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한의사 국시가 직무현장에서의 문제해결능력이나, 임상능력을 평가하지 못하고 암기형 문제가 많다는 인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박종형 경원대 한의대 교수가 지난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의 연구과제로 수행한 ‘한의사 국가시험과목 타당성 연구’보고서에서 지적됐다.
이 보고서는 1998~2003년 한의사 면허를 취득한 4810명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에 전자우편주소를 신고한 1101명에게 이메일로 설문지를 전달, 응답한 342명(응답률 31.1%)의 결과를 집계·분석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험문제가 한의사직무현장에서 접하는 임상능력을 검증하기에 적당한가’라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14%), 대체적으로 아니다(32%)라고 답해 부정적인 견해가 46%에 이르는 반면 매우 그랬다(0%), 대체적으로 그런편이다(13%)라는 의견은 소수에 그쳤다. <도표 1>
또한 ‘국시를 준비하면서 공부한 내용들이 실제 임상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나’ 라는 질문에 대체적으로 그렇지 못하다(32%), 전혀 아니다(11%) 가 43%나 되었으며, ‘실제 임상능력을 평가하는 문제의 비율이 어느 정도였나’라는 물음에는 응답자의 3분의 2가 ‘전체 중 40%이하’라고 답했다.
한편 암기형 문제의 비율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1%가 ‘과반수가 넘는 60% 이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종합적인 사고와 추론을 필요로 하는 문제의 비율을 묻는 질문에는 79%가 ‘40% 이하’수준으로 인식했다. <도표 2>
박종형 교수는 조사결과가 “현행 국시는 종합적이고 추론을 요하는 문항이 개발되지 못했고, 초보 한의사가 직무현장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사실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결과가 도출된 문제점으로 “현행 11개의 국시과목이 대학에서 교육되는 교과목 가운데 일부 교과목으로 묶여있어 진료실에서 필요한 내용을 포괄할 수 없는 폐쇄성”을 지적했다.
예를 들어 한의사 건강보험급여 청구내용 중 근골격계질환과 관련한 비율이 50%를 상회함에도 관련성이 높은 재활의학관련 부분이 빠져 있고, 그 외 병리학, 변증과 기기진단, 처방이론관련 분야 등도 배제됐다는 것이다.
아울러, 시험과목이 교과목별로 나누어져 있는 현 상태에서는 해당 교과목 안에서만 문항개발이 이루어져 과목간에 연계된 문항개발이 막혀있고, 출제경향도 교과서 내에서만 집중된 점. 과목별 하위분류 중 침구과학과 부인과학을 제외하고는 분야별 영역이 나뉘지 않아 중복되는 내용이 많다는 점을 꼽았다.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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