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사 통증치료에 너도나도 침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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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사 통증치료에 너도나도 침 사용
  • 승인 2003.03.1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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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창립 차별성 주장 한의학 파고들어
"무늬만 서양의학, 내용은 동양 침구학"

“태풍 루사가 전국을 강타하는 그 순간에 그들은 예정된 시간에 어김없이 강의를 시작하였으며 6,7백명의 사람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IMS라고 말하든 FIMS라고 말하든 dry needling이라고 말하든 내 눈에는 분명히 침인데 그것은 한의사들의 어떤 학술대회가 결코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IMS학회 창립학술대회를 참관했던 한 한의사가 참가 후 소감을 적은 글이다. 침은 분명한데 그렇다고 침이라고 말할 수도 없고, 또 아니라고 말할 수 없는 애매한 상태가 양의사의 IMS요법과 FIMS(근육내자극요법)요법이다. 주로 통증치료에 쓰이는 이런 요법들은 한의학의 침치료법의 원리를 응용해서 양의사들이 변형시킨 치료법인데 양의사들은 이런 이론과 치료법을 바탕으로 한의사의 침구학 영역을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어느 양방 여의사가 IMS학회 창립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내용은 이런 유사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가령 “자동화된 현재의 침을 개발하여 힘은 훨씬 덜 들면서 효과는 기존의 것보다 몇 배나 탁월하다”면서 “미국 특허등록까지 마쳤다”고 말한 자신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한의사가 쓰는 침과 자신들이 새로 개발했다는 ‘자동화된’ 침 사이에 어떤 유사성과 차이점이 있는지 모호하게 만든다.

의과대학 우수논문으로 선정된 학생(모 의대 본과 2년)의 ‘dry needling과 trigger point injection의 효과에 차이가 없었다’ 라는 논문도 결국은 한방적 침치료나 양방적 통증치료나 효과는 똑같다는, 그러면서 한방과 양방은 다르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또 서울 반포에서 신경통증클리닉을 전문으로 하는 양의사 김모씨는 자신의 FIMS요법과 한의사가 하는 침치료를 비교한다면서 엉뚱하게 FIMS는 ‘의학적 진단이 필요한데 비해 침술은 의학적 진단과 관계없다’고 대비시켜 마치 한의사의 침술을 비과학적이고 주관적인 치료법인 것처럼 비하시켰다. 그는 우연히 그의 홈페이지를 방문한 한의사의 시정요구에 “캐나다의 닥터 C. Chan Gunn 박사가 저술한 The Gunn Approach to the TREATMENT OF CHRON IC PAIN(군자출판사)에서 발췌했다”면서 “항의하려면 캐나다의 Gunn 박사에게 하라”고 둘러댔다.

날로 증가하는 양의사의 침구학 응용은 한의계에게 학문적, 임상적, 법적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일부 한의대에서는 양의계와 공동연구와 협력진료를 추진하고 있고 양의계의 뛰어난 연구력과 거대한 홍보력 앞에 일선 한의사들은 발만 동동 구른 채 쳐다만 볼뿐이어서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한의사의 침구권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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