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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에서 필요한 단유 상담 방법
2018년 10월 26일 () 06:00:34 김나희 mjmedi@mjmedi.com

국제인증수유상담가(International Board Certified Lactation Consultant, 이하 IBCLC)는 모유수유, 산전산후관리, 신생아 케어에 특화된 전문가 직능이다. 한의사이면서 IBCLC로 활동하면서 환자뿐 아니라 동료 한의사들에게도 질의를 자주 받게 된다. 시중에는 수유 관련하여 잘못된 속설이 많으며, 단유에 대해서도 역시 잘못된 속설이 횡행하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정확한 단유 방법에 대해 짚어보겠다.

 

■젖양 늘릴 때는 자주 물리고, 젖 끊을 때는 서서히 수유 간격을 늘인다.

모유 생산의 기본적인 기전에 대해 이해하면 환자에게 정확하게 설명해줄 수 있게 된다. 기본적으로 모유는 화수분과 비슷하다. 즉 자주 비우면 비울수록 보물이 더 빨리 채워지는 상상 속의 신비한 단지인 화수분처럼, 유방에서 모유를 자주 비울수록 모유가 더 많이 생산된다. 그러므로 모유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자주 젖을 물리거나 유축을 해서 유방을 자꾸 비워주면 된다. 모유량은 아기의 요구량(즉 아기가 젖을 먹는 양)에 맞추어 조절되기 때문에 아기의 급성장기 초기에는 살짝 모자란 듯하다가 (즉 아기가 자꾸 젖을 찾으려고 하다가) 며칠 후에는 아기가 열심히 빠는 양에 맞추어 충분히 분비된다. 급성장기가 지나가면 잠시 동안 젖이 남는 듯하다가, 다시 아기의 조절된 요구량에 맞추어 딱 맞게 생산된다. 쌍둥이라면 외둥이의 두 배로 젖을 빨기 때문에 엄마 유방의 생산량도 두 배가 된다. 따라서 건강한 여성이라면 쌍둥이에게 완전모유수유(생후 6개월까지 오직 모유만 먹이기)가 대체로 가능하다.

이런 원리를 이해하고 나면 단유도 마찬가지로 접근할 수 있다. 아이가 젖을 덜 찾게 되면 젖 생산량이 조금씩 감소하고, 그러면 아이가 점차 수유를 덜 하게 되고 생산량도 더 떨어진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젖이 몇 방울 정도만 남아 있다가 완전히 젖이 마르게 된다. 이렇게 자연스럽고 점진적인 단유가 바람직하다.

 

■단유는 생후 2년 이후, 아이가 원할 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기가 6개월이 되면 모유 말고도 다른 고형식(모유 이외의 음식, 이유식)을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모유는 막강한 영양을 지니고 있으며 아기에게 전달되는 면역물질의 양도 이전과 비슷하게 유지된다. 아기는 여전히 모유를 원한다.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는 2년 이상의 모유수유를 강력히 권장한다. 의학적, 비교동물학적, 인류학적으로 인간의 자연스러운 이유 시기는 최소 세 돌 이후이며, 아이가 원할 때까지 지속하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세 돌 넘어서까지 모유를 계속 먹이는 것이 좋다는 설명을 하면 환자들이 놀랄 수 있다. 수유 여성이 잘 납득할 수 있도록 부드럽고 침착하게 설명하도록 하자. 너무 놀라지 마시길. 생후 6개월부터 고형식(이유식)을 시작해서 서서히 고형식은 늘리고 모유수유는 줄인다. 그래서 돌 때에는 모유는 아침에 한 번, 낮에 한 번, 자기 전 한 번 정도로 간식 수준으로 줄여서 먹인다. 돌 이후에는 더 줄여서 아침과 저녁, 이렇게 두 번만 먹일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젖몸살 앓으며 힘들게 젖을 끊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젖이 줄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띄엄띄엄 간식 수준으로 먹여도 아이에게는 면역물질이 충분히 전달되고 정서적, 영양학적인 이점도 계속 누적된다.

 

■수유 기간이 길어진다고 해서 아이가 엄마젖에 중독되지 않는다

모유수유를 오래 하면 단유가 어렵지 않을까? 이런 생각은 엄마젖이 어느 단계가 지나면 아이에게 좋지 않은데 ‘중독’될 수 있다는 잘못된 전제를 깔고 있다. 하지만 모유는 오래 먹일수록 이익이기 때문에 중독되는 것이 불가능하다. 아이가 모유수유라는 단계에서 충분히 성취하고 나면 스스로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모유를 충분히 먹은 아이는 원하는 욕구를 충분히 충족한 뒤 스스로 독립적인 정서를 발달시킨다. 엄마 입장에서도 갑작스럽게 단유를 하면 젖몸살을 앓으며 힘들게 젖을 끊는데, 조금씩 모유양을 줄이며 단유를 시도하면 보다 편안하게 단유에 성공할 수 있다. 수유와 단유 모두 삶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행복한 여정이며,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그러므로 아이가 삶의 위기 상황에 있을 때는 단유라는 또 다른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한다. 즉 이가 날 때, 엄마가 직장에 복귀할 때, 유선염에 걸렸을 때, 약물을 복용할 때, 동생을 임신했을 때, 감정적인 문제가 있을 때, 입원을 했을 때 등의 시기는 단유에 좋지 않은 시기이다.

 

■팔로델(브로모크립틴)은 단유 목적으로 처방하지 않으며 압박붕대 역시 쓰면 안 된다

과거에 젖말리는 용도로 많이 처방했던 팔로델은 현재 이 목적으로는 쓰일 수 없다. 많은 부작용 때문에 FDA에서 팔로델의 적응증에 모유분비억제를 제외시켰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의 많은 의사들이 젖말리는 목적으로 팔로델을 처방하고 있다. 상담시 팔로델은 단유 목적으로 처방될 수 없음을 명확히 알린다.

단유를 위해 압박붕대를 사용하려는 환자를 발견하면 위험한 행동임을 납득시킨다. 젖몸살(유방울혈), 유선염, 유관 막힘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매우 위험하며 젖말리는 목적에도 딱히 효과적이지 않다.

 

■단유 시 특별한 단유마사지는 필요하지 않다

그냥 저절로 젖을 말리면 유방 안에 응어리와 괴어 있는 젖이 남아 있어 나중까지 석회화되어 남거나 둘째에게 먹일 초유의 맛과 색이 변질되므로 단유마사지라는 특수한 유방관리를 받아야 한다는 유방마사지 업계의 주장이 있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대로 서서히 단유하면 마지막에 남은 젖은 한두 방울 정도이며 이로써 더 이상 수유를 지속하지 않는다면 이 한두 방울의 젖은 유방 조직에 저절로 흡수되어 남지 않게 된다. (그리고 화수분같은 유방의 특성 때문에, 괴어 있는 젖을 남김없이 깨끗이 비우면 다시 그만큼 차오르게 된다.) 둘째에게 먹일 초유가 변질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유관막힘이나 젖몸살(유방울혈)을 예방하기 위한 유방마사지는 특별한 전문가가 아니라 수유여성 본인이 스스로 틈틈이 해도 충분하다. 단, 유관막힘이나 젖몸살(유방울혈) 등으로 응어리가 있다면 치료를 받아야 하고, 이 때 전문적인 유방마사지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단유를 하는 모든 여성이 단유마사지를 받을 필요는 없다.

 

■단유로 인한 젖몸살(유방울혈)이 온 수유여성을 상담할 때

서서히 단유하면 젖몸살이 거의 생기지 않지만, 급히 단유할 경우 또는 모유량이 많은 경우에는 젖이 많이 불어 젖몸살이 생길 수 있다. 이럴 때 온찜질, 유방마사지, 스트레칭, 침치료가 도움이 되며 한약치료 역시 젖몸살에 효과적이다.

수유 전 유방 온찜질과 마사지 방법은 다음과 같이 지도한다. 수유 전에 정맥혈과 림프액 배출을 돕기 위해 유두와 유륜 제외한 나머지 유방 전체를 핫팩으로 온찜질하거나 (단, 화상 주의) 따뜻한 샤워를 해서 수압으로 마사지도 하고 유방 온도도 올릴 수 있다. 본인 또는 남편이 유방 마사지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손바닥으로 유방 가장자리부터 훑어주기 / 네 손가락으로 유륜 주변 지그시 누르기/나선형으로 유방을 돌아가며 마사지하기 등의 방법으로 10~15분 정도 한다. 다소 누르는 힘이 느껴지지만 너무 아프지는 않은 정도의 압력으로 마사지하며, 액와(겨드랑이) 임파절로 림프액이 배출되므로 액와 마사지도 같이 해준다. 늑간근, 쇄골 아래 부위에 유방에서 나온 정맥이 지나가므로 이 부위도 마사지해주는 것이 좋다. 전신 스트레칭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수유 직전에 유륜 마사지(Reverse pressure softening)로 아기가 물기 쉽도록 유두와 유륜을 부드럽게 한다. 유륜을 손가락으로 지그시 누르면서 유륜과 유두에 괴어 있는 유즙을 살짝 짜내는 느낌으로 마사지한다.

수유할 때는 적절한 자세로 물려 충분히 젖을 비워내도록 한다. 젖몸살이 있을 때는 유방이 땡땡하게 불어 있고 유두도 아기가 물기 어려운 모양이니, 유륜 주변을 손으로 지그시 눌러 아기가 물기 쉬운 모양을 잡아 주는 것이 좋다. 유방울혈 있는 쪽부터 아기에게 젖을 물린다. 유방울혈이 오지 않은 쪽으로 옮겨 수유하는 동안에 유방울혈 온 쪽을 손이나 유축기로 유축한다. 수유 후에는 유두와 유륜 제외한 나머지 유방 전체를 짧게 냉찜질하고 양배추잎을 유두 부분만 오려내어 유방에 붙여 준다.

침치료도 도움이 된다. 주변 근육(대흉근, 승모근 등)에 침치료하여 근육긴장을 풀고 팔다리의 경혈에 침치료하여 통증을 경감시키고 혈액과 림프 순환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초음파 치료와 옥시토신 주입은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통증이 심한 경우 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다. 남편이 유방을 빨아내주는 방법은 세균 감염 때문에 추천하지는 않으나, 정 다른 방법이 없으면 남편이 깨끗이 양치한 뒤 시도하도록 지도한다.

 

김나희 /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교육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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