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소개
급성중이염은 특히 소아에서 감기후유증으로 발생되는 대표적인 질환이고, 아이들에게 항생제를 처방하게 되는 주요 이유가 된다. 이러한 항생제의 사용은 결국에는 많은 유익균을 죽이고, 여러 병원균의 내성을 만드는 위험이 있으므로 가급적 적게 사용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한약의 적절한 사용이 필요하다. 이번에 소개할 논문은 "Randomized controlled trial of juzen-taiho-to in children with recurrent acute otitis media"라는 제목으로 Auris Nasus Larynx라는 저널에 2016년도 실린 논문이다. 급성 중이염이 반복적으로 걸리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십전대보탕의 급성 중이염 예방효과를 확인해 본 연구이다.
반복적인 중이염을 생기는 소아의 경우 아직 면역기능이 완성되지 못한 2세 미만에서 많고, IgG2 등의 레벨이 떨어졌다는 걸로 보아 면역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십전대보탕은 한의학에서 대표적인 보약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런 중이염 소아 환자들의 면역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 논문을 통해서 그 가능성을 알아보고자 한다.
[대상]
이비인후과 전문의에 의해서 급성중이염이 반복적으로 진단된(지난 6개월 동안 적어도 세 번 걸렸거나 1년 동안 4번 이상 걸린 것을 의미함) 6~48개월의 어린아이들이 총 26군데 대학병원과 로컬의원을 포함한 이비인후과 클리닉에서 2009년 12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모집되었다. 이비인후과적으로 선천성 기형이 있거나, 스테로이드를 비롯한 면역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치료나 다른 한약을 복용하는 경우, 십전대보탕에 알러지가 있거나 또는 환기관 삽입시술을 받은 소아 환자는 모두 제외되었다.
[평가]
일차평가항목은 3개월의 십전대보탕 투약 기간 동안 급성중이염이 몇 번 걸렸는지의 평균값이다. 이차평가항목은 비염증상의 발생빈도와 항생제의 총 투여 일수, 환기관 삽입 케이스와 삽입까지의 기간 등을 비교하였다.
[방법]
총 87명의 어린이들이 모집되어 무작위배정을 통해서 십전대보탕군 39명과 대조군 48명으로 나눴으며, 12주 동안의 임상시험을 탈락 없이 모두 마친 어린이는 십전대보탕군 31명 및 대조군 39명이었다. 십전대보탕군은 3개월간 십전대보탕을 0.10~0.25g/kg씩 하루에 두 번 복용하였고, 관찰 기간 동안 급성중이염에 걸릴 경우 일본 가이드라인에 따른 전통적인 서양의학 치료를 하였고, 대조군은 별다른 치료 없이 급성중이염이 걸릴 경우 동일한 서양의학적 치료를 시행하였다.
[결과]
일차평가항목인 급성중이염의 발생빈도는 십전대보탕군에서는 0.61±0.54회/월로 대조군의 1.07±0.72회/월에 비해 통계학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특히 십전대보탕군에서는 첫째 달에는 0.81회였다가 둘째 달에는 0.58회, 셋째 달에는 0.39회로 점점 감소하고 있는 반면에, 대조군에서는 첫째 달에는 1.31회, 둘째 달에는 0.72회, 셋째 달에는 0.93회 등으로 뚜렷한 경향성 나타나지 않았다(그림1). 기타 이차 평가항목들은 표1과 같다. 나이, 성별, 체중 등의 다양한 임상변수를 고려한 로지스틱 분석을 통하여 중이염발생에 십전대보탕의 복용이 유의한 감소효과를 가져왔다.
해설
이번 연구는 2009년에 발표된 “Effects of Japanese herbal medicine, Juzen-taiho-to, in otitis-prone children - a preliminary study”라는 논문의 후속논문이라고 볼 수 있다(보험한약 임상사례 18편에서 소개). 이전 논문은 전체 대상자가 24명이었고, 대조군 설정 없이 십전대보탕 복용 전후의 비교 연구였다. 비록 전후의 비교이긴 하였지만 그 논문으로만 봐도 십전대보탕이 급성 중이염이 잘 걸리는 아이들에 대한 예방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논문에서는 비록 블라인드를 통한 위약을 설정하지 못하였지만 RCT 디자인을 통해서 십전대보탕의 반복적인 급성 중이염의 발생의 예방효과를 다시 한 번 보여 주었다. 본 연구에서는 소아환자의 면역지표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지 못하였지만, 다양한 실험연구와 임상연구를 통하여 십전대보탕이 가지는 선천면역 및 후천면역 조절 기능에 대한 효과가 발표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장내세균을 통한 면역연구 역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