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이전과 홍보 부족…속 타는 가천대한방병원 구성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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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이전과 홍보 부족…속 타는 가천대한방병원 구성원들
  • 승인 2018.11.15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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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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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차례 시위에도 이루지 못한 학교 인근 한방병원 개설

“한평원 평가 인증 외에 학교 노력 없어…학교 측 지원 촉구”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7년간 네 번의 이전, 그리고 세 번의 투쟁.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가천대 한방병원을 향한 구성원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여전히 높기만 하다.

지난 시간동안 가천한의대생들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학교 근방의 한방병원 설립’이라는 요구는 이뤄지지 않았고 잦은 이전 끝에 현재 자리 잡은 한방병원은 환자들에게 제대로 된 홍보가 되지 않아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겪고 있다.

이들이 처음 불만을 대외적으로 드러낸 것은 지난 2004년이었다. 당시 학생들은 학교 측에 ‘경원대학교 교내에 임상 각과를 모두 갖춘 단독의 한의과대학 부속 한방병원 설립’을 요구했다. 이에 학교 측은 2013년까지 학교 인근에 100병상 규모의 부속병원을 마련하겠다는 합의문을 제시했다.

이어 2008년 송파 임대 부속 한방병원이 적자로 폐원되자 학생들은 다시 투쟁에 나서면서 학교로부터 ‘2013년도까지 국제어학원에 부속한방병원을 완성해 개원한다’는 약속을 얻어냈다. 지난 2014년에도 학생들은 학교인근의 부속 한방병원을 확보하고자 수업거부에 나섰다. 그러나 한의학교육평가인증에 따른 병상 수 등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 상황이 다가오자 가천대 측은 2015년 한방병원을 동인천으로 이전하는 방법을 택했다.

◇가천대 부속 길한방병원 전경

문제는 학교 측에 의해 병원이 일방적으로 이전해야 했던 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의 가천 길 재단이 경원대를 인수한 1997년에서 1998년 이후 지금까지 가천대 한방병원은 4차례 자리를 바꿨다. 서울 송파구에 있던 오피스텔을 개조한 임시 부속병원에서부터 동인천으로, 지난 2011년에는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의 한방병원으로, 그리고 지난 2015년 다시 동인천으로 위치를 이전해왔다.

이 과정에서 가천대 한방병원은 안정적으로 자리 잡지 못했고, 학생들이 원하는 실습환경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 학생은 “교수들은 열의를 다하지만 이와 별개로 병원의 실습 환경은 좋지 않다”며 “병원에 환자수가 많지 않은 것은 학교 측에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한의학교육평가인증을 통과하기 위한 노력 외에 학교에서 한방병원을 위한 지원은 없었다”며 “오히려 인증평가를 통과하자마자 새로 부임한 두 명의 교수를 파직시키려는 모습을 보여 학교 측에 실망스러웠다”고 언급했다.

또한 “양방의 길병원으로 일주일동안 임상 실습을 갔는데 길한방병원과 달리 임상 교육에 필요한 기자재와 여건이 충분히 갖춰져 있었다”며 “이는 재단이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한의대를 운영하고 발전시킬 생각이 없는 것으로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질타했다.

B 학생 역시 “실습환경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데 이는 학교 측의 지원이 부족한 탓이 크다”며 “길한방병원은 같은 지역주민도 존재를 모를 정도로 홍보가 전혀 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양방 길병원은 전 국민이 아는 병원”이라고 말했다.

C 학생은 “병원의 입지가 좋지 않아 앞으로도 환자수가 늘어나길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 한의학교육평가인증을 통과하면서 병원을 이전해달라고 할 명분도 마땅치 않은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방병원의 현 경영상황은 한방병원 자체의 의지만으로는 해결하기보다는 길 재단이 나서서 함께 해결해야 한다”며 “꼭 학교 근처가 아니라도 지금보다 입지가 좋은 곳으로 이전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A 학생은 “가천대는 한의대를 폐과시킬 것이 아니라면 한방병원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지원을 보장해야 한다”며 “이는 현재의 병원으로는 실현할 수 없다. 새로운 부속병원 건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 학생은 "대학은 기업이 아니다"고 지적하며 “수익성 이전에 의료인 양성에 힘썼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의계 일각에서는 가천대가 한의대를 지원할 의지가 없다면 한의계의 발전을 위해 폐과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재단 측의 지원을 받아내기 위한 학생과 교수를 비롯한 한의대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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