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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명소기행 03] 초정냉천(椒井冷泉)
소재지: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초정리
2018년 10월 05일 () 06:46:18 안상우 mjmedi@mjmedi.com
   
 

초정냉천(椒井冷泉)은 일반적으로 초정약수(椒井藥水)라고 널리 알려져 있으며, 조선시대 세종임금이 고질적인 눈병을 다스리기 위해 여러 차례 행차하였다 해서 더욱 유명해졌다. 『세종실록지리지』에 의하면 고려 시대에는 이 약수터 일대가 초자은소(椒子銀所)라고 불렸다고 하니 주변에 광물질이 매장되어 수질에도 미네랄이 풍부하게 녹아나오던 것이 아닌가 싶다.

기록에 의하면 1444년(세종24) 봄, 가을 2차례에 걸쳐 세종대왕이 소헌황후와 진양대군을 데리고 이곳에 행차하였다고 한다. 이 때 임시거처인 행궁(行宮)을 짓고 무려 117일 동안 기거하며 눈병과 피부병을 치료하기 위해 머물렀다고 하니 이 일대가 가히 수도에 버금갔을 정도로 번성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1464년(세조10)에는 조카를 폐위시키고 왕위에 오른 세조임금 역시 초정에 행차한 것으로 기록하였다.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에도 이와 같은 사실이 기록되어 있는데, “초수(椒水)는 고을(청주목) 동쪽 39리에 있는데 그 맛이 후추 같으면서 차고, 그 물에 목욕을 하면 병이 낫는다. 세종과 세조가 일찍이 이곳에 행차한 일이 있다”라고 하였다. 또한 실학자인 이수광(李晬光, 1563~1628)은 『지봉유설(芝峯類說)』에서 “우리나라 여러 곳에 초수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광주와 청주의 초수가 가장 유명하다.”고 적었다.

현재 위치는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에 속해 있으며, 청주시에서 동쪽으로 약 16km 떨어져 있다. 충북선 철도와 충주-공주간 국도가 잘 연결되어 있어 교통이 편리해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속리산국립공원에 인접해 있어 연계 관광지로 발전 가능성이 높다. 답사 당일에도 초정약수공원을 단장하는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역사와 전통에 비해서는 전시물과 안내판이 빈약해 보였으며, 한의학과 매칭하여 연계성을 확보하지 못한 점이 흠이라면 흠이다.

초정(椒井)이란 지명은 '후추처럼 톡 쏘는 물이 나오는 우물'이라는 뜻으로 푸는데, 맛뿐만 아니라 실제 사람에게 얼마나 유용하고 치료효능이 있을지 문헌을 살펴보기로 하였다. 『동의보감』에는 33종에 달하는 물의 종류와 성질, 효능이 수재되어 있는데, 초수 혹은 초정이라는 표제어로는 등재되어 있지 않다. 다만 ‘냉천’ 조항에 초정리 약수에 해당하는 초수(椒水)를 설명하는 문구가 들어 있다.

 

【冷泉】 마시고믈, 俗謂之椒水. 主偏頭痛, 背寒, 火鬱, 惡寒等證. 浴之皆差.

〇 下有白礬, 故水味酸澁, 冷冽. 於七八月時浴之, ……. 󰡔俗方󰡕

 

   
 

곧 ‘맛이 떫고 차가운 물’이라는 의미에서 냉천을 세속에서 초수(椒水)라고 부른다 했는데, 지역에 따라서 이와 비슷하게 맵거나 알싸한 맛이 느껴지는 물을 약물, 혹은 고춧물이라고도 불리었다. 또한 그 효능과 주치에 있어서 편두통이나 등이 으슬으슬한 증상, 화기가 울체된 경우, 오한과 같은 증상에 목욕을 하면 모두 차도가 있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오히려 상풍한이나 초기 감모증에 냉수욕을 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데, 정작 요즈음에는 피부질환이나 안질, 아토피, 알러지성 피부증상에 주로 권장되고 있다. 대개 위의 기록에서 그 출전이 기성의방서가 아닌 ‘속방(俗方)’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보면, 냉천, 혹은 초수에 대한 견해는 오로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스스로 체험하고 얻은 지식에서 비롯되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초정리 약수가 냉천에 속한다면, 이와 대비되는 온천물(더운 샘물)이 존재하는데, 이 역시 『동의보감』에 다음과 같이 기재되어 있다.

“온갖 풍으로 근골이 오그라든 것, 피부 감각이 둔한 것, 손발이 말을 듣지 않는 것이나 대풍창과 개선증에 주로 쓴다. 이 물에 들어가서 목욕하는데, 목욕물이 마를 때쯤 피곤해지면 약과 음식으로 보양하는 것이 좋다. 〇 온천은 성질이 뜨겁고 독이 있으니 절대로 마시면 안 된다. 나병이나 개선, 혹은 양매창을 앓고 있는 사람은 음식을 배불리 먹고 땀이 날 때까지 오랫동안 목욕한다. 10일 정도 지속하면 온갖 창(瘡)이 다 낫는다. 〇 땅 아래 유황이 있으면 물이 뜨거워진다. 유황은 모든 창병(瘡)을 다스리고, 그 물도 또한 그러하다. 물에서 유황 냄새가 나기 때문에 풍랭을 낫게 하는 데 으뜸이다.”

임금이 요양과 신병 치료를 위해 별궁을 짓고 연중 3분의 1을 체재할 정도였으니 당연히 내의원 의관들과 관속들이 수행했을 것이고 여러 모로 의료적인 절차와 치료법이 병행되었을 터이다. 두말 할 나위 없이 전통의학에서 빠트릴 수 없는 명소임에 틀림없다. 다만 약수도 좋고 온천욕도 좋다하지만 막연하게 몸에 좋다는 선전에 가까운 외침보다는 한의서에 기재된 것처럼 냉천과 온천으로 구분하여 목욕법과 효능, 주치를 정확히 파악하여 제대로 적용했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

 

20180912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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