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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사상인운기변증 소개
2018년 06월 08일 () 08:51:05 이정우 mjmedi@mjmedi.com

원전을 통해 한의학을 깊이 연구하려는 동료들에게 원문의 해석은 가장 큰 어려움일 것이다. 특히 글자를 최대한 절약해서 서술한 《황제내경》과 《동의수세보원》은 원문번역만으로는 저자의 논지를 이해하기에 부족함이 있다. 어떤 편에서 언급한 내용은 다른 편에서 다시 반복하지 않는 저술특징도 어려움을 더한다. 그렇기에 원문의 번역과 함께 충분한 이해가 가능하도록 주석과 해석을 겸비한 좋은 참고서적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운기편에 대한 지금까지 연구 동향을 보면 크게 ①각 편의 문헌연구 ②오운(五運)과 삼음삼양(三陰三陽)의 이론적 측면 ③기상예측모델이나 운기체질, 운기처방, 운기침방 등의 활용 방면이 위주다. <병기19조>에 관련한 연구처럼 부분적인 접근은 있지만, 운기편에 기록된 전체 병증에 대한 포괄적 연구는 없는 형편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소문유편(素問遺篇)으로 알려진 <자법론>과 <본병론>이 후세에 추가되었다는 논란에 대해, 충실한 원문 해석과 타 편과의 내용 대조를 통해 운기편의 핵심되는 편으로 규정되어야 마땅함을 논증하고, 이 운기9편 중에서 병증을 기록한 <기교변대론><오상정대론><육원정기대론><본병론><지진요대론>의 5편에 기록된 24문답 총 358개의 병증 모두를 사상인 운기병증명과 함께 도표로 정리했다.

운기병(運氣病)은 운병(運病)과 기병(氣病)이다. 운병은 오운지기의 병으로 성기병(性氣病)이며 기병은 육기병으로 정기병(情氣病)이다. 오운과 육기(六氣)의 승강왕래 승강출입의 이변, 즉 하늘에너지 땅에너지의 승강출입에 문제가 생겨서 그 이변으로 출현한 사기(邪氣)가 일으키는 병이다. 저자는 운기편의 모든 병증을 《내경》의 다른 편에 기록된 병증과 낱낱이 대조 분석하는 고된 작업을 거쳐 사기의 오운육기 성분과 심미허실(甚微虛實)을 구분하고, 사기가 간범(干犯)하는 장부를 규명했으며, 사기가 표리(表裏) 어디에 소재하는지, 맥중(脈中)에 침범한 소생병에 해당하는지 맥외(脈外)의 시동병에 해당하는지도 밝혀냈다. 이 과정에서 《내경》의 원문에 잘못 섞여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 구절까지 자연히 드러나게 했다.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하나하나 분석한 병증을 태소음양 사상인의 운기병증으로 분류하고 병명(病名)을 부여한 것이다. 사상의학을 연구하는 동학들께 희소식이 되기를 기대한다. 《동의수세보원ㆍ의원론》에서 의학을 중흥(中興)했다고 평가받은 주굉(朱肱)은 《활인서》에서 “천하(天下)의 모든 일(事)은 이름(名)을 바르게(正) 확정 지어야만 실체(實體)를 분별(分別)할 수가 있게 된다. 순리(順理)에 맞게 말을 해야만 일이 이루어지기 마련인데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학(醫學)에 있어서조차 상한(傷寒)의 이름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정명(正名)이 이루어지지 않게 되면 올바른 치료를 할 수가 없게 된다”고 했다. 올바른 명병(命病)이야 말로 질병을 다루는 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 하겠다.

   
 

간략하게 세목불급에 해당하는 2017년 정유년을 예시로 든다. 관련 내용은 《기교변대론》 5장 1절이다.

이 책의 저자 권건혁 박사께서는 20여 년 전부터 한의학의 주요 원전인 《동의수세보원》《활인서》《혈증론》《온병조변》외 다수의 번역서를 출간하고, 《황제내경》《동의보감》 등을 공부하기 쉽도록 편집해서 출판했다. 최근에는 《황제내경》의 주요 내용을 다룬 《황제내경강의록》《동의위기행》《동의16형인》을 간행했고, 2017년에는 한의학 절대 난제라 여겨졌던 운기편을 이해할 길잡이가 되는 《동의사상인운기병증》을 펴냈다.

학문의 길잡이가 될 양서를 선후배 동료분들께 소개하면서 수십 년을 한결같이 연구와 저술에 매진하시는 저자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

이정우 / 경희삼대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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