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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미라벨 정원과 호엔잘츠부르크 성 그리고 약용식물
세계의 약용식물 여행스케치(18)
2018년 07월 13일 () 07:04:01 박종철 mjmedi@mjmedi.com
   
박 종 철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시내의 미라벨 궁전이 자랑하는 17세기 미라벨 정원이다. 연못, 분수, 대리석 조각물과 많은 꽃들로 잘 장식한 정원으로 유명하지만 이곳에서 촬영했던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인해 세계적인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미라벨(Mirabell)이란 단어는 ‘감탄스럽다’의 ’mirabile‘과 ‘아름답다’라는 ‘bella’의 조합으로 이탈리아의 여성 이름이기도 하다. 미라벨 정원은 잘츠부르크 중앙역에서 남쪽으로 걷다보면 오른편이며 시내를 질러 흐르는 잘차흐 강 근처다.

초록 잔디밭 그리고 기하학적인 곡선과 직선이 조화로운 정원에는 마침 꽃들이 만발해 있다. 마치 꽃 자수를 놓은 정원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근처에 있는 장미 터널은 <사운드 오브 뮤직>의 여주인공 마리아가 아이들과 도레미송을 불러 우리들의 기억 속에 사랑스럽게 각인된 곳이다. 필자가 이곳을 찾은 날에도 정장 차림의 노부부가 장미 터널 안에서 입맞춤을 하며 낭만적인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고, 초록색 정원 안에서는 꼬마 숙녀와 남자 아이가 재미있게 놀고 있다.

미라벨 정원에서 시내 도로로 나가는 계단 옆의 벽에는 능소화로 가득하다. 자세히 보니 우리나라에 있는 능소화가 아니라 미국능소화다. 우리나라 길거리 담장에서도 자주 보는 식물인 능소화는 꽃의 지름이 크면서 통부가 짧은데 비해 미국능소화는 꽃의 지름이 작으면서 통부가 길어 꽃의 밸런스가 다른 점이 특징이다. 한국의 의약품공정서인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는 능소화와 미국능소화 둘 다 의약품으로 인정하고 있다. 능소화 꽃은 활혈통경, 양혈거풍 효능이 있다.

북쪽으로 들어서게 되면 앞발을 들고 있는 페가서스 청동상이 있는 연못을 만나게 된다. 페가서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성한 동물로 날개가 달린 천마(天馬)다. 영화에서는 연못 가장자리를 도는 율동을 하면서 도레미송을 불렀던 곳이라 이곳도 관광객들로 항상 붐빈다.

필자는 페가서스 청동상 근처에 있는 계단에서 머물다가 초롱꽃과의 잔대속(Adenophora) 식물이 보라색 꽃을 피우고 무리를 지어 자라는 모습을 발견했다. 꽃은 모시대와 아주 비슷하지만 잎의 모양이 달라서 모시대는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는 자라지 않는 유럽의 모시대 식물인 것 같다는 충남대 약대의 배기환 명예교수의 설명이다. 모시대는 모시잔대라고도 불리며 꽃은 보라색, 잎은 줄기의 1마디에 1장씩 붙는 어긋나기를 한다. 모시대의 뿌리는 한방에서 제니(薺苨)라고 부르며, 폐의 진액 부족으로 생긴 기침이나 목 안이 붓고 아픈 증상에 사용하는 한약이다.

미라벨 정원 건너편으로 산 위의 요새인 호엔잘츠부르크 성이 보인다. 정원의 중심축이 이 호엔잘츠부르크 성을 향하고 있으므로 분수와 산 위의 성을 뒤로하고 서면 웅장한 배경사진을 찍을 수 있다. 호엔잘츠부르크 성은 유럽에서 가장 규모가 큰 중세시대 성 중의 하나다. 잘츠부르크 대주교였던 게브하르트가 1077년에 창건한 이 성은 명실상부 잘츠부르크의 상징으로 언덕에 우뚝 서 있으므로 도시 어디에서나 잘 보이는 랜드마크다. 케이블카를 타면 산 중턱까지 접근 할 수 있고 성 입구로 들어 갈 수 있었다. 케이블카 정거장에서 내려 계단을 오르다 뒤를 돌아보면 잘츠부르크 시내가 한눈에 펼쳐진다.

성안에 있는 기념품 판매 상점에서 고대하던 식물도 만났다. 에델바이스다. ‘오리지널 잘츠부르크의 천연물‘이란 홍보간판 아래 씨를 심은 화분과 에델바이스 비누를 팔고 있다. 필자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이 제품들을 바로 사 버렸다. 그동안 유럽에서 수없이 에델바이스 자료를 찾아 왔으나 식물은 본 적이 없어서 마치 전설 속의 신비로운 식물인가 하는 착각을 가질 정도였는데 선명한 에델바이스 꽃 사진이 들어간 비누를 보니 화들짝 했던 것이다. 에델바이스는 고산식물로 흰 털이 덮여있으며 별처럼 생기고 벨벳 같은 하얀 꽃의 촉감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의 특산식물로 한라산이나 금강산에서 자라는 솜다리가 에델바이스를 닮았는데 ‘하얀 솜털이 나 있는 다리’라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

상점 다른 쪽은 지역에서 생산한 허브로 만든 식용소금도 팔고 있다. 관심이 있는 식물 제품이 여기저기 널려있어 세세하게 구경을 했고 계산대도 붐벼서 시간이 흘렀는지 먼저 나와 밖에서 기다리던 동료가 케이블카에 많은 관광객들이 줄을 섰다고 재촉을 한다. 소금도시라는 이름처럼 잘츠부르크는 필자에게 연구 자료로 소득이 짭짤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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