪)를 감수하는 것은 모두 육부(六腑)다. 그런데 객승허사(客勝虛邪)에 해당하는 표병만 기록되고 리병은 생략되었으며, 승기만 있을 뿐 복기(復氣)는 없다. 즉 태양사천지정(太陽司天之政)-초지기(初之氣)는 소양가임궐음(少陽加臨厥陰)의 객승허화(客勝虛火)의 표병증(表病證)만 있다. 유의할 점은 3장부터 8장까지 분리시켜 기록한 객주지기(客主之氣)의 허사(虛邪)는 미심(微甚)으로 구분되지 않는 반면, 실사(實邪)는 미심(微甚)으로 구분된다는 점이다. 실사는 《지진요대론(소.74)》 37장에 기록되어 있다. 실사(實邪)는 한데 묶어서 기록하고, 허사(虛邪)는 따로 분리시켜 기술한 것은 《기교변대론(소.69)》《오상정대론(소.70》과 마찬가지다.

 

이정우 / 경희삼대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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