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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 천연재료와 한국 연구·관리 시스템 결합하고파”
리차드 코마케치(Richard Komakech) UST 박사
2018년 06월 14일 () 08:45:07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KOICA 한의학 연수로 유학 결심…멸종위기약재 ‘푸르누스 아프리카나’ 연구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우간다에서 온 리차드 코마케치씨는 지난 2016년부터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한의학연 캠퍼스에서 석박사 통합과정을 밟고 있다. 원래 우간다의 보건복지부 산하 전통의학 연구·관리기관인 NCRI(Natural Chemotherapeutics Research Institute)에서 일하는 공무원인 그가 머나먼 한국까지 찾아오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한국으로 유학오게 된 계기는.

   
 

2015년 KOICA(한국국제협력단)에서 세계 보건의료 전문가들에게 한의학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이 연수는 한의학연과 한의계 관련기관들이 한국 전통의학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해외 전문가들에게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나는 그 연수를 통해 한의학연을 알게됐다. 한국 정부와 출연연, 학계와 산업계가 함께 전통의학을 계승시키고 발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우간다 역시 한국처럼 전통의학이 존재하지만, 한국과 달리 약재의 효능과 치료법들이 민간차원에서 다뤄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한국은 전통의학을 국가 보건정책의 영역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나는 한국의 전통의학 연구·관리시스템을 보다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어 한의학연의 강영민 교수로부터 연구와 학업을 병행하는 UST의 교육제도를 소개받았다. 그리고 2016년 가을에 UST 한의학연 캠퍼스 한의생명과학전공에 입학했다.

 

▶UST에서 어떤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가.

UST는 과학을 통해 국제적인 협력을 추진하고 저개발국을 지원하고자 입학 전에 학생과 지도교수가 함께 연구계획을 세운다. 학생들이 이곳에서 연구한 학문 성과를 본국에서 활용하게끔 돕기 위해서다.

나는 지도교수인 강영민 교수(연구책임자)와 함께 한국연구재단 국제협력과제인 전통대체의약 후보소재 발굴을 위한 한-남아프리카 국제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아프리카 멸종위기식물인 ‘푸르누스 아프리카나’를 대량증식하고 한의학 기반 대체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이 약재는 전립선암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유학생활에서 적응하기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는가.

새로운 문화, 새로운 상황, 새로운 대륙에 적응한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언어, 음식, 조리 방법, 계절적 변화 등 많은 것들이 다르지만 본인 하기 나름이라는 사실이 매우 중요하다.

내가 지금까지 한국에서 생활하는데 도움이 된 것은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모든 경험을 포용하는 태도였다. 다행히도 내게는 한국에서의 유학 생활 적응에 도움이 된 것들이 몇 가지 있었다. 한국 유학을 시작하기 전에 UST에서 한 달간 오리엔테이션을 제공했는데, 이것이 한국적 방식에 적응하는데 있어 확고한 토대가 됐다.

어떤 사회이든 그 사회에서 살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그래서 외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한국어 수업도 한국생활에 도움이 됐다. UST의 한의학연 캠퍼스에서 지낼 수 있었던 점도 내게는 행운이었다. 캠퍼스 직원들이 모든 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이곳에서 나는 대략 2년 동안 학업을 지속할 수 있었다. 강영민 교수를 비롯하여 한의학연의 모든 UST 교수들이 학문 외의 모든 면에서 한국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기둥이 되어줬다. 모국을 떠나 생활하는데 오는 스트레스는 있었지만 정기적인 스포츠 활동, 하이킹, 대전에서 살고 있는 유학생들과의 만남,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새로운 친구 사귀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자 노력했다. 무엇보다도 완전한 내적 평안과 평온을 찾기 위해 항상 기도와 명상에 힘썼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한국에서의 생활은 내게 모험이자 내 인생의 가장 신나는 시간이었다. 고향을 떠나온 내게 이런 저런 면에서 고향처럼 편하게 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각 나라가 자신들의 독특한 전통의학체계를 이어나가고 발전시키기 위해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질병의 치료와 관리에 전통의학을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전통의학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자원을 배정해야 한다.

전통의학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한국과 우간다는 상황이 매우 다르지만 양국 모두 자국의 고유한 전통의학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검토해 볼만한 분야가 많이 있다. 그중에서 ‘전통의학 연구에 대한 투자’, ‘인적 자본 구축’, ‘전통의학 분야에서의 글로벌 협력 강화’라는 세 가지를 핵심 요소로 들 수 있다. 기후 변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증가하는 전통의학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약재의 품질과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농산물 우수관리제도(GAP)의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고유의 전통의학 시스템을 향상시키기 위해 한의사들과 연구자들 간의 효과적인 협업이 필요하다. 또한 국민 전체에게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전통의학의 효능, 안전성, 가용성을 개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각국이 자국만의 고유한 전통의학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것도 좋지만, 다른 나라에서 들여온 의료 체계와의 통합을 통해 각국의 전통의학 시스템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가 일로에 있는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한국이 우간다의 풍부한 한약 재료를 수입하여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우간다가 침 치료, 뜸, 진단 방법 등 기술적으로 발전된 한국의 전통의학 방식을 도입해서 국내 의술과 통합해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방법은 모두 양국이 전통의학의 글로벌화를 실현할 수 있고, 전통의학 산업의 주체들이 국제 협력을 통해 추진할 만한 훌륭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한국 전통의학 관리 시스템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강점은 무엇이고, 미흡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국은 다른 많은 국가에서 채택할 만한 전통의학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대한민국약전을 발행하였고, 1613년 간행된 동의보감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체계적인 한의학 문헌과 기록들이 존재하고 있다. 허준과 그의 집필진이 완성한 탁월한 의서, 동의보감은 지금도 이 분야의 연구에 탄탄한 토대가 되고 있다. 한의사가 되는데 6년이 걸리는 교육 시스템은 한의사를 양성하는 훌륭한 통로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연구기관, 관리조직, 기존 한방병원, 보험 정책 등을 통해 한국은 전통의학을 견실하게 관리해 왔다.

사실, 한국의 전통의학 관리 시스템의 강점은 한의학연의 전통의학 연구에 관한 융합적 접근방식에서도 증명되고 있다. 한의학연에서는 서로 다른 부서의 전문가들이 창의성, 개방성, 혁신이라는 정신으로 서로 연계하며 협력하고 있다.

한국의 전통의학 관리 시스템의 약점은 다른 많은 나라와 마찬가지로 관리 시스템이 전통의학 부문의 의사와 현대의학 부문의 의사들 간의 갭을 메우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전통의학과 현대의학 중 어느 쪽도 상대편에 비해 열등한 것처럼 비춰져서는 안 된다. 나는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기회를 탐색할 수 있는 더욱 견실한 전통의학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이 국제 전통의학 관리 시스템을 통해 우간다 등 다른 나라의 풍부한 전통의학 재료도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되면 수많은 이들의 건강관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고, 그로 인해 모든 사람들에게 삶의 진정한 가치인 행복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간다로 귀국한 이후의 계획은.

학업을 마치고 우간다로 돌아가면 한국 연구소처럼 수준 높은 연구기관을 설립하고, 우간다의 전통의학을 국가 보건 영역으로 포함하고 싶다. UST, KIOM과 지속적으로 연계하고 공동연구를 진행해서 우간다의 풍부한 천연재료와 한국의 체계적인 연구·관리 시스템을 결합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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