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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발전 위해선 현대 사회 논리 이해하고 맞춰 가야”
화학-생물학-한의학 전공한 이상헌 단국대 교수
2018년 11월 08일 () 06:00:49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본지 ‘임상논문 보는법’, ‘감기의 한방치료’ 등 기고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앞으로 학문간 융합은 더욱 중요시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상헌 교수(단국대 생명융합학과). 그는 한의대에 입학하기 전 화학, 구조화학, 통계학 등 다양한 학문을 공부했다. 본지에는 임상논문 보는 법 등 기고로 독자들에게 다양한 정보도 전달하고 있다.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간략한 본인 소개를 해달라.

   
 

연세대학교 화학과 학부를 마치고 카이스트에서 구조화학을 세부전공으로 석사과정을 하던 중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생겨서 다시 수능시험을 치르고 1998년 경희대 한의과대학에 입학했다. 졸업 이후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신계내과에서 수련의 과정을 마치고 2008년 2월에 한방내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전문의가 된 시점에 개원한 강동경희대병원에 국내 최초로 통합암센터가 개설되어 펠로우로서 2008년 3월부터 암환자에 대한 진료를 시작했고 2013년부터 단국대에 재직하고 있다. 그간의 다양한 암환자 진료 경험을 통하여 통합의료에 대한 임상 경험을 쌓았고, 수편의 임상논문과 실험논문을 국내외 저널에 게재하고 있으며 최근에 통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2016년 본지에 ‘임상논문 보는 법’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감기, 비염의 한방치료’를 연재하고 있다. 계기는 무엇인가.

대개의 한의사들이 느끼듯이 지금 한의학이라는 학문을 과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시대적 흐름에 맞춰 시대적 언어로 표현되는 것이 중요하고 이런 인식이 좀 더 많은 한의사들이 공감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준우원장님 추천으로 함께 연재하게 됐다.

임상논문 보는 법에서는 한의학 관련 임상논문을 통하여 연구디자인에 대한 이해 및 통계적 방법 등을 설명하여 좀 더 일선의 한의사분들이 임상논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하였고, 이런 관점을 감기라는 친숙한 질환에 포커스하여 소개하는 것이 최근 연재하고 있는 ‘감기, 비염의 한방치료’다. 특히 칼럼을 통해서 감기나 비염과 같은 대중적 질환부터 보험한약이나 제제한약의 사용 확대가 되기를 바란다.

 

▶원고 작성 시 주제 선별 기준은 무엇인가.

동일한 내용도 어떤 그릇에 담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지듯이 좀 더 잘 설계된 우수한 임상시험 디자인을 갖추어 한의학의 효과를 보여주는 연구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려고 노력한다. 영어로 된 논문을 포함하여 국내에 소개되지 못한 중국과 일본의 논문도 소개하고 있다.

 

▶한의사이면서 여러 학문을 전공했다. 다양한 분야를 공부한 이유가 궁금하다.

현대 한의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대 사회의 논리를 이해하고 이에 맞추어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을 통해서 도래한 빅데이터 시대에 맞추어 하루가 다르게 진보하는 지식과 기술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이러한 생각으로 통계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공공 빅데이터 뿐만 아니라 유전체 데이터 분석 능력을 키우고자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이런 다양한 학문간 융합은 더욱 중요시 될 것이며 현재 다양한 교육 기회가 제공되고 있어 한의학 관련 분들도 많이 참여 하길 바란다. 최근에는 아산병원에서 진행하는 의료분석 전문가과정도 수강하고 있는데 의대생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어 놀라웠던 반면 한의대생은 없어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한의대생이나 초보 임상한의사들은 논문을 보는 게 낯설게 다가올 것 같다. 초보자들에게 전하는 논문 보는 법을 제언한다면.

하루에도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논문들을 다 읽기는 불가능하므로 좋은 논문을 선별하는 눈을 키워야 하고 관심이 있는 논문을 잘 추리는 것이 중요하다. 한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면 진료 현장에서 내가 고민하는 주제에 대한 키워드 중심으로 주요 논문 검색 사이트에서 리뷰논문을 위주로 논문을 선정한 후, 논문의 숫자가 많다면 가장 공신력이 높은 저널의 최신 논문 순으로 선택한다. 이렇게 고른 리뷰논문의 내용을 보면서 참고문헌으로 인용된 다양한 임상논문들이 있으므로 이 가운데 좀 더 세분화되어 관심이 있는 임상연구 논문을 선택하는 방법으로 접근하면 좋을 것 같다.

 

▶감기환자가 많은 계절이다. 기고를 통해 수차례 전달했지만, 감기치료에 있어 한의학이 갖는 강점을 말해 달라.

2000년대 초반 게놈 프로젝트 종료 이후 유전자 분석 결과가 생각했던 만큼 우리의 질병을 잘 설명하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런 영향으로 10년 전부터 국제적으로 장내미생물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암을 포함하여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에 이르기까지 현대의 대다수 질병들에 있어 장내미생물이 관여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인간중심에서 세균중심의 관점 변화는 케미컬 위주의 약물에서 천연소재를 기반으로 하는 한약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항생제에 대한 위험성을 더욱 강조한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한의학의 시각과 상당부분 일치한다. 따라서 칼럼을 통해서 소개된 감기의 효과적 증상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 이외에도 한약은 장내미생물의 파괴가 아닌 공생을 통하여 우리 몸이 회복될 수 있도록 하는 강점을 가진다.

 

▶한의사로서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옛날 어의는 임금의 대변을 관찰하고 맛보기까지 했는데, 이는 한의학에서는 대변의 상태는 사람의 건강상태를 나타내주는 주요 지표이고 한약을 복용하게 되면 그 효과가 바로 대변의 변화로 확인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장내미생물은 향후 우리 건강을 표현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고 과연 어떻게 장내미생물을 우리한테 유리하게 만들 것인가 중요한 관심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처럼 한의학이 바라보는 관점은 현대의 지식으로 새롭게 해석될 수 있는데 아직까지 장내미생물 관련 연구는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장내미생물 연구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시키기 위해서 장내미생물 데이터가 생성되고 처리되는 과정에 대한 전반적 이해가 절실히 요구된다. 이러한 생각으로 현재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생들과 함께 다양한 유전체분석 및 장내미생물이 미치는 대사성 질환에 대한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동일한 데이터도 다양한 통계기법에 의해서 다른 설명이 이루어지듯 제가 가진 시각으로 장내미생물 연구를 통한 한의학의 해석을 시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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