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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정유옹의 도서비평] 감기와의 전쟁
감기에서 백혈병까지의 비밀
2018년 07월 27일 () 06:55:22 정유옹 mjmedi@mjmedi.com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힘들었던 적이 언제냐고 물어본다면 대부분 아이가 아팠을 때라고 대답할 것이다. 특히 감기에 걸리면 온 집안에 비상이 걸린다. 엄마는 계속 체온을 재며 해열제 투여할 시간을 기다린다. 열이 내려가면 다행이지만 안 내려간다면 그날따라 지인들과 술자리를 하고 있는 남편을 종종 기다리며 응급실 갈 준비를 한다. 응급실을 가면 이리도 울부짖는 아이들이 많은지...... 새벽이 다 되어 진료를 받고, 수액을 맞으면서 입원 절차를 밟는다.

   
김성동 著, 건강신문사 刊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것이다. 필자도 결혼하고 집에서 부인과 아이들의 치료 문제로 많이 의견 충돌을 겪었다. 특히 아내는 고열이 뜨면 체온을 재며 해열제를 투여하려고 하고, 필자는 의서에 나온 것처럼 한약으로 발한(發汗)시켜 치료하려고 하였다. 밤새 열나며 칭얼대는 아이를 안고 한약을 먹이기도 하고 자락도 하면서 다독거렸다. 새벽에 열이 좀 떨어지면 잠이 드는 아이 옆에서 잠시 눈 붙이다 출근하면 얼마나 피곤한지......

한약 치료를 아이에게 시행하기에 앞서 아내에게 ‘상한론?’을 강의해야 했다. “감기가 들어오면 일단 땀으로 내보내는 것이 원칙이다. 열나는 것은 아이의 정기가 감기와 싸우고 있는 것으로 아주 좋은 현상이다. 땀이 안 나고 열만 난다면 오히려 옷을 더 입히던지, 아니면 방에 난방을 올려서라도 땀이 나도록 해야 한다. 적군하고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내부에서 싸움이 나면 안 되니, 소화가 안 되는 밀가루나 육류, 유제품 같은 음식은 나을 때까지는 주지 말자. 그리고 신생아들에게는 클 때마다 나타나는 변증열(變蒸熱) 같은 열도 있다. 그러니 크게 이상이 없다면 지켜볼 수도 있다.”

이렇게 일장 연설을 했지만, 막상 감기가 시작되고 고열이 뜨면 불안해진다. 한약을 미리미리 투여하고, 소화기를 좋아지게 자락도 해주고, 그래도 열이 안 내려가면 침 치료를 해서라도 발산이 되어 열을 떨어지게 하였다. 음양탕(뜨거운 물에 찬물을 섞는 것)에 설탕을 타서 조금씩 먹여서 수분과 당분을 보충하여 정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하였다. 땀이 나도록 이불을 두껍게 덮어주고, 이마에는 시원하게 쿨패치를 붙이거나 찬물에 적신 수건을 올려주었다.

하루만 열이 나면 다행이지만 그렇게 병은 단순하지 않았다. 2~3일 길게는 일주일 정도 전쟁을 치르고 나면 아이는 언제 아팠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잘 놀았다. 양약 해열제나 항생제를 쓰기보다는 이렇게 아이의 정기를 이용하여 치료하면 감기로 인한 후유증(비염, 기관지염, 중이염)도 거의 없고 면역력도 올릴 수 있었다.

이와 같은 한의학적인 감기 치료법을 연구한 약사가 있다. 『감기에서 백혈병까지의 비밀』을 저술한 김성동 약사이다. 그는 자신의 저술에서 감기 치료하면서 해열진통제를 써서 나타나는 부작용(폐렴, 가와사키병, 신장염, 심장판막증, 자가면역질환, 백혈병 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필자가 앞서 설명한 발한 요법을 실천하면서, 저자는 비타민C와 함께 계지탕과 마황탕과 같은 한약제제로 치료한다. 저자는 감기 초기 고열이 난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보온용 실내화, 버선, 온찜질팩 등과 같은 보조적인 것으로 몸을 덥게 해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

고열의 환경에서 간의 해독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해열진통소염제는 우리 몸에 치명적이라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비유하자면 고열로 1도의 화상을 입지만 해열진통제는 3도의 화상을 입을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동의보감』 「소아문」 첫머리에는 ‘소아병난치(小兒病難治)’라는 제목으로 “10명의 남자를 치료하는 것이 1명의 부인을 치료하기보다 쉽고, 10명의 부인을 치료하는 것이 1명의 소아를 치료하기보다 쉽다.”라고 하였다. 소아의 질환 중에서 감기 치료는 더욱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고열 감기로 많이 오고, 영아의 경우 의사소통도 안 돼서 변증이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노인들도 사망원인 1위가 폐렴일 정도로 감기를 잘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 1800년 전에 장중경이『상한론(傷寒論)』을 지어서 감기의 이론과 체계를 잡았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난방이 힘들었을 것이고, 감기 환자는 더 많았을 것이다. 이때부터 정립된 감기의 치료법 덕분으로 지금 한의사들은 감기 치료에 있어서 자신감이 높다. 해열진통제를 쓰지 않기 때문에 병이 깊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환자의 체질과 증상에 따라 치료를 달리하기 때문에 맞춤형 감기 치료를 할 수 있다. 또한 면역력을 올려주는 한약도 있기에 감기 예방도 할 수 있다.

한의사가 아닌 양약의 전문가인 약사가 지은『감기에서 백혈병까지의 비밀』에서 다시 한 번 한의약 치료의 정밀함과 우수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일반 대중들이 많이 읽도록 권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소중한 우리 가족들의 감기를 비롯한 질병은 한의학으로 치료하여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길 소망한다.

 

정유옹 / 사암한방의료봉사단, 한국전통의학史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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