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827>『幼幼集成』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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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827>『幼幼集成』②
  • 승인 2018.06.30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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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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驚風의 감별진단과 소아 指紋法
 ◇ 『유유집성』

이 책의 저자 陳復正(1622~1673)은 어려서부터 몸이 허약하고 잔병치레가 많아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돌보려는 마음에서 일찍부터 의학을 익히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자연스럽게 말 못하는 아이들이 시달리는 선천적인 병증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글 가운데 임신 중 태아의 보호 방안에 대해 상세히 서술하였는데, 태아의 건강은 임부의 정신 상태를 비롯하여 음식, 起居, 육체의 勞逸 등과 매우 밀접한 상관관계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임신 기간 중에 조리와 섭생에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고 역설하였다.

전호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이 책에서는 경풍에 관한 논설과 치법이 매우 상세한데, 대략 喩嘉言의 설을 따르고 있다고 한다. 그는 경풍이 바로 소아의 상한병으로 인하여 痙病이 발생한 것으로 인식하고서 당시 의원들이 지닌 세속적인 견해를 바로잡으려고 하였다. 그래서 책 안에서 ‘驚風?妄’이란 말을 드러내어 함부로 경풍이라는 병명을 붙인 것에 대해 비판하면서 그 이유를 구분하여 밝혀놓았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경풍증으로 잘못 알려진 3가지 감별점을 구별하여 새로 誤?, 類?, 非?이란 용어를 써서 정의함으로써 후학들의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하였다. 다시 말해 誤?은 傷寒病으로 인한 痙증을 말함이요, 類?은 소아과 경풍증의 餘症, 즉 후유증으로 暑症이나 학질, 이질, 해수 등으로 인해 경련이 발생한 것이다. 또 非?은 소아과 질환 가운데 만경풍, 만비풍증이 오래 묵어 脫症이 된 것이니, 병인을 정확하게 감별하고 마구 섞어서 치료해선 안 된다.

이와 달리 소아의 變蒸에 대해서는 주로 張景岳의 견해를 따랐는데, 신생아가 태어난 이후 발육, 성장하는 시기에 이르러 오장육부 각 장기마다 발육시기에 선후의 구분이 있어 變蒸이 발생할 때 발열과 같은 증후가 일어나고 이에 때를 맞추어 진료해야 한다는데 대하여 잠깐이라도 서로 차이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또한 저자는 소아의 臟氣가 아직 충실하지 못한데, 만일 소아과에서 ‘陽有餘, 陰不足’설을 내세워 한냉한 약제를 남용하여 아이의 비위를 망가뜨리게 된다면 그 피해가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이에 기성방제 가운데 8종을 새로 가려 뽑아 임상응용에 여러 차례 효험을 보았으며, 또한 外治法을 자주 사용하였다고 한다.

소아를 진찰할 적에는 脈象보다는 손가락에 나타나는 指紋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는 소아의 특성에 대해, 어린애는 매양 낯선 사람에게 겁을 내어 처음 마주할 때 울고 보채며, 숨 쉬는 것이 어지럽고 정신이 안정되지 않게 되는데 맥상이 크거나 작고, 빠르고 더딘 것이 본래의 모습을 잃고 실조하게 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저자는 지문에 나타나는 표시와 面色, 질병증상을 서로 맞추어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는데, 망진과 절진을 겸하여 실행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였다.

위와 같이 청대 말엽에 저술된 이 책에서는 그간에 이루어진 여러 가지 소아과 학설을 널리 취합하고 그 중 장점만을 가려 뽑아 의학이론과 임상증상을 상호 참작하여 독창적이고 새로운 해석을 가한 탁월한 견해를 지녔다는 칭송을 얻었다. 특히 『四庫全書總目提要』에서는 이 책이 경풍의 적증과 아닌 것을 가려내서 세속의 의원들이 함부로 鎭痙하는 약을 치료제로 써서 사기를 몸 안으로 끌고 들어가는 실책을 구제하였다는 점을 가장 크게 다루었으며, 자못 소아과에 교범과 준칙이 될 만하다고 하면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를 내렸다.

현존 판본으로서는 청대 乾隆16년(1751) 廣州 登雲閣 각본을 시작으로 여러 종류의 목판본이 있으며, 1814년 일본에서 간행한 판본도 보고된 바 있다. 조선에서 간행된 사실은 알려진 바 없으나 민간에서 널리 전사되어 읽혀진 것으로 여겨진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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